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관객과 예술적 공감대 형성
[남도예술인] 소프라노 장마리아
광주예고·전남대 출신…이태리 유학 실력 쌓아
"누구에게나 감동 선사하는 성악가 될 것" 밝혀
‘움트클래식’ 창단 3년째 시대별 음악 발굴 선봬
광주예고·전남대 출신…이태리 유학 실력 쌓아
"누구에게나 감동 선사하는 성악가 될 것" 밝혀
‘움트클래식’ 창단 3년째 시대별 음악 발굴 선봬
입력 : 2023. 02. 09(목) 18:15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소프라노 장마리아씨.
청아하면서도 까랑까랑한 목소리. 작은 몸에서 힘이 어디서 뻗치는지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유연한 목 덕분에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홀로 교내예술제 무대에 섰다. 그 무대로 인해 그는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예고 진학을 권유받았다. 타고난 능력이 어디까지 발전해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음악가가 없는 집안의 반대에는 ‘어차피 떨어질 거 후회없이 한 번만 치러본다’고 했다. 예고 입시까지 두 달 여 남짓. 그는 쉬는 시간 짬이 날 때마다, 수업을 마친 뒤, 선생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발성 연습에 매진했다.
자유곡으로 우리가곡을 준비하고 시창도 대비해 순발력을 키웠다. ‘딱 붙었다’는 합격소식을 듣자 그 순간 욕심이 생겼다. 누군가는 전문적으로 레슨을 받으며 몇 년을 매달리는 예고 입시를 그는 후다닥 준비해 합격장을 받아들었다.
지역을 거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장마리아씨가 성악의 길에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의 이야기다.
이처럼 뭣 모르고 성악을 시작했다는 그는 광주예고에 입학한 뒤 상당 기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몇 년씩 노래를 불러온 다른 이들보다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여겨져서다. 음악을 알고 하면 할수록 좋은 소리에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했다. 점점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단기간 준비해 예고에 합격했어요. 기초가 쌓인 상태에서 들어간 게 아니어서 힘들었죠. 연습을 꾸준히 한 노력 끝에 1, 2학년 때는 중간쯤이던 실력이 3학년이 되니 일취월장했어요. 금호영재콘서트 오디션에서 우승했죠. 그러면서 저에게도 음악적 장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 길을 가야겠다’ 확신을 가졌습니다.”
예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예술대학 음악학과에 진학한 그는 이후 동 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크고 작은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뒤 음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다.
“이탈리아로 가기 전, 유학파들 사이에서 신인팀 오디션에 뽑히면서 한 무대에 서게 됐었죠. 어머니가 그 공연을 보시고는 유학을 허락하셨습니다.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제 무대를 보시며 성장의 한계를 느낀 게 아닌가 싶어요.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유학은 물론이고 음악 자체를 반대했었기에 어머니 마음이 행여나 바뀔까 얼른 떠났죠.”
그는 남들보다 늦은 유학길, 유학을 다녀왔다고 해서 다 좋은 성악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우면서 깨달은 게 워낙 많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빠르마 국립음악원 최고학위과정을 연주 만점으로 졸업하고 밀라노 아카데미아 성악전문 연주자 과정과 아레나 아카데미아 합창 지휘과정을 만점으로 마쳤다. 국제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 이탈리아 테라 델리 임페리알리(Terra degli Imperiali) 국제콩쿠르 1위와 르 노트 신포니에(Le Note Sinfonie) 국제콩쿠르 1위, 피에트로 보니(Pietro Boni) 국제콩쿠르 특별상을 수상했다.
5년 간의 유학생활을 마친 그는 2014년 12월 돌아오자마자 광주에서 귀국독창회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다음해에는 강숙자오페라라인의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주역으로 그를 모르는 사람들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간 오페라 ‘라보엠’(La Boheme)과 ‘돈 조반니’(Don Giovanni), ‘영매’(The Medium), ‘마술피리’(The Magic Flute K.620) 등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쳤다.
현재 오페라 주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으며 호남신학대 객원교수와 전남과학대에 출강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연우회와 광주성악아카데미. 벨칸토아카데미, 봉사단체 쌍투스앙상블 등에서 활동 중이다.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온 그는 ‘라보엠’을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로 꼽았다. 라보엠에서 무제타라는 주인공의 아리아 ‘Quando men vo’(내가 거리를 걸을 때)를 인상깊은 곡으로 선택했다.
“무제타가 겉은 화려하지만 사실 내면은 따뜻하고 인간적이어서 그의 입체적인 면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곡으로 여러 오디션을 통과해서 행운의 곡이나 다름없어요.”
