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 물고기 폐사까지 가져오는 가뭄
여균수 주필
입력 : 2023. 03. 19(일) 18:00
[사설] 극심한 가뭄으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가 하면 산불까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 순천 변량면 야산에서 산불이 나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12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산림 15ha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 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부터 ‘산불 1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12대와 차량 20대, 인력 745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순천에는 전날에 이어 불이 난 날에도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바람은 초속 2∼3m로 불었다.

순천시 특별사법경찰은 주민 A(67)씨가 주거지 인근에서 낙엽을 태우다가 불길이 번진 것으로 보고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화순군 청풍면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헬기 7대, 소방차 6대, 대원 141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여 산불 발생 3시간 29분 만인 오후 6시 30분께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당국은 입산자 실화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가해자를 찾아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화순 역시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산림보호법상 실수로라도 산불을 내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형, 고의로 산불을 냈을 때는 최대 15년 이하의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광주시 광산구 황룡강 장록교 일원에서 16일부터 이틀 동안 잉어 등 대형 어종 20여 마리가 폐사한 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물 밖으로 입을 내놓고 뻐끔거리는 물고기 100여 마리도 주변에서 함께 관찰됐다.

당국은 1년가량 이어진 가뭄에 강 수위가 낮아지고 수량은 줄어든 상태에서 용존산소 부족으로 인해 물고기가 폐사했거나 탈진한 것으로 판단했다.

산불이나 물고기 폐사가 비가 내리지 않아 발생한 것들이다. 가뭄이 재난 발생은 물론이고 생태계 파괴까지 가져오고 있다.

당분간 큰 비 예보도 없어 걱정이다. 하늘에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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