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계엄군도 진실고백 릴레이에 동참을
여균수 주필
입력 : 2023. 03. 15(수) 18:02
[사설] 1980년 5월 광주 교도소 인근 사격 현장 당시 투입됐던 계엄군과 피해자가 만나 악수를 나눴다고 한다. 43년 만에 화해와 용서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5·18공법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는 지난 14일 ‘고백과 증언’을 내용으로 한 계엄군 증언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당시 계엄군으로 진압작전에 투입됐던 김귀삼 씨와 계엄군 총격의 피해를 입은 김태수 씨가 참석해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귀삼 씨는 광주교도소로 경계병으로 투입됐을 때 발포명령을 받고 실탄을 분배 받아 사격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경계 근무 중 시내버스 한 대가 교도소 앞 정차하더니 오랜 시간 주차한 것을 보고 버스를 향해 총을 쐈다고 했다”며 “차량이기에 발포는 바퀴에만 하도록 했지만 사격을 하다 보면 조준이 쉽지 않기에 공교롭게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계엄군 김귀삼 씨가 사격을 했다고 증언한 버스에 타고 있던 이들 중 한 명이 행사에 참여한 김태수 씨로 당시 태수 씨는 시민군 내에서 적십자병원과 국군통합병원 등에 부상자를 옮기고, 약품을 전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김 씨는 “당시 버스 안에서 잠이 들었는데 광주 교도소 부근 고속진입로에 들어서자 마구잡이식의 사격이 진행됐다”며 “총에 맞아 부서진 의자를 모아 방어벽을 만들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귀삼 씨는 “명령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광주 시민들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다. 이 멍에를 쉽게 떨쳐 낼 수 없겠지만 늘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살아왔다”며 “당시 계엄군들도 상처를 많이 입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5·18 관련 진상규명이나 지원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죄스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갚고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귀삼 씨에 이어 오는 21일 7공수여대, 28일 11공수여대 출신 계엄군의 진실고백 행사를 이어간다고 한다. 가해 당사자였던 계엄군의 진실고백은 5·18 진실규명에 의미가 크다. 이왕 진실고백 릴레이가 시작된 만큼 당시 모든 계엄군이 양심선언에 동참, 암매장 의혹 등 미완의 진실 규명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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