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소리’다
조가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
입력 : 2023. 08. 24(목)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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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
[기고] 최근 광주 예술의전당(옛 광주문화예술회관)이 29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3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친 후 재개관했다. 옛 광주문화예술회관 시절부터 음향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었다. 이번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공사가 이뤄져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가 무척 컸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 필자는 재개관 후 3번의 굵직한 공연을 직접 감상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다소 극단적이지만 광주 예술의 전당의 리모델링은 철저히 실패작이라 생각한다. 필자 뿐만 아니라 공연을 본 지인도 대부분 같은 말을 했으며 인터넷, SNS상에서도 음향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어쿠스틱 음향(마이크 등 전자장비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음향) 기준으로 설명하면 잔향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합주의 소리는 전혀 모아지질 않았으며, 미묘하게 새는 소리까지 들렸다. 악기군들과의 밸런싱도 좋지 않아 튜티(tutti, 모든 연주자가 동시에 연주하는 부분) 부분에서는 관악기에 비해 현악기 소리가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빈야드(vineyard) 형태처럼 객석이 무대를 감싸고 있는 형태가 아닌, 광주 예술의전당과 같은 다목적 공연장처럼 객석과 무대가 경계가 철저히 분리돼 있는 공연장의 구조상, 음향반사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 리모델링에서도 음향반사판을 설치하는데 큰 돈을 들였다고 하지만 개선된 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더구나 객석의 양쪽 벽면에 오히려 소리를 흡입해버리는 흡음재로 마감을 했다.
꼭 음향뿐 아니라 기타 부대시설들도 마찬가지이다. 로비에 들어온 티켓박스는 오픈을 하지 않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사 이전처럼 그냥 로비에 테이블을 놔두고 티켓팅을 했으며. 낙후된 화장실은 그대로였다. 곳곳에 흠집이 있는 연주자 분장실은 아예 리모델링 대상에서조차 제외됐다. 눈에 띄게 변한 것이라고는 객석 의자 단 한가지 뿐이었다. 이 밖에도 주차장 배수 문제, 공연장 좌석 배치 문제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매체 등을 통해 광주 예술의 전당 리모델링에 완성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예술의 전당 산하 악단인 광주시립교향악단은 수 년간 부쩍 향상된 연주력과 공연에 대한 완성도로 매회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이 되는 등 지역 음악 애호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올해도 화려한 연간 공연 프로그램으로 하반기 공연들에 지역민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 예술의 전당이 재개관을 한 후 다시 이 곳에서 공연을 진행하면서 다 좋은데 ‘공연장 때문에’ 공연을 보러 가기가 싫어진다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이고, 리모델링 기간 중 전남대 민주마루 공연장에서 공연할 때가 훨씬 더 좋았다고 말할 정도다.
필자는 다른 건 다 차치하더라도 공연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이라고 생각한다. 광주 예술의 전당이 태생부터 클래식 전용홀이 아닌 다목적 공연장임을 충분히 감안한다고 하더하도 광주 예술의 전당의 음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같은 광주에 거의 허물어져가는 수준의 다목적 공연장을 리모델링해 훌륭한 음향을 갖춘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전남대학교 민주마루라는 좋은 선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메인 공연장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예술의 전당이 전문성 없는 설계 등으로 3년이라는 긴 시간과 많은 예산을 사용한 것은 쉬이 납득이 되질 않는다.
최근 국가 무형문화재 악기장 임선빈 선생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울림의 탄생’을 흥미롭게 보았다. 거기서 임 선생이 북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북은 소리란 말이에요 소리, 북통이 찌그러지든 짱구가 되든 소리만 좋으면 된다는 거에요. 근데 그 소리를 잡아내지 못하면 도대체 뭘 했다는거에요?’라는 대사가 있다. 공연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 즉 ‘소리’다. 적지 않은 국민의 혈세를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 한들, 그 중요한 ‘소리’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도대체 뭘 고쳤다는 것인가?
