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 계엄’ 1년… 광주는 ‘빛의혁명 정신’ 잇는다
긴박했던 대응과정 공개…5·18정신·시민연대 등 ‘오월DNA’ 발현
‘빛의혁명’ 기억하며 12일까지 민주주의 주간 운영…제도개선 앞장
강기정 시장 "민주도시 광주, 성장의 기회 통해 부강한 도시로"
‘빛의혁명’ 기억하며 12일까지 민주주의 주간 운영…제도개선 앞장
강기정 시장 "민주도시 광주, 성장의 기회 통해 부강한 도시로"
입력 : 2025. 12. 03(수)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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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 4일 시의원, 시민사회단체, 5·18단체, 학계, 종교계 등 광주지역 각계 대표들이 참여한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시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시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 9일 오후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시의원, 구청장, 종교,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과 쌍둥이포고령, 대통령 탄핵, 책임자 처벌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시

지난해 12월 4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 비상시국대회’ 모습. 사진제공=광주시
긴박했던 당시 대응과정 공개…5·18정신·시민연대 등 ‘오월DNA’ 발현
12일까지 민주주의 주간 운영…강기정 “성장 기회 통해 부강한 도시로”
지난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 비상계엄이 전격 선포된 그 순간 광주는 누구보다 먼저 움직였다. 계엄 발표 10여 분 만에 강기정 광주시장 지시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고 실·국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속속 시청으로 모여들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지만, 광주는 이미 ‘대응’을 시작했다. 마치 ‘오월의 DNA’가 다시 깨어난 듯했다.
그리고 1년, 광주는 ‘빛의혁명 정신’을 이어간다.
광주시는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아 지난해 12월 3일 벌어진 반헌법적 계엄 상황 당시 광주의 긴박했던 대응 과정을 공개하며, 이를 도시발전의 동력으로 확장하겠다고 2일 밝혔다.
당시 광주시의 대응은 전국에서 가장 신속했다. 계엄 선포 직후 비상체계가 가동돼 오후 11시 첫 대책 회의가 열렸다. 그리고 2시간 뒤인 4일 오전 0시 11분 시장, 시의원, 시민사회, 5·18단체, 종교·학계 등이 참여한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 선언 연석회의’가 소집됐다. 연석회의에서는 ‘반헌법적 계엄은 무효’라고 선언하고 군·경에는 시민 보호, 공직자들에게는 시민 일상 안정을 주문했다.
시는 이 과정을 “오월 정신의 현대적 발현, 오월의 DNA가 불을 켠 순간”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과 대통령실의 오전 4시30분 계엄 해제 발표 이후에도 광주 대응은 계속됐다.
날이 밝은 4일 오전 9시, 시민들은 5·18민주광장으로 모여 비상시국대회를 열고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강기정 시장은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비상상황을 공유한 뒤 국회를 찾아 대통령 즉각 퇴진과 시민 일상 안전을 촉구했다.
광주시는 이후 공공기관장 회의, 5·18단체 간담회 등 후속 논의를 이어가며 지역 상황을 점검했고, 민생·안전을 책임질 ‘지역민생안전 대책반’을 구성해 행정역량을 집중했다.
광주시는 지난 1년 동안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지속해서 제안했다.
5·18정신의 헌법전문 수록과 대통령의 무리한 계엄을 방지할 ‘국회사전동의제’,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입법화 등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정책 논의를 주도했다.
시민들 역시 ‘광주의 민주적 연대’ 힘을 보여줬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지연되는 동안 시민들은 추운 겨울 금남로에서 매일 촛불을 밝히며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보여줬다. 극우 집회가 예고되었을 때 광주시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공격할 수는 없다”며 불허 조치를 내렸다.
그 현장에서 시민들은 5·18의 대동정신을 실천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떡국과 핫팩을 나누고, 시민들의 ‘선결제’ 릴레이가 이어졌다. 광주시는 광장 주변 편의시설, 화장실, 나눔부스를 안내해 연대 공간을 행정이 함께 지켜냈다.
광주시는 이러한 시민 대응을 ‘빛의 혁명’으로 명명했다.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일까지 ‘빛의 혁명, 민주주의 주간’을 운영한다. 또 계엄 저지 1년이 되는 3일에는 광주공동체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강기정 시장은 “12·3 불법계엄을 통해 우리는 오월정신의 생명력을 다시 확인했다”며 “망월묘역을 ‘빛의혁명 발원지’로 조성하고, 당시 연대의 중심이었던 적십자병원을 리모델링해 오월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어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 입법화 등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 단단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민주주의 도시로서의 역할을 넘어 도시 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가고 있다. 6000억원 규모의 AX 실증밸리 사업, 국가 NPU컴퓨팅센터 설립, AI모빌리티 실증도시 조성 등의 추진을 통해 ‘규제프리 실증도시’로 도약할 계획이다.
◇ 광주시,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일지
(12.3.) 22시27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대국민 담화
22시43분 비상소집 연락
22시58분, 시장 청사 도착 및 최초 대책회의
23시09분, 간부 공무원 긴급 소집
(12.4.) 00시05분, 긴급 간부회의
00시11분, ‘헌법수호 비상계엄무효선언’ 연석회의
01시00분,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상정 및 가결
01시10분, 반헌법적 비상계엄 무효 등 연석회의 결과 발표
04시27분, 대통령 비상계엄 해제 대국민 담화
09시00분, 광주시민 비상시국대회
12시00분, 국회 비상시국대회
14시00분, 5개 민주당 광역단체장 공동성명서 발표
19시00분, 광주시민총궐기대회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