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 시대에 기술혁신 결과물의 전유
유진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광주연구개발특구 본부장
입력 : 2022. 11. 15(화) 17:05
유진혁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광주연구개발특구 본부장
[특별기고] 산업화 시대를 거쳐 지식경제 시대, 최근의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사슬 단계별 부가가치 창출은 제조 중심에서 연구개발(R&D), 디자인, 서비스 중심에서 사람들의 생활방식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로 변화했다. 이와 같은 플랫폼의 변화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도 한다.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는 시장과 고객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함으로써 혁신과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기술 중심의 산업에 있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학기술혁신과 역량의 확보·유지는 기업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조직 역량에 발휘하고 새롭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한 혁신기업이 항상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고 혁신 결과물의 이익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불확실성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처음부터 기획하고 연구개발 비용의 투자를 감당했는데, 후발주자에게 시장의 주도권을 뺏긴 사례는 수없이 많다. 기술혁신 기업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효과적으로 조정해 경쟁 우위가 발생시켰는데, 단점은 후발주자의 모방이 너무 쉽다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중소기업까지도 혁신적인 스타트업에게 사무공간, 사업화 지원금, 후속 투자유치까지 지원하는 방식의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증가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창의적 기술역량과 대기업의 네트워크, 시장경험, 재원 등 자산을 양 사간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 헨리 체스브로 버클리대 교수가 2003년에 개념과 사례를 소개한 이후 혁신 방법이 단순 내부자원과 유형자산의 활용에 그치지 않고, 외부자원과 무형자산의 전략적 활용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한 것은 분명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조직적 변화에서 시작됐는지, 새로운 제품 개발과 관련된 기술적 수단의 변화로부터 가능했는지는 논쟁거리다.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의 등장과 이를 활용한 데이터의 공개·활용은 기업 활동에 있어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며 핵심 경영 과제임은 분명하다.

대기업의 국내외 거대 네트워크, 시장경험, 재원 등 역량을 스타트업이 흡수하고, 스타트업이 핵심 기술로 발생한 경제적 이익을 지속적으로 향유하고, 기술혁신으로 발생한 성과에 대한 전유성(Appropriability)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전유성이란 기술혁신에 대한 수익을 배타적으로 보호, 확보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하며, 특허, 영업비밀,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 경쟁시장선점(lead times over competitors), 보완적 판매·서비스(complementary sales & service) 등 전유의 수단(Appropriability Regimes)이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과학기술 혁신의 전부는 아니다. 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에 있어 혁신 결과물의 이익을 혁신가가 향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술의 본질적 특성을 활용한 방법과 법률적 보호 메커니즘을 활용한 방법이 있다. 특히 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ies)의 활용과 무형 자산을 매개로 한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은 전유의 수단이 전통적인 기업 가치사슬 관점(기술개발, 경영인프라, 인적자원, 투자유치, 구매, 생산, 물류, 마케팅, 고객 서비스)의 유형적인 자산에서 특허기술 등 무형 자산을 이용한 전략으로 수정되고 있다.

기업의 자원은 한계가 있으며, 스타트업의 자원과 역량은 더욱 취약하다. 그러기에 성장한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성장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기업의 핵심역량에 어떻게 조화시키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이 기업 혁신활동의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업에서 혁신 결과물의 이익을 혁신가가 향유하기 위해서는 기업 가치사슬 관점의 수단은 대기업의 자원을 활용하고, 특허기술 등 무형 자산을 이용한 접근이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IP 권리의 배타성은 IP를 활용한 수익 증가 실현과 비용 감소, 이익 향유를 가능하게 해준다. IP 트레이딩, IP 포트폴리오, IP 파이낸싱, IP 유동화증권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은 기업 가치 향상의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SLB(Sale & License Back, IP 매각 후 재실시)와 IP 기반 인수·합병(M&A)은 첨단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이 시장에서 기술력에 집중할 수 있고, 생존하고 승리하는 방법이 아닌가 한다.

규모의 경제 시대에 첨단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이 시장에서 생존하고 승리하는 방법은 우수한 기술력과 지식재산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 워크(Frame work) 설계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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