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을 살리자]<16>동구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
음식·문화 녹아든 ‘제2의 예술의거리’ 만들기 몰두
대인시장·금호시민문화관·노포맛집 등 활용
동구청, 골목경제 회복사업 추진…60곳 영업
성평등 마을만들기 등 지자체 사업 적극 참여
입력 : 2025. 11. 10(월) 18:22
본문 음성 듣기
광주 동구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는 동구사랑 마을 활동가 네트워크와 지난 9월 충장동 마을사랑채에서 지역협력 네트워크 발대식을 진행했다.
광주 동구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근 대인시장, 금호시민문화관, 노포 맛집, 카페 등을 활용해 개성 넘치는 음식·문화 골목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상점가가 위치한 구성로는 한때 광주의 가장 큰길이었다. 구성로의 이름은 평안북도 구성부사를 역임한 조선 중기 무신인 전상의 장군을 ‘구성공’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됐다. 광주 출신 전상의 장군은 1603년 무과에 급제한 뒤 여러 관직을 거쳤는데, 정묘호란 당시 안주성에서 전사했던 인물이다.

구성로는 1921년 광주역을 건설하며 현재 광주 동부소방서 앞에서 광주대교까지 이르는 700여m의 길을 닦으며 새롭게 등장했다. 1976년 현재 롯데백화점 광주점 자리에 공영버스정류장이 생기며 구성로에는 수많은 병의원과 약국을 비롯해 상점가, 음식점, 숙박시설 등이 즐비했다.

하지만 도심 개발로 공동화 현상이 생겼다.

1992년 광주시외버스터미널이 동구 대인동에서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로 통합 이전했고, 2005년 10월 전남도청 무안 이전,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에 따른 상무·수완지구 등 신흥 상권이 등장했다. 그 결과 거리는 점차 활력을 잃어만 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7개 음식점 대표가 모여 2010년 5월 5일 ‘조은식당 음식문화거리 번영회’를 조직해 힘차게 출발했다. 한 상인의 제안으로 상권과 금호시민문화관 활성화를 위해 2019년 ‘박인천로드 음식문화거리 번영회’로 변경됐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특히 2020년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시기 확진자 동선이 여러번 겹치면서 골목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이 한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방역 강화 등으로 배달·포장 중심의 외식 구조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음식점의 타격이 극심했다.



이양섭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 회장
광주 동구 대인동 예술담길 번영회와 광주 동구청은 지난 2022년 10월 금호시민문화관에서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예술담길 동구랑땡’ 행사를 진행했다.


동구는 도시재생을 통한 침체된 골목상권 부흥을 위해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골목경제 회복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상인들도 2022년 2월 대인동 예술담길 번영회로 재정비하며 상권 발전에 힘을 모았다.

이 사업은 상인과 주민, 마을 활동가가 참여해 예술담길 상생협력·회복 지원·경쟁력 강화 등 총 3개 단위 16개 세부 분야로 나눠졌다.

동구는 방문객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예술담길 홍보영상 제작, 스마트 가로등 설치, 안심 보행로 조성, 화재 예방 시스템 구축 등 오래된 골목의 기반 시설을 개·보수해 안전하고 밝은 환경을 조성하고, 걷고 싶고 찾고 싶은 상권 만들며 상인과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광주 동구 대인동 예술담길 번영회와 대구 물베기상권 상인회는 지난 2022년 7월 대인동에서 상호헙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인들은 골목형상점가 등록에 적극적이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도심공동화 현상, 코로나19를 거치며 상인 간 관계는 돈독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조직된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는 음식점 15곳, 구두·편의점·조명가게 등 도소매업 40곳, 카페 3곳, 한의원 1곳, 약국 1곳이 영업하고 있다.

상점 대다수는 자본력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아닌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고 규모가 작은 집이 많은 점이 특징이며 다양한 문화와 휴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금호시민문화관, 대인시장도 있다.

특히 금호시민문화관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자택으로 부인 고 이순정 여사와 가족이 1951년부터 살았던 곳이다. 이 곳은 면적 5523.6㎡(1700평) 부지에 1931년 한옥으로 지어졌고, 1952년 이후 몇 차례 증축과 개축을 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1958년에는 원래의 사랑채를 헐고 새로운 2층 양옥 형태의 건물을 신축했다. 2동의 주택은 우리나라 근·현대 시기에 함께 사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전통적 주거 개념과 현대주택 설계가 적절히 조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금호시민문화관은 지난 2018년 9월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됐다. 넓은 부지에 세워진 고택의 정취는 도심 속 푸른 숲과 잘 어우러지면서 많은 사람에게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대인시장은 광주의 중심지인 대인동에 자리한 전통시장으로, 문화와 예술이 접목된 것으로 유명하다. 대인시장 내에 예술가들이 입주해 있으며 야시장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와 광주 AI창업캠프 입주업체는 최근 금남로 일대 쓰레기 줍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는 지난달 1일 충장동마을사랑채에서 진행된 동구 성평등 마을만들기 행사에 참여해 주민을 대상으로 골목형상점가 점포, 공방과 온누리상품권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골목형상점가는 지난달 1일 충장동마을사랑채에서 진행된 동구 성평등 마을만들기 행사에 참여해 주민을 대상으로 골목형상점가 점포, 공방과 온누리상품권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양섭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 회장은 “음식은 문화이자 종합예술이다”며 “예향 광주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조성된 예술의거리처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연계해 제2의 예술의거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구도심 쇠락을 막고 골목경제 발전을 위해 정부, 지자체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눈여겨보지 않던 골목,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귀 기울이다 보면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 동구 대인동 예술담길 골목형상점가는 최근 골목형상점가 활성화를 위해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골목상권을 살리자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