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상생 선도…"지역발전 구심점 돼야"
[2020 광남일보 독자권익위원회 제3차 회의]
"인터넷 모바일 시대 발맞춘…새 콘텐츠 도입 서둘러야"
"권력 비판·감시 기능 강화…정의로운 언론상 정립해야"
입력 : 2020. 10. 15(목) 18:44
광남일보는 15일 오전 광주 북구 무등로 254(중흥동 695-5)에 위치한 본사 1층 MVG라운지에서 2020년 광남일보 독자권익위원회 제3차 회의를 개최했다.

박준호 (사)광주전남언론포럼이사(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사무총장), 조상열 대동문화재단 대표, 배창희 남부대학교 교수, 이정옥 광주밝은안과21병원 기획홍보실장 등 위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또 일부 위원들은 서면으로 대체했다.

위원들은 광주·전남 공공기관 2차 이전, 자치구 경계 조정, 광주전남행정통합, 군 공항 이전지 선정 문제를 비롯해, 코로나 팬데믹, 남북 현안 등 중앙과 지역을 넘나들며 다룬 광남일보 지면에 대한 날카로운 평가와 함께 개선점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박준호=행정통합 문제가 화두다. 부산과 울산, 경남과 함께 광주시와 전남도도 행정통합 이야기가 나온다.

광주와 전남은 1986년 11월 분리됐다. 이후 두 차례나 통합을 시도했지만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하향식으로 추진되는 바람에 끝내 무산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를 보듯 행정통합 이슈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예를 들어,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난방과 전기공급을 위한 전남 나주 산포면 신도산업단지 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가 수년째 잠자고 있다.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빛가람도시’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700억원을 들여 2017년 말 완공했다. 열병합발전소는 온실가스 등의 배출량이 비교적 적고 30% 정도의 발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2016년 폐쇄된 광주 상무소각장 대체시설로 문을 연 열병합발전소는 이후 잠시 시험 운전만 했을 뿐 SRF의 나주 반입 여부를 둘러싼 찬반대립으로 3년여 동안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를 보듯 행정통합은 결국 상생의 이야기다. 광주·전남의 상생발전 이슈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군 공항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광남일보가 광주·전남의 상생을 위해 다른 신문이 취재하지 못한 부분을 부각시키고 화합의 논리를 만들어 낸다면 더욱 좋은 신문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병훈=요즘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가짜뉴스는 객관적으로 사건이나 사물을 보는 국민들의 눈을 흐리게 만든다. 그것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주체들이 노리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 기능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비판적 사고 능력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한마디 하고 싶다.

광남일보는 따뜻한 신문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취지는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문을 비롯한 언론의 기능은 비판과 감시와 견제에 있다. 그런데 요즘 광남일보를 읽다 보면 기사의 연성화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일반화돼 있다. 독수리가 발톱이 무디어지면 사냥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언론이 비판기능을 상실하면 그 존재 이유에 대해 스스로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광주시와 전남도의 한국판 뉴딜 정책은 그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예산 조달계획이나 추진체계는 잘 갖추어져 있는지, 장애물은 무엇인지 등을 엄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능이 광남일보의 몫이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종합하여 기사화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계양=어려운 여건 속에서 지역민들에게 유익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해 애쓰시고 있음을 느끼며 감사드린다.

다만 일부 사진의 경우 크기가 지나치게 커서 기사의 내용을 압도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사진의 선명도가 내용은 좋은데 다만 크기가 조금 크다고 느낄 때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Pandemic)이라는 초유의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긴장, 불안,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특히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한 위협이 되고 있다. 격리와 고립이 일상을 우울의 늪으로 빠지게 한다. 나아가 이 어려움이 언제 끝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절망감마저 느끼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광남일보는 좀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손바닥 편지’라는 코너를 만들어서 요양원에 있는 부모님께, 육아에 지친 어머니께, 돌봄에서 소외된 아동에게, 고된 택배 노동자에게, 사업이 힘겨워 지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게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는, 응원하는 기사가 한 꼭지쯤 있었으면 좋겠다.



조상열=문화수도 광주가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

특히 광주시와 전남도가 문화와 관련된 시정을 어떻게 풀어가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한 예로는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 문제다. 광주에는 문화계 빅 3로 불리는 비엔날레와 미술관, 광주문화재단이 있는데, 현재 비엔날레와 미술관은 모두 외부 인사다. 문화재단도 외부 인사가 맡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

물론 외부에서 인재를 모셔와 지역 문화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재만큼의 열정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지역인재 양성을 외치면서도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지역에서 지역인재들을 포옹하지 않는다면, 우리 지역 인재들은 어디에서 성장하고, 인정받아야 하는 것인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배창희=남부대학교 교수=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현상중의 하나가 마스크 착용하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이다. 마스크 착용하기는 어느 정도 잘 치켜지고 있고 또한 법규로 제재할 수 있는 제도도 생겼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어느 정도 잘 지켜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일상생활 중 길거리에서의 거리두기를 지킨다는 것은 그다지 지키기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얼마 전 무등산을 다녀온 적이 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녔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사람들이 나와 스쳐 지나간다. 감염에 대한 우려가 들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우측보행을 하게 되면 호흡에 의한 비말 전파가 조금이라도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우측보행은 또 하나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광남일보가 우측보행 캠페인을 시작하면 좋겠다.



