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넘긴 내년 예산안 정기국회내 가능할까
‘윤석열표’·‘이재명표’ 딱지에 접점 쉽지 않아
이상민 해임안 최대 뇌관…여야 담판이 열쇠
입력 : 2022. 12. 04(일) 17:04
우원식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장(가운데)와 이철규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오른쪽), 박정 예결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처리 시한을 넘겨 표류하면서 여야가 소통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처리 지연 책임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서로에게 씌우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어 지연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도는 상황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처음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오는 8∼9일 양일간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여야는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가급적 오는 9일까지인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정기 국회 회기 내 처리도 녹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역대 국회 예산안 처리 역사를 살펴보면 법정 시한을 한참 넘겨 12월 말에야 가까스로 본회의를 통과한 사례가 수두룩하다.

지난 2013년도 예산의 경우 헌정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새해 1월 1일 새벽에 처리되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 도입으로 법정 처리 시한이 지나면 정부 예산안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019년 처리된 2020년도 예산안은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보다 8일 늦은 12월 10일 처리되면서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 지각처리’ 기록으로 남았다.

올해 심사 중인 내년도 예산안도 자칫 이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여야의 견해차가 큰 여러 쟁점 예산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고,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야권 인사들을 향한 검찰 수사 등 외부 변수까지 겹쳐 있다.

때문에 여야 지도부의 결단이 없으면 시간을 끌 수록 갈등이 고조돼 여야가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회 예산안 심사는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더 필요해 보인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가 지난달 17일부터 상임위별로 감액 심사에 착수했지만, 여야가 이른바 ‘윤석열표 예산’, ‘이재명표 예산’이라고 서로를 깍아 내리면서 곳곳에서 충돌해 파행됐다.

특히 운영위·국토교통위·정무위 소관부처 예산의 경우 예산소위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차례 들여다보는 이른바 ‘1회독’도 마치지 못했다.

공공임대주택 및 분양주택, 대통령실 이전 관련 등 쟁점 예산에 대한 입장차도 좁히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예결위 활동 종료 뒤에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철규·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심사 보류 사업 예산을 놓고 논의를 이어 갔지만 난항이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묻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은 예산안 처리에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번 주 본회의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이 장관을 반드시 문책하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 또는 탄핵소추안을 강행한다면 예산안 처리는 물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까지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여야는 4일 양당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2+2’ 예산안 협의체 첫 회의를 열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 양당 예결위 간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박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조속한 예산안 처리를 위해 양측 의견 조율에 나섰다.

여권에서는 연내 예산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준예산’이 거론되고 있고, 야권에서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현 정부 중점 예산 등을 감액한 자체 수정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여야 지도부의 결단과 담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감액과 증액 총액이 결정되기만 하면 이후 세부 항목을 결정하는 것은 하루 이틀이면 마무리할 수 있다”며 “정치적 타결책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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