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장
"뒤탈 없는 반복행정보다 학생 위한 적극행정 추구"
이정선 교육감 역점사업 ‘모두 동행 시민협치’ 추진
지역교육협력과·학부모참여과 등 3개 과 42명 구성
동네 구석구석·지역사회의 활동가 연결 가교 역할
입력 : 2023. 07. 04(화) 18:55
김진구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3대 역점사업 중 하나인 ‘모두가 동행하는 시민협치’를 추진할 전담기관인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설립이 야심차게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기존 학교시설지원단과 시민참여담당관실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을 직속기구로 출범시켰다. 진흥원 설립을 졸속으로 추진하지 않고, 시민 의견을 더 다양하게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추진단은 현재 광주시민협치진흥원 설립의 전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기관의 비전, 목표, 운영방안 등도 시민과 함께 뜻을 모아 세워나가고 있다. ‘시민협치진흥원이라는 배에 무엇을 싣고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김진구 단장을 만나 주요 업무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정선 교육감의 역점사업인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설립을 준비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각오는?

△시민협치진흥원 설립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광주교육’의 실현을 위해 시민과 함께 내딛는 동행의 출범이다. 민선4기 광주시교육청이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 중에서 최초로 추진하는 교육청의 직속기관이다. 우리 광주의 인적 자원과 역사, 문화의 모든 인프라가 아이들의 교육과 올바른 성장을 위해 응집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지금도 다른 교육청에서 우리 추진단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환경교육, 대안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돌봄과 방과후 교육을 위해 학부모와 시민과 함께하는 선구적인 모형이 되도록 하겠다.



-민선4기 이정선 교육감의 취임 1주년이 다가오고, 시민협치추진단은 출범 100일을 지나고 있다. 변화하는 광주교육의 모습은 어떤가.

△민선4기 이 교육감의 광주교육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각자의 달란트에 따라 실력을 기르게 하는 포용교육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AI교육과 글로벌리더 해외교류 등 미래를 예견하는 선제적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학생들의 선택지를 더 넓히고, 학교의 자율권을 확대하면서, 지시 감독이 아니라 후원하고 지지하는 교육청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실력광주와 혁신교육의 장점은 이어가되 희망의 사다리가 되는 공정교육, AI기반의 미래교육, 열정적인 활동가와 시민, 학부모가 함께하는 시민협치로 ‘다양한 실력이 광주교육의 미래’라는 방향성이 확고해졌다고 생각한다.

시민협치추진단은 시민과 공무원이 서로의 바람과 고민을 털어놓는 ‘정담회’, 학부모들이 직접 교육현장에서 활동하는 ‘학부모하모니’가 출범했고, 돌봄을 비롯해서 기후위기, 마을교육 등 여러 분과로 운영될 ‘광주교육협치회의’와 ‘꿈빛나눔지원단’을 준비 중이다.

2024년 3월 출범하는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이 교육도시 광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데 큰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은 어떤 일을 하는 조직인가.

△밖에서는 사람이 음식을 다스리지만, 우리 몸 속에 들어온 음식은 사람을 다스리게 된다. 이처럼 시교육청의 여러 정책들이 아이들에게 잘 스며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색깔을 꽃피울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시민협치진흥원은 동네 구석구석과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 활동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마을과 학교 간의 협업, 지자체와 사회단체와의 협치, 학부모와 시민이 함께하는 동행의 거버넌스를 구축해가고 있다.



-추진단의 규모와 조직 구성, 각 과에서 하는 일을 소개해 달라.

△광주시교육청의 조직 개편에 따라 지난 3월 1일 자로 출범한 추진단은 신창동 옛 연수원 자리에 있으며 시민협치기후환경과, 지역교육협력과, 학부모참여과 등 3개 과에 42명의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시민협치기후환경과는 시민협치진흥원 설립 업무, 시민협치위원회 구성, 100인 100분 토론회, 협치학교와 정담회(鼎談會) 운영, 기후환경·생태교육, 학교협동조합과 햇빛발전소 추진, 공립대안학교 설립, 대안교육과 위탁기관 업무를 하고 있다.

지역교육협력과는 마을교육공동체 관련사업과 온마을이음학교,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 업무를 맡고 있으며, 학교업무 경감을 위한 재능기부 차원의 퇴직교원 중심 인력풀 지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부모참여과는 학부모교육, 학부모자치회, 권역별 학부모간담회, 학교운영위원회컨설팅, 학부모자원봉사, 아버지교실 및 기관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추진단은 신설기관인데 책임자로서 운영 방침은 무엇인가.

△통치보다 더 어려운 것이 협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시민협치는 목소리를 듣는 경청, 손을 맞잡는 동행, 이견(異見)을 존중하는 다양성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추진하는 업무가 부서별로 매우 다양하지만 사업 하나하나가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는가, ‘학교와 학교 구성원들의 업무경감’에 기여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관점이 기준이다. 그리고 큰 목소리에 가려진 다수 시민과 학부모님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다.

