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지 않아도 빛나는 ‘익명의 기부천사’
돌봄이웃 위해 현금부터 쌀, 고구마 음식까지 기탁
입력 : 2021. 09. 16(목) 17:58
민족대명절인 추석을 맞아 자신의 얼굴조차 알리지 않고 묵묵히 이웃 돕기에 나선 광주·전남의 익명 독지가들이 명절 분위기에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

먼저 영광군에서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한 끼 식사 재료를 선물해주는 ‘나눔 냉장고’가 빌 틈 없이 채워지고 있다.

‘두고가요, 가져가요 나눔 냉장고’로 명명된 이 냉장고는 지역민과 공공기관, 뜻있는 독지가들이 기부하고 싶은 물품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품이 꼭 필요한 지역 주민에게 나눠지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3개월 동안 참여한 기관이나 단체, 기업도 수백여곳에 달한다.

특히 지난 6일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고구마 120상자로 냉장고를 한 가득 채워 지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광주 서구 농성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우리동네 수호천사 우편함’이 자리하고 있다.

이 우편함은 주변에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이 있어도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모르거나 동 행복센터 문턱을 넘는 걸 어려워 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설치한 것이다.

실제 지난달 19일 이 우편함에는 약 10만원의 현금을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우편엽서에 가려져 한참 후에 발견돼 몇 명이 온기를 전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쌓여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명절 10여일을 앞둔 지난 9일 광주 동구에도 ‘익명의 기부천사’가 찾아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는 광주농협 동광주점 로컬푸드 매장을 방문해 “동구청 사회복지과로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만 밝히고 사라졌다.

업체 직원은 기부자의 주문에 따라 동구청에 710만원 상당의 백미 20㎏ 100포를 배달했다.

공직자들은 일렬로 줄을 서 소외계층에게 전달된 쌀포대를 실어 나르는 진풍경을 펼치기도 했다.

동구는 어려운 이웃들이 마음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이 쌀을 소외계층과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에 배분할 계획이다.

동구에는 다른 익명의 기부천사도 있다.

지난 2016년 설 명절께 시작된 그의 ‘남모르는 기부’는 지난 4월에도 배달업체를 통해 진행됐고 횟수로는 13번째, 기부된 쌀은 2500만원 상당의 650포대에 이른다.
최성국 기자 stare81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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