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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건 좋은데…광주·전남 현안 발목 ‘허송세월’
총리·여당대표·원내대표 호남출신…시도지사·의원 ‘원팀’
군공항·행정통합·SRF·2차 공공기관 등 놓고 상생 뒷전

2020. 10.28. 19:05:38

광주시-광주 국회의원 간담회[광주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올해 총선 승리로 과반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의 텃밭 광주전남이 눈앞에 닥친 현안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등 좋은 여건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호남 출신 총리에 집권여당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이 지역 출신이고 시도지사는 물론 18개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모두 민주당 소속의 원팀이지만 시·도간 갈등에 발목 잡혀 미래 비전을 마련하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형국이다.

타 시도는 ‘메가시티’니 ‘그랜드비전’이니 등 경제공동체 구상을 바탕으로 초광역화를 내걸고 앞서 달려가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28일 여의도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광주시와 전남도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시도 간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들이 갈수록 꼬여만 가고 있다.

앞서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2018년 8월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를 열고 광주 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 공항에 통합시키겠다고 합의했다.

군공항도 전남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공감하고, 전남도는 이전 대상 지자체, 국방부, 양 시·도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군 공항이 조기에 이전되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후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군 공항 이전 문제는 무안군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국방부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도 이뤄지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광주시의회를 중심으로 ‘군 공항 이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광주 민간공항 이전 약속을 재고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이에 대해 지난 23일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이 광주시의회 답변에서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광주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과 통합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은 2018년 협약서에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갈등은 가동이 중단된 ‘나주 고형연료(SRF)열병합발전소’와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나주시민임시비상대책위원회는 주민 200여 명과 함께 지난 27일 남악신도시 전남도청 앞에서 ‘쓰레기 연료(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규탄 집회’를 열고 “광주 쓰레기 반입을 막아내고, 나주 SRF문제를 즉각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김영록 지사에게 “12만 나주시민과 굳건한 연대로 정부를 상대로 잘못된 SRF 정책을 폐기시키고, 광주쓰레기는 광주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모든 활동의 전면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전략도 광주시 따로, 전남도 따로 추진되고 있다.

각 기관이 별도의 특별팀을 꾸리고 유치 대상기관을 선정하고 나서 시도의 통합된 전략을 기대하는 여론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분열상을 보이는 광주전남과 달리 타 시도는 미래 비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달 21일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를 열고, 2022년 7월 통합된 행정체제(특별자치도) 출범을 목표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이들은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를 지난해 발족하고 ‘대구경북 상생 100년’을 이끌어 갈 ‘그랜드플랜’을 마련해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시·울산시·경남도는 800만 인구가 함께 할 경제공동체 ‘메가시티’ 플랜을 마련하고,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이를 ‘지역균형발전뉴딜’의 일환으로 이를 보고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민간협의체 ‘동남권발전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일본의 ‘간사이광역연합’처럼 지자체 형태는 유지하면서 교통 환경 관광 등 필요한 현안에 적극적으로 연합하는 ‘느슨한 형태의 행정통합’을 추진 중이다.

충청권도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를 국가행정도시권으로 묶어 ‘광역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집권 여당의 산실은 광주전남은 지난 4월 총선으로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면서 좋은 여건을 마련해 놓고도 이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전북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에 영광 출신인 이낙연 당 대표, 순천 출신인 김태년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시도지사와 18개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가 민주당 소속인 ‘원팀’을 이루고도 눈앞 현안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광주전남은 산업화 과정에서 낙후된 데다 소멸위기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탓에 미래 상생 비전 마련도 급하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구을)은 “정치적 여건이 크게 좋아진 만큼 이 기회를 잘 살려 광주전남에 전북까지 함께 상생해나갈 미래 경제공동체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그 비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도통합은 수단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며 “그런데 지금은 진행 중인 시도통합 논의는 목표와 수단이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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