내부적으로는 연구관, 사무관, 연구사, 주무관, 교육복지사, 평생교육사 등 구성원이 다양하기에 추진단부터 각 부서와 개인 간의 소통과 협업에 힘쓰고 있다. 토론과 현장 지원은 우리 추진단의 일상이다. 함께 일하는 모든 직원을 존중하는 것이 책임자의 큰 실천 덕목이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개인의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



-향후 설립될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은 그동안 ‘돌봄, 방과후학교 등 학교업무를 경감하고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협치 모델’로 소개돼 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

△돌봄, 방과후학교 업무가 추진단 출범과 함께 여기에서 맡게 됐다. 아이를 돌보고 잘 키우는 것은 일차적으로 가정이지만, 우리 지역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특기 활동, 건강, 안전, 급식, 돌봄 등 각 분야의 활동가와 지역사회가 함께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규 교육과정 외 다양한 활동과 역할이 늘어나 학교만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기존에도 이런 업무를 돕기 위한 기구가 있었지만 민선4기 들어 더 적극적인 소통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돌봄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자체, 마을공동체, 시민들과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사교육을 경감하고 학생들이 질 높은 특기 적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문화센터, 지자체, 청소년문화의집 등과 협력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자 한다. 기후환경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서도 점차 확대되도록 할 것이며, 특히 기후 위기는 학교뿐 아니라, 마을, 학부모, 시민들이 함께 동참해야 할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현재 기후위기 비상행동실천단은 200여 개 팀에 3200여 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 체제에 적응해야 하는 시대에서, 학교가 학생들의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설립추진 중인 공립대안학교도 이런 관점에서 연차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학부모님들에게는 교육청의 여러 시책들을 공유하면서 협조와 정책 제안을 받고 있다. 학부모 동아리와 같은 자체 활동에도 많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아버지의 역할 확대 등 광주교육에 학부모의 물결이 일어나도록 하겠다.



-교육자로서 살아온 길과 ‘교육자 김진구’가 추구하는 소신은 무엇인가?

△교단에 있을 때는 가난하고 힘든 야간 근로청소년학급을 십 수년간 맡았었다. 간장에 밥을 비벼먹는 자취생 제자의 밥상을 보면서 어려워도 거짓으로 살지 말고, 이마에서 떨어지는 굵은 땀방울로 함께 살아가자고 다독였다.

광주시교육청에서 전문직으로 근무할 때는 5000여 명의 학부모독서회원들과 함께 했던 ‘독서의 생활화교육’과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광주상일여고 교장으로 재직하면서는 21c형 아름다운학교 대상을 받는 등 전국 380여 학교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문턱은 낮고 명예는 높은 학교’를 경영한 바 있다. 그리고 흥사단, 교사단체, 가사조정위원, 시민사법참여단 등 교직에 있으면서도 나름 여러 사회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교단 현장과 교육행정, 사회단체 경험을 바탕으로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의 출항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고자 한다.

저는 지금도 뒤탈이 없는 반복행정보다는 학생들을 위한 적극행정을 지지하고 권장한다. 다양성을 지향하는 광주교육을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언행일치와 솔선수범을 실천하고자 한다. 책임자가 언행일치면 신뢰가 쌓이고, 솔선수범이면 동행이 되고 조직은 움직인다.



-끝으로 광주교육공동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0교시 부활하지 맙시다. 강제 자율학습 시키지 맙시다’라는 말이 들린다. 동의한다. 반면에 학생들이 형편에 따라 등교해서 자기주도적학습을 한다든지 365스터디룸 등에서 방과 후나 주말에 자율학습을 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적극 응원하고 지지하는 학습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전달하는 과정이나,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측면에서 온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밥을 먹지 못하게 조기 등교시키고, 잠을 재우지 않고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시킨다는 식의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과도하거나 무리하게 할 경우에는 교육청에서 지도하겠다고 했으니 학생들이 원한다면 교문과 교실문은 열려야 한다.

편의에 따라 고무줄 잣대로 호불호를 구별하는 십수 년 반복됐던 교육시책은 대다수 시민이나 교육가족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식상해 있다. 이제 교육 주체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예를 들면 ‘수업성장인증제’도 마찬가지이다. 스스로 1년간의 수업계획을 세우고 동료들과 수업 노하우나 자료를 공유하면서 수업 역량을 키워나가는 한 가지 방안이라고 본다. 그런데 자발적인 교사 자신의 성장 노력을 지지하고 성원하자는 것임에도 일부에서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수업 개선을 근간으로 한 혁신학교도 지난 11년간 수백억 원을 들여 추진했지만 12%에 머물렀다. 미래학교, 다양한 국제교류활동, 수업성장인증제를 비롯해 새로 도입된 여러 정책들을 조금 지켜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본다.

민선4기 이정선 교육감의 1년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하는 공약평가에서 갖춤성, 민주성, 투명성에 모두 최우수 성적으로 종합 최우수 교육청으로 평가받았다. 이처럼 여러 공약사업 실천과 조직 개편, 인적 효율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 열정의 나날을 보냈다고 생각된다. ‘미래로 가는 광주교육! 시민과 함께 가요!’는 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의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처럼 우리 추진단이 새롭게 도약하는 광주교육에 실핏줄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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