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분쟁조정 적극 활용해야
황한이 학교폭력예방교육센터 대표
입력 : 2023. 09. 12(화) 15:47
황한이 학교폭력예방교육센터 대표
[특별기고] 학교폭력 분쟁조정은 사건 발생 후 피해 학생의 보호와 치료, 가해 학생의 조치와 선도교육 등의 사안처리 과정 중, 학생·학부모·학교 간에 다양하고 복잡한 갈등이 발생해 상호 간에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시 필요하다. 학교폭력은 분쟁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학부모, 학교 등이 서로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처리 과정에 대한 입장 차이도 복잡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갈등의 해소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의 갈등과 분쟁조정은 대부분 초기 대응이 미숙하거나, 사안처리 과정에서 해당 당사자들의 신뢰가 깨졌을 때, 사건에 대해 은폐나 축소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생길 경우, 피·가해자 측 간 감정적 불만과 욕구의 변화로 인한 오해가 있을 때, 해당 학교의 태도가 비협조적일 때, 피·가해자간에 손해배상의 정도에 대한 기대치에 차이가 많이 날 경우 등의 사유 외에도 수많은 이유로 발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학교폭력관계자들 간에 쉽게 풀 수 없는 갈등이 시작이 된다.

이렇게 다양한 경우들로 인해 학교폭력관계자들 간의 대화와 합의가 어려울 때,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중립성을 지닌 전문가들로 구성된 분쟁조정 위원회의 분쟁조정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의 분쟁조정은 편의상 화해조정과 분쟁조정으로 나눠볼 수 있다.

화해조정은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경험 많은 전문가가 피해 학생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사실에 기반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화해, 관계개선, 치료,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의 적응, 회복. 재발방지 중심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진정한 사과와 화해를 경험하게 돕는 과정을 말한다.

분쟁조정은 학교폭력과 관련된 당사자들 즉,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보호자, 학교 간의 다양한 갈등상황으로 인해 원만히 화해조정에 이르지 못한 경우, 분쟁조정위원들의 도움으로 조정이 이뤄지는 경우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학교폭력 분쟁조정은 피해보상 부분에서 이뤄진다. 특히 치료과정에 발생한 병원비에 대해 서로 직접적으로 말하기에 불편함을 호소한다. 금액이 얼마가 되었던지 직접적인 가해행동으로 인해 발생 된 치료비는 배상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간에 연락처도 모르고 원하는 정도도 소통하기 어려운 구조다. 양방의 상황을 파악하고 중간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학교마저 신뢰가 깨진 상황이라면, 분쟁조정은 심각한 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학교폭력 관련자들 간에 꼬여버린 감정의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통해 도움을 줘야 한다. 그래서 분쟁조정을 통해 화해를 돕고 손상된 심리적 상처를 회복하고, 현실적 합의를 도출해 회복적 통합지원으로 재발방지와 치유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학교폭력 분쟁조정은 분쟁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는 경우, 언제든지 거부하거나 중지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학교폭력 분쟁조정으로 가해 학생 측은 피해 학생 측의 고통을 이해하고, 잘못한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지고 신체적 피해, 금전적 손실, 정신적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서로 간에 지속적인 2~3차 갈등이 이어지거나, 법적인 소송으로 악화되는 상황도 방지할 수도 있다.

법적으로 심의위원회에서도 분쟁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됐지만, 현실적으로는 처리 시간의 촉박함, 분쟁조정의 전문성 등을 이유로 진행의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각 교육청은 분쟁조정위원회를 따로 갖추기도 한다.

학교폭력 분쟁조정은 학교, 학생, 학부모가 얽힌 경우로 민감하고, 감정적인 대립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복합적이다. 그래서 분쟁조정 위원들은 복합적인 문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분쟁조정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현실적으로 발생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지금,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고 확대돼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해 가는 과정 중에 우리 자녀들의 안정과 회복, 치유를 가장 우선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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