‘amazing tour’(놀라운 여행), 화순 ‘돌탑 등대’를 다녀오다
박기복 영화감독
입력 : 2023. 09. 14(목) 18:19

박기복 영화감독
[문화산책] 전라남도 화순으로의 여행 백미는 ‘돌탑 등대’를 보는 일이다. 행운이 따른다면, 나선형 계단 꼭대기에 자리한 ‘소원 들어주는 돌’의 따스한 기운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소원 들어주는 돌’을 영접할 수 있는 기회는 하루 10명 선택된 여행객에게만 가능하단다. 그래도 ‘돌탑 등대’ 주위를 도는 것만으로 건강에 좋고 우주 기운을 받아가기에 충분했다.
‘돌탑 등대’는 세계 최대 높이를 자랑한다. 밤이 되면 거대한 돌탑 기둥 안은 자동 점등되어 등대처럼 불이 밝혀진다. 11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광의 길을 걷게 된 화순 석탄의 위대한 경제발전의 가치와 운주사의 신비스러운 천불천탑, 고대사의 비밀을 간직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이 응축되고 집약되어 탄생한 건축물이 화순의 ‘돌탑 등대’다.
‘돌탑 등대’는 인류의 기원과 더불어 영생불멸의 상징적 조형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곳을 방문한 여행객은 ‘추억의 타임캡슐 디지털 우체국’의 영원한 고객이 된다. 여행객들은 언제 어디서나 영구히 저장된 추억을 공유할 수 있고 지울 수도 있다. 화순 ‘돌탑 등대’는 의미 있고 기분 좋은 ‘놀라운 여행’(amazing tour)이었다.
‘돌탑 등대’를 쌓은 돌 하나하나는 6만1500여명 화순군민이 직접 돌을 가져오거나 기증한 것으로 화순군에서는 돌에 군민들의 이름을 새겼다. 부족한 돌은 국내외 흩어져 사는 출향민도 참여해 애향과 긍지의 탑이다.
서문이 다소 장황한, 필자가 상상으로 스토리텔링 한 이야기다.
필자는 영화감독이다. 영화 로케이션 촬영지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발품을 파는 일도 감독의 영역 가운데 하나다. 때론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인 군사보호 구역이나 상수도 수자원 보호시설 같은 곳도 찾아가기도 한다.
그런 연유로 그 지역의 지세나 형세는 물론 음식과 인심, 문화까지 자연스레 접하게 된다. 각종 현수막과 포스터가 가장 먼저 반긴다. 대한민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크고 작은 축제와 공연은 일상처럼 판을 벌이고 있다. 가히 축제공화국이라 할 만 하다.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가들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공무원들의 열정과 수고로움이 한눈에 읽힌다. 모든 지자체가 그렇듯이 지역민을 위하고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기획한 공연과 축제이다.
필자는 축제와 공연을 즐기면서도 돌아서면 아쉬움이 남는다. 제작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매년 그 밥에 그 나물만 올리게 되면 고객은 식상할 것이다. 좀 어줍고 부족할지라도 과감한 도전과 새로운 시도가 아쉽다. 실패와 오류의 과정을 거쳐야 새로운 형식과 짜임새 있는 내용이 발현된다. 그러한 과정은 문화예술의 거쳐 온 숙명의 과정이자 과업이었다.
지자체 축제와 공연이 천편일률적으로 같거나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놀라운 여행’(amazing tour) 같은 관광 상품이 그리워서이다. ‘놀라운 여행’(amazing tour)은 ‘킬러콘텐츠’(대체 불가능한 콘텐츠)와 같은 맥락의 용어다.
화순군 뿐 아니라 대한민국 지자체 어디를 가든 모든 역사와 인물과 지형은 문화예술의 보고다. 이를 잘 활용할 아이디어와 디자인에 따라 관광 상품으로서 가치와 효용성이 극대화 된다.
아이템은 참신하고 지역경제에 효과가 있는데 문제는 그 일을 실행하는데 예산이 문제다. 지자체 예산은 빠듯하고 중앙정부에 손 벌린들 서류작성에 연줄 대느라 세월만 갈 뿐이다.
필자가 예시로 제시한 ‘돌탑 등대’ 같은 아이디어는 많은 예산 쏟아 붓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프로젝트다.
그 외에도 업사이클(Upcycle)은 버려진 제품에 디자인을 가미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인구소멸과 고령화로 시골에 폐가가 늘어나면서 범죄와 미관을 해친다. 가전제품, 폐차, 온갖 잡스런 생활용품 폐기물로 환경이 오염된다.
