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광주와 환자의 아픔…삶의 애환 투영
의사시인 김완 세 번째 시집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 펴내
입력 : 2018. 05. 30(수)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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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 시인
의사시인으로 문단에 널리 알려진 김완씨가 세 번째 시집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를 시작시인선 257번째권으로 펴냈다.

이번 시집은 1980년 5월 광주항쟁을 극점으로 하는 역사적 굴곡과 광주에서 의사로 재직중인 시인이 환자의 고통을 대면하면서 느끼는 삶의 애환이 시집 전반에 깃들어 있다. 그 아픔은 사회적인 아픔에서부터 개인적인 아픔, 그리고 자아나 타자의 아픔들까지 모두 망라돼 있다.

‘강풍과 폭설로 강과 바다도 결빙되고/민주의 성지 광주의 민심도 흩어진 날/눈 속의 무등산 산음에 복수초 핀다’(‘복수초-너덜겅 편지 9’)거나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답다//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여기저기 아픈 꽃 피어 있다’(‘바래봉 철쭉이 전한 말’)고 노래한다. 시적 자아는 인생이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비극을 비극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초극할 수 있는 대상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밖을 조망한다.

또 하나 큰 정조는 성찰에 관한 시심이다.

‘사과를 권하는 사회는 사과 속에/독이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만나기 전/둥근 우주를 깨물어 먹는다’(‘사과를 생각하는 아침’)거나 ‘밥 한번 같이 먹자 먼저 말해볼까/사는 일 참 알 수 없는 것/빈 손으로 돌아올 때 많다/ 불가근불가원, 마음 경계하라는/당신의 말은 잠들지 않은 강물이다’(‘후배의사들’)의 시편들에서 잘 드러난다.

연작 ‘회진 일기’나 ‘너덜겅 편지’도 수록됐다.

시인은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이다. 세 번째 시집을 묶는 동안 세월호 참사부터 백남기 농민의 사망, 촛불 시위에 이르기까지 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영령에게, 지구상의 고통받은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서정시를 쓸 수 없는 시대란 없다.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개구쟁이의 얼굴을 한 햇귀처럼 환한 서정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이은봉 교수(시인·광주대 문창과)는 “그의 시를 이루는 주체는 내면에 갇혀 저 자신의 자의식을 탐구하기보다는 외면의 자연 및 사회를 찾아 그것의 바른 의미, 곧 바른 진실을 탐구한다”며 “김완 시의 주체처럼 끊임없이 어디론가 떠났다가 돌아오는 것이 삶의 실재가 아닌가”라고 평했다.

김완 시인은 광주 출생으로 전남대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와 ‘너덜겅 편지’를 펴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광주보훈병원 심장혈관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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