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휠 고의훼손’ 과잉정비 근절 계기 삼아야
여균수 주필
입력 : 2020. 10. 25(일) 18:04
광주의 한 타이어 전문점이 고객의 자동차 휠을 고의로 훼손하고 교체를 권유한 사건이 알려진 뒤 비슷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고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최근 손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공구로 휠을 망가뜨리고 새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권유한 타이어 업주 A씨를 사기와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의 이러한 행각은 손님의 차량에 장착된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고, 피해자가 이 영상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과거 해당 매장에서 자동차 휠을 교체했던 다른 고객들도 고의 훼손이 의심된다며 잇따라 고소장을 내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소 5명 이상이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고소내용에 대한 확인조사에 나섰다.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영업에 눈이 멀어도 유분수지, 멀쩡한 자동차 부품을 고의로 파손해 고치게 만들었다니 그 속내가 운전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 타이어 정비업소는 전국에 유통망을 갖춘 유명 정비업체의 광주 가맹점으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해당 본사가 급하게 사태수습에 나섰다고 한다.

사건이 알려진 뒤 비슷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고소가 잇따르는 것은 그간 정비업체들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을 반영한다.

운전자들이 특정 부품에 대한 정비를 받기 위해 자동차 정비업소를 찾아가면 이곳저곳에 하자가 있다며 고칠 것을 강요당한 경험이 한번 쯤은 있었을 것이다. 물론 실제 자동차에 하자가 있어서 지적하는 경우라고 믿고 싶으면서도 자동차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뭔가 속은 느낌을 받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번 휠 고의 손괴파문은 자동차 정비업계가 그간 관행을 버리고 사기영업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업소들은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하는 영업 원칙을 지켜야 하고, 당국은 정비과정에서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는 과잉정비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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