이정옥=최근 들어서는 종이신문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한 기사 접근성이 높다. 하지만 광남일보의 모바일 버전은 가독성이 무척 떨어진다. 현재도 핸드폰을 통해 광남일보 홈페이지를 접속해보면 메인에 있는 사진이 일그러진다. 특히 민감할 수 있는 얼굴지점이 정확히 잘려서 나온다. 보완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광남일보는 메인 사진과 기사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인포그래픽이나 간단한 픽토그램, 텍스처 그램 등을 적극 활용·도입한다면 가독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준호=광남일보 역시 타 언론 매체들처럼 소속 기자들이 배정받은 각자의 출입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광남일보만의 ‘단독’이 보이지 않는다. 여느 지역 일간에서도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기사’가 각 지면을 메우고 있다. 물론, 항상 새롭고, 다른 매체가 다루지 않은 기사를 쏟아내겠는가. 하지만 적어도 매달 1~2꼭지 이상은 광남일보만의 기사, 다른 매체와 차별화된 기사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광남일보에는 잘못된 사회 구조 등을 꼬집기 위한 ‘지적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권력을 견제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취재·보도해 밝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 역시 수 많은 언론의 책무 중 하나이다. 광남일보가 부디 날카로운 기사를 무기삼아 지역의 이슈를 선도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문창민=편집국에서 다뤄진 기사들이 게재되는 온라인 홈페이지는 광남일보의 얼굴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최근 광남일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로또 번호 추천 등 각종 광고 배너가 가득하다. 또 이 같은 배너는 닫는 창도 찾기 힘들고 스마트폰 등에서는 닫기 창 누르기조차 어렵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광고 배너는 기사를 읽는 중간에도 뜨는데 이는 가독성을 떨어트리고 홈페이지 접속률을 낮추게 된다. 또 첫 페이지에 뜨는 기사 배치도 중요도에 따라 적용되는지가 의문이 든다. 독자가 있어야 광남일보가 있고, 좋은 기사와 접근성 높은 서비스가 있어야 독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조승유=‘국감포커스’ ‘현장 속으로 ’‘나눔·상생’ 등 다양한 컷을 사용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바를 확실히 하고 눈에 띄게 한 것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지역면 등에서도 컷 사용 빈도를 늘렸으면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면 활용에서 여백미를 찾아보기 힘들다. 신문 특성상 지면 전체에 글자가 가득하다 보니 읽고 있다 보면 눈이 피로하기 마련이다. 단독이거나 특색 있는 사진이 있다면 한 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하거나 편집작업을 통해 한 눈에 볼 수 있는 도표·그래프를 확충해 나가는 것도 추천한다.



최회용=바야흐로 소통의 시대다.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다는 뜻의 소통은 2010년 앞뒤로 온라인 생중계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사용 빈도가 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소통이 아닌 적극적인 소통이 사회 전반에서 요구하는 지향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기자와 제보자 또는 시민들 간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겠으나 지면화된 신문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나 더 궁금한 점 등을 요청할 수 있는 방편을 많지 않은 것 같다. 직접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해당 기자와 통화하거나 회사 이메일로 의사전달을 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광남일보가 지금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과 소통 창구를 넓혀야 한다.



박세연=광남일보는 광주지역 지방지들과 달리 1면 구성을 다채롭게 구성하고 있다. 신문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기사에서 벗어나 지역 내 미담을 기사화하거나, 지역 경제와 스타트업 등 로컬에서만 나올 수 있는 기사들로 참신함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각 분야별로 기획기사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열악한 지방 언론의 상황에 취재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하나의 주제에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시리즈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또 전국적인 이슈의 기사가 부족해 보인다. 지역 내 이슈도 중요하지만 전국 이슈들도 한 번씩 짚어주면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신희=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펼쳐보면 지자체에서 뿌린 보도자료로 지면을 채운 듯한 기사들이 빼곡하다. 보도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보도자료를 활용해 기사를 작성할 때는 그보다 더 깊은 내용이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문제점 등 옳고 그름의 차이, 비판적 안목을 등을 함께 제시해줬으면 한다.
정리=고귀한 기자 pressgh@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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