그런데 필자에게는 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보인다. 요강부터 밥그릇 하나까지 영화 시대물 제작에서는 미술 소품으로 부르는 것이 값이다. 이러한 우리 삶의 폐기물들을 한곳에 모아 민속박물관으로 전시와 영화, 드라마에 렌탈이 가능하면서 지역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폐차를 쓸어 모아 자동차 박물관 하나 갖고 싶은 게 꿈이다. 영화에 한 컷 쓰기 위해 80년대 포니 자동차 한 대 렌탈하는 데 상상을 초월한 비용에 포기한 기억이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본다는 이론은 홍보마케팅의 기조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먹고 마시고 노는 여행 상품을 포함해 역사와 문화를 스토리텔링 하는 작업을 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보는 관점에 따라 역사가 되기도 하고 신화가 되는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필자는 역사로서의 가치 위에 신화 마케팅을 덧씌워 역사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제안이다. 대한민국 대부분 지자체는 그러한 역사적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돌탑 등대’는 세계 최대 높이를 자랑한다. 밤이 되면 거대한 돌탑 기둥 안은 자동 점등되어 등대처럼 불이 밝혀진다. 11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광의 길을 걷게 된 화순 석탄의 위대한 경제발전의 가치와 운주사의 신비스러운 천불천탑, 고대사의 비밀을 간직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이 응축되고 집약되어 탄생한 건축물이 화순의 ‘돌탑 등대’다.
‘돌탑 등대’는 인류의 기원과 더불어 영생불멸의 상징적 조형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곳을 방문한 여행객은 ‘추억의 타임캡슐 디지털 우체국’의 영원한 고객이 된다. 여행객들은 언제 어디서나 영구히 저장된 추억을 공유할 수 있고 지울 수도 있다. 화순 ‘돌탑 등대’는 의미 있고 기분 좋은 ‘놀라운 여행’(amazing tour)이었다.
‘돌탑 등대’를 쌓은 돌 하나하나는 6만1500여명 화순군민이 직접 돌을 가져오거나 기증한 것으로 화순군에서는 돌에 군민들의 이름을 새겼다. 부족한 돌은 국내외 흩어져 사는 출향민도 참여해 애향과 긍지의 탑이다.
서문이 다소 장황한, 필자가 상상으로 스토리텔링 한 이야기다.
필자는 영화감독이다. 영화 로케이션 촬영지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발품을 파는 일도 감독의 영역 가운데 하나다. 때론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인 군사보호 구역이나 상수도 수자원 보호시설 같은 곳도 찾아가기도 한다.
그런 연유로 그 지역의 지세나 형세는 물론 음식과 인심, 문화까지 자연스레 접하게 된다. 각종 현수막과 포스터가 가장 먼저 반긴다. 대한민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크고 작은 축제와 공연은 일상처럼 판을 벌이고 있다. 가히 축제공화국이라 할 만 하다.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가들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공무원들의 열정과 수고로움이 한눈에 읽힌다. 모든 지자체가 그렇듯이 지역민을 위하고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기획한 공연과 축제이다.
필자는 축제와 공연을 즐기면서도 돌아서면 아쉬움이 남는다. 제작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매년 그 밥에 그 나물만 올리게 되면 고객은 식상할 것이다. 좀 어줍고 부족할지라도 과감한 도전과 새로운 시도가 아쉽다. 실패와 오류의 과정을 거쳐야 새로운 형식과 짜임새 있는 내용이 발현된다. 그러한 과정은 문화예술의 거쳐 온 숙명의 과정이자 과업이었다.
지자체 축제와 공연이 천편일률적으로 같거나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놀라운 여행’(amazing tour) 같은 관광 상품이 그리워서이다. ‘놀라운 여행’(amazing tour)은 ‘킬러콘텐츠’(대체 불가능한 콘텐츠)와 같은 맥락의 용어다.
화순군 뿐 아니라 대한민국 지자체 어디를 가든 모든 역사와 인물과 지형은 문화예술의 보고다. 이를 잘 활용할 아이디어와 디자인에 따라 관광 상품으로서 가치와 효용성이 극대화 된다.
아이템은 참신하고 지역경제에 효과가 있는데 문제는 그 일을 실행하는데 예산이 문제다. 지자체 예산은 빠듯하고 중앙정부에 손 벌린들 서류작성에 연줄 대느라 세월만 갈 뿐이다.
필자가 예시로 제시한 ‘돌탑 등대’ 같은 아이디어는 많은 예산 쏟아 붓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프로젝트다.
그 외에도 업사이클(Upcycle)은 버려진 제품에 디자인을 가미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인구소멸과 고령화로 시골에 폐가가 늘어나면서 범죄와 미관을 해친다. 가전제품, 폐차, 온갖 잡스런 생활용품 폐기물로 환경이 오염된다.
그런데 필자에게는 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보인다. 요강부터 밥그릇 하나까지 영화 시대물 제작에서는 미술 소품으로 부르는 것이 값이다. 이러한 우리 삶의 폐기물들을 한곳에 모아 민속박물관으로 전시와 영화, 드라마에 렌탈이 가능하면서 지역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폐차를 쓸어 모아 자동차 박물관 하나 갖고 싶은 게 꿈이다. 영화에 한 컷 쓰기 위해 80년대 포니 자동차 한 대 렌탈하는 데 상상을 초월한 비용에 포기한 기억이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본다는 이론은 홍보마케팅의 기조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먹고 마시고 노는 여행 상품을 포함해 역사와 문화를 스토리텔링 하는 작업을 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보는 관점에 따라 역사가 되기도 하고 신화가 되는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필자는 역사로서의 가치 위에 신화 마케팅을 덧씌워 역사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제안이다. 대한민국 대부분 지자체는 그러한 역사적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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