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좋은 초교 가자’ 때 아닌 초교 위장전입 논란
광주 남구 A초교 학부모, 학급당 타 학교보다 10명 더 많아
증축한 교실도 포화…남구청 "위장전입 확인 어려워"
입력 : 2019. 06. 04(화) 18:46
문화교육특구로 지정된 광주 남구가 때 아닌 ‘초등학교 위장전입 논란’에 휩싸였다.

지역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좋은 학군에 포함되기 위한 위장전입으로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사태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남구청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남구 등에 따르면 최근 남구청 인터넷 민원 게시판에 ‘A초교 위장전입 강력 대책 필요’라는 글을 포함해 십여 개의 관련 민원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해당 학교 한 학부모는 “이 학교가 1반에 30명의 학생들이 생활하는 등 위장전입 학생으로 인한 문제점이 계속 늘고 있다”며 “아이들이 급식도 마음 편히 못 먹고 방과 후 수업도 제대로 못 하는 등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운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위장전입 문제가 심각 수위를 넘어섰다”며 “인근 용산지구까지 들어서면 위장전입과 과밀상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이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이유는 A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899명으로 과밀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광주지역의 평균 학급 당 학생수는 20.2명, 교사당 학생 수는 16.9명인데 반해 A학교는 학급 당 평균 학생 수가 28.1명 교사 당 학생 수가 24.3명으로 포화상태다.

특히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10분 거리에 있는 용산도시개발구역에 입주자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위장전입’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등록법에 따라 학군 변경을 위해 자녀의 전입지를 옮겨도, 세대주 동의 등의 형식적인 요건만 갖추면 확인·제재 방법이 없다는 점이 이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동구 용산지구가 생기면서 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졌을 뿐 남구 봉선동의 학급 과밀 문제는 항상 있었다”면서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를 좋은 대학교에 보내기 위해 학군이 좋은 곳으로 전입하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구 봉선동의 문성중, 숭의중, 동아여자중, 봉선중 등 일명 ‘학군이 좋은 학교’는 과학고, 외고, 자사고 등에 매년 4~12명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해당지역에 개인학원이 밀집돼 있어 이곳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명문중, 명문고, 명문대로 이어 보낼 수 있는다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A학교는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6칸의 교실을 증축하는 등 일부 시설을 빼고 시설 대부분을 교실로 만들었다.

또 올해 1월 해당 동사무소에 ‘학교 과밀 문제가 심각하니 전입 실사를 철저히 해달라’는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A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용산지구와 관련된 소문에 우려를 보이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는 조사 권한이 없어 사실 여부 파악이 힘들다”며 “과밀 관련해서도 내진 설계 문제로 더 이상의 증축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배정 인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학군은 거주지와 인접한 곳으로 배정되는 것이 맞지만 전입지의 세대주나 세대주의 위임을 받은 자가 관련 요건을 갖추면 정황 증거가 있어도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면서 “주민등록사항과 실제 거주 사실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등 보다 철저를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성국 기자 stare81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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