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속 음악
음악감독 박성언
입력 : 2023. 01. 26(목) 19:02

음악감독 박성언
[문화산책] 오래전부터 항상 들어왔던 말이었다. 물을 아껴 쓰자, 쓰레기를 줄이자, 분리수거는 철저히….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환경보호에 대한 말들을 지금껏 얼마나 실천하고 살았는가. 아마 우리가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했다면 기후위기라는 말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기후의 위기는 이제 우리의 눈앞에 와있고 우리는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그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함부로 사용한 지구가 우리 다음 세대, 우리의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남겨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어쩌면 이 땅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것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빌려온 것이다. 원상태로 돌려주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으로 반납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예술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많은 메시지들이 예술을 통해 전해지고 기억되었다. 그중 음악은 사람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예술로서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거친 언어나 직설적인 표현들도 음악의 언어로 풀어내면 매력적으로 변모하여 다가온다. 사랑의 언어들도 음악의 옷을 입으면 더욱 싱그럽게 활짝 피어난다. 환경을 보전하고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메시지 또한 많은 작품들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다. 많은 뮤지션들이 이런 메시지를 가사와 멜로디와 사운드, 그리고 어떤 퍼포먼스로 전달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해 왔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음악 안에서의 표현뿐만 아니라 삶에서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나의 지인은 환경콘서트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본인이 평소에 실천을 게을리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실천이 선행되지 않고 음반이나 무대에서 표현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음악이 꽃이라면 우리의 삶은 그 꽃을 피워내는 실천의 화단이 되어야 한다. 공연장 안에서의 음악만이 아니라 지구 위의 음악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환경운동가, 환경예술가들을 응원한다.
몇 해 전부터 참여했던 환경 관련 공연들에서도 나는 항상 버려진 페인트통과 식용유통을 활용하여 만든 기타를 가지고 연주했다. 이런 공연이 있을 때만 평소에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연기하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나사 하나, 부품 하나까지 구매하지 않고 모두 길거리의 쓰레기통을 뒤져서 만들었다는 것 하나로 명분 아닌 명분을 갖고 공연을 한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듣는 말은 ‘멋지다’였다. 난 사실 ‘나도 함께 하겠어, 같이 고민해 보겠어’라는 말을 듣고 싶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나의 행보는 많이 부족했던 것이다. 삶에서의 실천을 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을 해본다. 재활용악기를 만들기 위해 멀쩡한 물건들을 부숴서 낡은 것처럼 만드는 것은 환경에도 상처를 내지만 예술가 자신의 영혼에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우리는 더 편한 삶과 타인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이미지를 의식하며 중요한 많은 것들을 잃어간다. 기후위기를 우려하고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담은 예술 활동들 또한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함께 실천하는 방식이 될 수는 없을까. 그리고 직접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예술가의 표현이 대중의 정서에 영향을 주고 기후위기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고 대응하는 방안들이 만들어진다면 대단한 일이다. 얼마 전 야외 공연이 있는 날 오전에 비가 왔고 공연은 우천 취소되었다. 평소 같으면 우천으로 인하여 취소된 공연을 아쉬워했겠지만 지금은 비가 오는 것이 더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광주의 가뭄이 심각한 탓이다. 비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어서 아쉽다는 말은 꺼내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광주도 멀지 않아 물 부족으로 인하여 제한 급수를 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지구는 물이 충분할까. 비가 내린 다음 날 무등산에 오른다. 산을 오르며 너무 오랜만에 듣는 시원한 물소리가 얼마나 반갑던지…. 항상 무심코 지나친 골짜기들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곳에 터전을 잡은 많은 생물들도 모두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이 평범하지만 위대한 아름다움을 미래의 세대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많은 희생 후에 백신을 만들어 냈지만 우리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파괴된 미래에는 그 어떤 백신도 존재할 수 없을지 모른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예술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많은 메시지들이 예술을 통해 전해지고 기억되었다. 그중 음악은 사람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예술로서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거친 언어나 직설적인 표현들도 음악의 언어로 풀어내면 매력적으로 변모하여 다가온다. 사랑의 언어들도 음악의 옷을 입으면 더욱 싱그럽게 활짝 피어난다. 환경을 보전하고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메시지 또한 많은 작품들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다. 많은 뮤지션들이 이런 메시지를 가사와 멜로디와 사운드, 그리고 어떤 퍼포먼스로 전달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해 왔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음악 안에서의 표현뿐만 아니라 삶에서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나의 지인은 환경콘서트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본인이 평소에 실천을 게을리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실천이 선행되지 않고 음반이나 무대에서 표현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음악이 꽃이라면 우리의 삶은 그 꽃을 피워내는 실천의 화단이 되어야 한다. 공연장 안에서의 음악만이 아니라 지구 위의 음악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환경운동가, 환경예술가들을 응원한다.
몇 해 전부터 참여했던 환경 관련 공연들에서도 나는 항상 버려진 페인트통과 식용유통을 활용하여 만든 기타를 가지고 연주했다. 이런 공연이 있을 때만 평소에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연기하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나사 하나, 부품 하나까지 구매하지 않고 모두 길거리의 쓰레기통을 뒤져서 만들었다는 것 하나로 명분 아닌 명분을 갖고 공연을 한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듣는 말은 ‘멋지다’였다. 난 사실 ‘나도 함께 하겠어, 같이 고민해 보겠어’라는 말을 듣고 싶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나의 행보는 많이 부족했던 것이다. 삶에서의 실천을 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을 해본다. 재활용악기를 만들기 위해 멀쩡한 물건들을 부숴서 낡은 것처럼 만드는 것은 환경에도 상처를 내지만 예술가 자신의 영혼에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우리는 더 편한 삶과 타인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이미지를 의식하며 중요한 많은 것들을 잃어간다. 기후위기를 우려하고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담은 예술 활동들 또한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함께 실천하는 방식이 될 수는 없을까. 그리고 직접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예술가의 표현이 대중의 정서에 영향을 주고 기후위기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고 대응하는 방안들이 만들어진다면 대단한 일이다. 얼마 전 야외 공연이 있는 날 오전에 비가 왔고 공연은 우천 취소되었다. 평소 같으면 우천으로 인하여 취소된 공연을 아쉬워했겠지만 지금은 비가 오는 것이 더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광주의 가뭄이 심각한 탓이다. 비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어서 아쉽다는 말은 꺼내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광주도 멀지 않아 물 부족으로 인하여 제한 급수를 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지구는 물이 충분할까. 비가 내린 다음 날 무등산에 오른다. 산을 오르며 너무 오랜만에 듣는 시원한 물소리가 얼마나 반갑던지…. 항상 무심코 지나친 골짜기들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곳에 터전을 잡은 많은 생물들도 모두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이 평범하지만 위대한 아름다움을 미래의 세대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많은 희생 후에 백신을 만들어 냈지만 우리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파괴된 미래에는 그 어떤 백신도 존재할 수 없을지 모른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광남일보@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