그가 무대에서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점은 관객과의 예술적 공감대 형성이라고 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가 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언어를 통해 대화하듯 예술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노래를 한 곡 들었을 때 서로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이끌어 낸다는 것 자체가 제일 높은 단계의 공감입니다. 그래서 제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유연성을 기했어요. 무대에 서서 연기를 잘하면 사람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는것처럼 내 노래로 인해 관객이 공감할 수 있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죠.”
그렇기에 그는 그의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게 하기 위해 발성과 연기 등 여러가지를 염두한다. 무대에서 내려와 사람들로부터 ‘좋았다’라거나 ‘잘했다’는 말보다는 ‘이 노래를 듣고 가슴이 절절했다’, ‘예전 기억이 되살아나 그때로 돌아갔다’같은 반응일 때 보람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관객들과 더 활발한 소통을 위해 그는 광주·전남지역 여성 성악가 4명과 의기투합해 음악 단체를 결성했다.

2021년 창단한 ‘움트클래식’은 매년 많은 음악 단체가 생겨나는 가운데 자기반성으로 출발을 알렸다. 기존 잘하는 곡을 계속 들려주기 보다는 깊이 있는 음악을 해보자는 취지다. 단체 명칭에는 싹이 움트듯, 생각이 움트듯, 음악으로 넓은 세계를 펼치겠다는 희망이 담겼다.
“음악의 역사가 긴 만큼 곡은 셀 수 없이 많은데 부르는 곡은 정해져 있어요. 몇몇 성악가들과 음악 연구를 바탕으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음악회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죠. 자주 부르는 곡이나 잘하는 곡을 지양하고 시민들 뿐만 아니라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신선한 곡을 발굴해 들려주려고 레퍼토리 선정에 공을 들여 구성원 한 명, 한 명 마다 비중을 두는 무대를 선보이려고 해요. 너무 학구적이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널리 알려진 곡이면 ‘움트클래식’ 만의 색깔이 묻힐 수 있어서 적절한 선을 지키려고 합니다.”
움트클래식은 ‘시대를 노래하다’라는 콘셉트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각 시대별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1회 ‘바로크에 스며들다’에서는 영화 ‘파리넬리’로 널리 알려진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를 비롯해 바로크 시대만의 독특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을 선사했다. 호평이 이어져 기획한 공연을 그대로 다른 장소로 옮겨 리바이벌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열린 2회 ‘HOLA! 정열의 스페인에 빠지다’는 스페인 음악 장르 중 희가극인 사르수엘라(Zarzuela)의 아리아로 채웠다. 아바네라 합창 ‘알깔라 거리의 힐 신사’(Don Gil de Alcala)와 ‘유태인’(El nino judio) 중 ‘나는 스페인에서 왔어요’(De Espana vengo),‘라바삐에스의 이발사’(El Barberillo de Lavapies) 중 ‘비둘기의 노래’(Cancion de Paloma) 등을 들려줬다.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데다 국민적 오페라인 사르수엘라의 경우 노래와 합창, 춤 등이 어우러진 에스파냐의 악극으로 스페인의 전통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올해 그는 움트클래식의 3회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살아생전 모차르트가 쓴 300여 통의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모차르트의 편지’라는 콘셉트로 모차르트의 곡 중 알려지지 않은 곡을 찾아내 내레이터가 연기하면서 편지를 읽는 형식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여러 무대를 통해 청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자유곡으로 우리가곡을 준비하고 시창도 대비해 순발력을 키웠다. ‘딱 붙었다’는 합격소식을 듣자 그 순간 욕심이 생겼다. 누군가는 전문적으로 레슨을 받으며 몇 년을 매달리는 예고 입시를 그는 후다닥 준비해 합격장을 받아들었다.
지역을 거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장마리아씨가 성악의 길에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의 이야기다.
이처럼 뭣 모르고 성악을 시작했다는 그는 광주예고에 입학한 뒤 상당 기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몇 년씩 노래를 불러온 다른 이들보다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여겨져서다. 음악을 알고 하면 할수록 좋은 소리에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했다. 점점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단기간 준비해 예고에 합격했어요. 기초가 쌓인 상태에서 들어간 게 아니어서 힘들었죠. 연습을 꾸준히 한 노력 끝에 1, 2학년 때는 중간쯤이던 실력이 3학년이 되니 일취월장했어요. 금호영재콘서트 오디션에서 우승했죠. 그러면서 저에게도 음악적 장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 길을 가야겠다’ 확신을 가졌습니다.”
예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예술대학 음악학과에 진학한 그는 이후 동 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크고 작은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뒤 음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다.
“이탈리아로 가기 전, 유학파들 사이에서 신인팀 오디션에 뽑히면서 한 무대에 서게 됐었죠. 어머니가 그 공연을 보시고는 유학을 허락하셨습니다.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제 무대를 보시며 성장의 한계를 느낀 게 아닌가 싶어요.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유학은 물론이고 음악 자체를 반대했었기에 어머니 마음이 행여나 바뀔까 얼른 떠났죠.”
