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서 발견된 아기, 외력 손상 없어"
여수시 ‘학대 아동’ 지원…"오랜 시간 방치, 보호 시급"
입력 : 2020. 12. 01(화) 18:53
여수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2개월 된 갓난아이가 숨진 지 2년 만에 발견돼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경찰 부검 결과 ‘외력에 의한 손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수시는 아동 학대 피해를 본 아동들을 위한 행정 지원 절차를 밟고 있다.

1일 여수경찰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아파트 냉장고에서 2개월 된 갓난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여수시 등은 지난달 11일 아동을 방임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에 나섰으며 A씨의 큰아들(7)과 둘째 딸(2)을 피해아동쉼터에 보내 어머니와 격리 조치했다.

아기의 어머니인 A씨(43)는 2018년 쌍둥이를 집에서 출산했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일을 하고 돌아와 보니 남자 아기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을 통한 1차 부검을 진행,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은 최종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시신을 왜 유기했는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부검 결과는 2개월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시신 유기 등의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이르면 이주 중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여수시는 아동 학대 피해를 본 아동들을 위해 행정 지원 절차에 들어갔다.

피해아동쉼터에서 보호 중인 아들과 딸 등 2명은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사례관리 담당자를 지정해 관리하게 된다.

출생신고가 안 된 둘째 딸은 출생등록을 한 뒤 기초수급자 보호·양육수당과 아동수당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업체나 후원기관과 함께 자녀가 생활하던 주거지를 청소하는 한편, 상황에 따라 아동보호시설로 옮기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정상적인 가정의 품 안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오랜 시간 방치돼 보호가 시급하다”며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송원근 기자 swg33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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