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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하며 ‘문화’ 즐기고 쉬었다 가길 바라죠"
유럽 근대미술 전하는 ‘빅토리안갤러리앤커피’
미술인 천경남씨 7년째 운영…19세기 英 전시장 표방
이국적 분위기·열린 공간 지향…전시·음악회 등 활발

2022. 01.16. 17:52:08

코로나19 여파로 문화예술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 기능은 물론이고 음악회와 소모임을 망라해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등 열린 문화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빅토리안갤러리앤커피에서 열린 디사이플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회 모습.

코로나19 여파로 문화예술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 기능은 물론이고 음악회와 소모임을 망라해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등 열린 문화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광주 남구 노대동에 자리한 ‘빅토리안갤러리앤커피’가 그곳으로,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 겸 갤러리로 운영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콘서트와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또 다른 예술 트렌드로 자리잡을 지 주목되고 있다.

공간 분위기는 상당히 이국적이다. 에매랄드 빛 벽에 빼곡히 채워진 100년 전 유럽 작품들로 음식점과 카페가 즐비한 바깥의 회색 풍경과는 또 다른 세상이다. 창 밖으로는 호수공원이 펼쳐져 한가로운 풍경을 보며 커피와 보이차 등을 마실 수 있다.

벽마다 다닥다닥 걸린 작품은 영화 ‘베스트 오퍼’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의 어느 지역 영주의 부인 초상화부터 당시 생활문화를 알 수 있는 풍경화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실주의 민속화까지 영국왕립미술아카데미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벨기에, 프랑스 화가의 작품들이다. 대부분 유화로 그려진 것들로, 수채화로 그려진 작품도 드물게 볼 수 있다. 완성된 작품에 맞춰 어울리게끔 제작된 화려한 금박 액자도 볼거리다. 주로 19세기에 만들어진 것들이어서 바닷물에 적게는 5년, 길게는 10년간 담갔다가 빼기를 반복, 손수 제작된 것들이라는 설명이다.

보기 힘든 작품들이다 보니 입소문에 의해 어린이집과 청소년 방과후모임, 동아리 등에서 단체로 견학을 오는가 하면, 공간은 시낭송회 등 다양한 모임과 행사 장소로도 쓰인다. 예비 음악인들에게는 작은 음악회를 열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첼로 등 악기를 연주하는 청소년들이 한 학기를 마치면 이곳에서 독주회 형태로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는 것이다. 이외에 종종 송년 가족음악회와 공연단체의 정기연주회 등이 열린다.

이곳은 대구 출신 미술전공자인 천경남씨가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주로 육안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 작업을 하며, 밤 풍경을 좋아해 밤마다 밖에 나가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러다 남편을 따라간 영국에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 여 간 생활하면서 19세기 영국 빅토리안 시대 작품에 매료돼 그때부터 작품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딜러에게 개인적으로, 갤러리를 통하는 등 여러 채널을 동원해 유럽 화가들의 작품을 사들였다. 이렇게 모은 작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귀국 당시 컨테이너 한 가득 가져왔다고 한다.

광주에 터를 잡은 뒤로는 지난 2016년 이곳에 갤러리를 열었다. 화이트 큐브로 불리는 다른 전시장과 달리 작품이 돋보이도록 전시장 벽에 색을 입혔다. 이는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받은 영감을 담아낸 것이다.

빅토리안갤러리앤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천경남씨.
빅토리안갤러리앤커피 전경.
주요 작품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1837~1901)그려진 것들이다. 이 시기는 영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변혁이 일던 시기로, 영국 역사상 가장 융성했다. 산업화로 경제적 호황을 누렸다. 고전과 근대가 공존하는 방법의 작품들과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유럽미술의 변화상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걸렸다.

특히 국내에 널리 알려진 프랭크 딕시(Frank Dicksee, 1853~1928)의 에칭 작품인 ‘추억들’과 헨리 존 인드 킹(Henry John yeend king, 1855~1924)의 ‘강가에서의 오후’는 자연주의 화풍이 돋보이는 농촌 풍경을 접할 수 있고, 퍼시 할랜드 피셔(Percy Harland Fisher, 1867~1944)의 ‘어린 부인’은 당시 인물화의 전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외에 알버트 로렌스의 ‘꽃 옆에 앉은 여인’과 케이트 그레이, 조셉 로스 ‘꽃이 있는 시골 작은 집’, 시드니 존스 ‘영국의 여름 해변’, 작자미상 ‘꽃 바구니를 든 여인’ 등도 전시됐다. 도자기를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대로 공간 곳곳에 다양한 스타일의 찻잔까지 비치돼 있다.

천경남 대표는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하고 이외 시간은 각종 모임이나 행사를 위해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열린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소소하게 무료로 공간을 제공해온 게 햇수로 7년째가 됐다”며 “마라와카 유기농 블루마운틴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보이차가 준비돼 있는 만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누리면서 문화를 즐기고 잘 쉬었다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서의 경험 중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든 모두가 빈 벽을 두지 않고 미술 작품을 즐기는 모습과 엄청난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그대로인 문화공간과 거리 등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면서 “빅토리안갤러리앤커피 역시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키는 공간으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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