그는 남들보다 늦은 유학길, 유학을 다녀왔다고 해서 다 좋은 성악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우면서 깨달은 게 워낙 많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오페라 ‘코치 판 투테’에서 데스티나 역으로 분한 장마리아씨.
5년 간의 유학생활을 마친 그는 2014년 12월 돌아오자마자 광주에서 귀국독창회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다음해에는 강숙자오페라라인의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주역으로 그를 모르는 사람들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간 오페라 ‘라보엠’(La Boheme)과 ‘돈 조반니’(Don Giovanni), ‘영매’(The Medium), ‘마술피리’(The Magic Flute K.620) 등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쳤다.
현재 오페라 주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으며 호남신학대 객원교수와 전남과학대에 출강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연우회와 광주성악아카데미. 벨칸토아카데미, 봉사단체 쌍투스앙상블 등에서 활동 중이다.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온 그는 ‘라보엠’을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로 꼽았다. 라보엠에서 무제타라는 주인공의 아리아 ‘Quando men vo’(내가 거리를 걸을 때)를 인상깊은 곡으로 선택했다.
“무제타가 겉은 화려하지만 사실 내면은 따뜻하고 인간적이어서 그의 입체적인 면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곡으로 여러 오디션을 통과해서 행운의 곡이나 다름없어요.”
그가 무대에서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점은 관객과의 예술적 공감대 형성이라고 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가 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언어를 통해 대화하듯 예술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노래를 한 곡 들었을 때 서로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이끌어 낸다는 것 자체가 제일 높은 단계의 공감입니다. 그래서 제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유연성을 기했어요. 무대에 서서 연기를 잘하면 사람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는것처럼 내 노래로 인해 관객이 공감할 수 있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죠.”
그렇기에 그는 그의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에 가닿게 하기 위해 발성과 연기 등 여러가지를 염두한다. 무대에서 내려와 사람들로부터 ‘좋았다’라거나 ‘잘했다’는 말보다는 ‘이 노래를 듣고 가슴이 절절했다’, ‘예전 기억이 되살아나 그때로 돌아갔다’같은 반응일 때 보람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관객들과 더 활발한 소통을 위해 그는 광주·전남지역 여성 성악가 4명과 의기투합해 음악 단체를 결성했다.

장마리아씨가 공연을 마친 뒤 출연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소프라노 장마리아씨는 “사람이 언어를 통해 대화하듯 예술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무대에 서서 연기를 잘하면 사람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는것처럼 내 노래로 인해 관객이 공감할 수 있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음악의 역사가 긴 만큼 곡은 셀 수 없이 많은데 부르는 곡은 정해져 있어요. 몇몇 성악가들과 음악 연구를 바탕으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음악회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죠. 자주 부르는 곡이나 잘하는 곡을 지양하고 시민들 뿐만 아니라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신선한 곡을 발굴해 들려주려고 레퍼토리 선정에 공을 들여 구성원 한 명, 한 명 마다 비중을 두는 무대를 선보이려고 해요. 너무 학구적이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널리 알려진 곡이면 ‘움트클래식’ 만의 색깔이 묻힐 수 있어서 적절한 선을 지키려고 합니다.”
움트클래식은 ‘시대를 노래하다’라는 콘셉트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각 시대별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1회 ‘바로크에 스며들다’에서는 영화 ‘파리넬리’로 널리 알려진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를 비롯해 바로크 시대만의 독특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을 선사했다. 호평이 이어져 기획한 공연을 그대로 다른 장소로 옮겨 리바이벌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열린 2회 ‘HOLA! 정열의 스페인에 빠지다’는 스페인 음악 장르 중 희가극인 사르수엘라(Zarzuela)의 아리아로 채웠다. 아바네라 합창 ‘알깔라 거리의 힐 신사’(Don Gil de Alcala)와 ‘유태인’(El nino judio) 중 ‘나는 스페인에서 왔어요’(De Espana vengo),‘라바삐에스의 이발사’(El Barberillo de Lavapies) 중 ‘비둘기의 노래’(Cancion de Paloma) 등을 들려줬다.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데다 국민적 오페라인 사르수엘라의 경우 노래와 합창, 춤 등이 어우러진 에스파냐의 악극으로 스페인의 전통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올해 그는 움트클래식의 3회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살아생전 모차르트가 쓴 300여 통의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모차르트의 편지’라는 콘셉트로 모차르트의 곡 중 알려지지 않은 곡을 찾아내 내레이터가 연기하면서 편지를 읽는 형식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여러 무대를 통해 청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