공연장은 단순히 공연을 보는 곳과는 별개로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공연장으로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서울의 예술의 전당 그리고 롯데콘서트홀 또한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부천아트센터는 파이프오르간을 비롯한 훌륭한 음향 설계를 동반하면서 국내외 유명 악단과 음악가들을 초청해 그 지역 문화예술계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광주는 이른바 ‘문화예술의 도시’, ‘예향의 고장’ 등으로 불린다. 그 중심에 있어야 할 광주의 허브 공연장인 광주 예술의 전당이 이런 시설들로 계속 유지가 되는 것은 예향의 고장 광주의 이미지에도 크나큰 감점 요인이 될 것이다. 지역의 문화예술산업을 선도해야 할 공연장이 개선의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미흡함으로 인해 여전히 낙후된 시설과 심각한 음향 수준으로 오히려 그 지역의 문화예술산업의 가치를 떨어 트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 필자는 재개관 후 3번의 굵직한 공연을 직접 감상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다소 극단적이지만 광주 예술의 전당의 리모델링은 철저히 실패작이라 생각한다. 필자 뿐만 아니라 공연을 본 지인도 대부분 같은 말을 했으며 인터넷, SNS상에서도 음향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어쿠스틱 음향(마이크 등 전자장비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음향) 기준으로 설명하면 잔향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합주의 소리는 전혀 모아지질 않았으며, 미묘하게 새는 소리까지 들렸다. 악기군들과의 밸런싱도 좋지 않아 튜티(tutti, 모든 연주자가 동시에 연주하는 부분) 부분에서는 관악기에 비해 현악기 소리가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빈야드(vineyard) 형태처럼 객석이 무대를 감싸고 있는 형태가 아닌, 광주 예술의전당과 같은 다목적 공연장처럼 객석과 무대가 경계가 철저히 분리돼 있는 공연장의 구조상, 음향반사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 리모델링에서도 음향반사판을 설치하는데 큰 돈을 들였다고 하지만 개선된 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더구나 객석의 양쪽 벽면에 오히려 소리를 흡입해버리는 흡음재로 마감을 했다.
꼭 음향뿐 아니라 기타 부대시설들도 마찬가지이다. 로비에 들어온 티켓박스는 오픈을 하지 않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사 이전처럼 그냥 로비에 테이블을 놔두고 티켓팅을 했으며. 낙후된 화장실은 그대로였다. 곳곳에 흠집이 있는 연주자 분장실은 아예 리모델링 대상에서조차 제외됐다. 눈에 띄게 변한 것이라고는 객석 의자 단 한가지 뿐이었다. 이 밖에도 주차장 배수 문제, 공연장 좌석 배치 문제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매체 등을 통해 광주 예술의 전당 리모델링에 완성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예술의 전당 산하 악단인 광주시립교향악단은 수 년간 부쩍 향상된 연주력과 공연에 대한 완성도로 매회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이 되는 등 지역 음악 애호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올해도 화려한 연간 공연 프로그램으로 하반기 공연들에 지역민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 예술의 전당이 재개관을 한 후 다시 이 곳에서 공연을 진행하면서 다 좋은데 ‘공연장 때문에’ 공연을 보러 가기가 싫어진다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이고, 리모델링 기간 중 전남대 민주마루 공연장에서 공연할 때가 훨씬 더 좋았다고 말할 정도다.
필자는 다른 건 다 차치하더라도 공연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이라고 생각한다. 광주 예술의 전당이 태생부터 클래식 전용홀이 아닌 다목적 공연장임을 충분히 감안한다고 하더하도 광주 예술의 전당의 음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같은 광주에 거의 허물어져가는 수준의 다목적 공연장을 리모델링해 훌륭한 음향을 갖춘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전남대학교 민주마루라는 좋은 선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메인 공연장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예술의 전당이 전문성 없는 설계 등으로 3년이라는 긴 시간과 많은 예산을 사용한 것은 쉬이 납득이 되질 않는다.
최근 국가 무형문화재 악기장 임선빈 선생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울림의 탄생’을 흥미롭게 보았다. 거기서 임 선생이 북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북은 소리란 말이에요 소리, 북통이 찌그러지든 짱구가 되든 소리만 좋으면 된다는 거에요. 근데 그 소리를 잡아내지 못하면 도대체 뭘 했다는거에요?’라는 대사가 있다. 공연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 즉 ‘소리’다. 적지 않은 국민의 혈세를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 한들, 그 중요한 ‘소리’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도대체 뭘 고쳤다는 것인가?
공연장은 단순히 공연을 보는 곳과는 별개로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공연장으로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서울의 예술의 전당 그리고 롯데콘서트홀 또한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부천아트센터는 파이프오르간을 비롯한 훌륭한 음향 설계를 동반하면서 국내외 유명 악단과 음악가들을 초청해 그 지역 문화예술계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광주는 이른바 ‘문화예술의 도시’, ‘예향의 고장’ 등으로 불린다. 그 중심에 있어야 할 광주의 허브 공연장인 광주 예술의 전당이 이런 시설들로 계속 유지가 되는 것은 예향의 고장 광주의 이미지에도 크나큰 감점 요인이 될 것이다. 지역의 문화예술산업을 선도해야 할 공연장이 개선의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미흡함으로 인해 여전히 낙후된 시설과 심각한 음향 수준으로 오히려 그 지역의 문화예술산업의 가치를 떨어 트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