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멈추지 못했다…광주 세계양궁선수권 열기 ‘후끈’
5·18민주광장 특설무대서 컴파운드 단체 결승전 펼쳐져
"정상급 선수들 경기 인상 깊어…한국 호성적 작성하길"
"정상급 선수들 경기 인상 깊어…한국 호성적 작성하길"
입력 : 2025. 09. 07(일)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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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남자 단체 결승에서 시민들이 우비 등을 입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단체 결승전이 열린 7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
5·18민주화운동 최후의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에는 세계대회를 치르기 위한 양궁 사대가 설치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광장 인근에서는 티켓, 기념품 판매,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부스를 설치하고 있던 관계자들이 오전부터 내린 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곳에는 2025 광주 방문의 해를 맞아 다양한 장소를 공유하는 특별한 공간도 마련됐고, 시민들은 이색적인 볼거리에 발걸음을 멈추며 주변을 둘러봤다.
남자친구와 함께 경기를 보러왔다는 김모씨(33·여)는 “이번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광주에서 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미리 티켓을 구매했다”며 “많은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오늘밖에 안 돼서 궂은 날씨에도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부터 한국에서 활약했던 기보배 선수나 안산 선수 등을 알고 있었다”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활시위를 당기며 승부를 겨루는 모습을 이번 기회에 직접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가 되자 관객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가득 찼고, 곧이어 결승전이 펼쳐졌다.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50m 거리에 있는 과녁판을 날카롭게 바라봤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긴장을 유지했다.
활시위가 당겨지자 객석에서는 고요가 흘렀다. 이내 화살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며 과녁에 꽂혔고, 심판이 ‘텐(10점)’ 을 외치자 선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주변에서 이를 바라본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기쁨을 함께했다.
일부 선수들은 화살이 중앙을 빗나가자 고개를 저으며 뒤돌아섰다. 코치들은 망원경으로 과녁을 살펴보며 선수들에게 조언과 함께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날 많은 비가 내려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객석에서는 식을 줄 모르는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연신 부채질을 하는 와중에도 점수를 보고 박수갈채를 보내는가 하면 선수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기도 했다.
경기장 밖에 있는 민주의 종각에서는 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시민들 또한 응원의 목소리를 더했다.
경상도에서 왔다는 백모씨(52)는 “주말에 바람 쐬려고 광주에 왔는데 지나가는 길에 큰 무대가 보여 발길을 멈췄다”면서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는데, 실제로 양궁을 볼 좋은 기회였다. 오늘 경기에서 한국인 선수는 없었지만, 남은 경기에서 한국이 좋은 성과를 올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2009년 울산에 이어 16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세계 76개국 양궁 대표단 731명이 참석해 오는 12일까지 이어진다.
8일 5·18민주광장에는 한국 남자 컴파운드 개인전 중 유일 16강에 진출한 최용희가 우승을 향한 경쟁을 이어간다. 같은 날 광주 국제양궁장에서는 여자 개인전 경기가 열린다. 9일까지 컴파운드 전 경기 일정을 마친 대회는 12일까지 리커브 경기 개인·단체전이 펼쳐진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