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개편 넘어 문명전환 문제 고민해야"
최형천 박사 ‘시민이 설계하는 국가’ 출간
입력 : 2026. 06. 30(화)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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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설계하는 국가’ 표지.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을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국가 구조 전환의 출발점으로 재해석한 신간이 출간됐다.

기후위기와 지역 소멸, 경제 불평등 등 복합위기 시대의 문제를 기존 정책의 한계가 아닌 국가 시스템 설계의 문제로 진단하며, 새로운 국가 운영 모델을 제시한 최형천 박사의 ‘시민이 설계하는 국가’(미디어민 刊)가 최근 나왔다.

‘전남·광주 통합, 신문명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복합 위기’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개별 정책의 개선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의 국가 시스템이 중앙집중적 구조와 기능별 분절 방식에 머물러 있어 복합적인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로베이스 재설계’를 제시한다. 이는 기존 제도를 전제로 한 점진적 개혁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목적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정하는 접근으로 읽힌다.

특히 회복력 경제, 생활권 중심 행정, 취약지역 우선 원칙 등은 정책 차원이 아니라 국가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는 설계 원리로 제안된다.

정치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도 눈에 띈다. 저자는 기존의 대의민주주의가 시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판단민주주의’를 제안한다. 이에 따라 시민의 판단을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를 의미하며, AI 공공판단 시스템과 결합해 정책 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경제 분야에서는 ‘회복력 경제’와 ‘목적 종속 금융’ 개념을 통해 성장 중심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방향을 집어본다. 이는 경제의 효율성뿐 아니라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이 책은 이런 이론적 제안을 전남·광주 통합이라는 구체적 사례와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해당 지역을 새로운 국가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제시하며, 이론과 현실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저자는 “대한민국은 지금 행정개편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전환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 책이 국가를 다시 설계하는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추천사를 쓴 지병문 전 전남대학교 총장은 “행정통합을 계기로 한국 정치가 ‘관리’에서 ‘판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책”이라고 평가했으며, 박성수 전 전남대학교 교수는 “국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구조를 재설계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저자인 최형천 박사는 기업과 행정, 학계에 관여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전무이사와 전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전주대학교 겸임교수, (주)KFC 대표를 지냈으며, 윤상원기념사업회 후원회장 등 지역 시민사회 활동에도 오랫동안 참여해 왔다. 이 같은 경험은 지역의 현실과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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