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꼭 지켜낼게요"…참배객 추모 행렬
5·18민주화운동 45주기 민주묘지 가보니
지역·세대 뛰어넘어 헌화·분향…오월영령 '넋' 기려
"권력 총부리에 희생"…"헌법 전문 수록·민주투사 기억"
지역·세대 뛰어넘어 헌화·분향…오월영령 '넋' 기려
"권력 총부리에 희생"…"헌법 전문 수록·민주투사 기억"
입력 : 2025. 05. 06(화) 18:30


“봄바람에 실려 온 5·18의 향기,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열흘 앞두고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오월영령을 기리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타 지역 시민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추모객들이 민주묘지를 찾았다.
묘지 입구에는 추모의 글이 적힌 다양한 색의 리본 수백 개가 곳곳에 묶여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민주의 문 앞에 선 이들은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오래 기억하며 민주주의의 뜻을 이어가겠다’ 등의 문구를 방명록에 남기며 추모했다.
이어 헌화와 분향을 한 참배객들은 민주묘지 곳곳을 둘러보며 오월영령의 넋을 기렸다.
연휴를 맞아 자녀들과 함께 묘지를 찾은 가족 단위 추모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들은 어린 자녀와 함께 묘비에 적힌 기록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민주투사들을 기억했다.
묘지에 들어서기 전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던 아이들도 엄숙한 분위기에 진지한 모습으로 부모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한 초등학생은 부모에게 ‘5·18민주화운동이 무엇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는 지’ 등을 묻기도 했다.
대구에서 가족과 함께 민주묘지를 찾은 김웅석씨(59)는 “12·3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관심 속에서 오월 정신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춘의 꽃도 못 피우고 이 땅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민주투사들의 넋과 희생을 통해 지킨 민주화가 헛되지 않았음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유골이 안치된 유영봉안소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붐볐고, 이들은 봉안소에 비치된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며 ‘젊은 나이에 너무 안타깝다’ 등의 말을 내뱉기도 했다.
특히 ‘12·3 비상계엄’ 당시 오월 정신이 재조명 받으면서 민주화의 현장을 찾아 넋을 기리기 위한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날 아내와 함께 광주를 처음으로 찾은 부산시민 편동준씨(56)는 ‘광주에 오면 당연히 민주묘지를 찾아야 된다’는 생각에 이곳을 방문했다.
편씨 부부는 묘비를 하나하나 둘러보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되뇌이며 민주투사들의 희생과 아픔을 달랬다.
지역과 세대를 넘어 오월 영령의 넋과 뜻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편씨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은 무고한 시민들이 권력의 총부리에 희생된 너무 슬픈 일이다”며 “광주를 첫 방문하는데 목숨을 바쳐 항쟁한 이들이 안치돼 있는 민주묘지를 꼭 와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다시 일어날 뻔했다. 하지만 오월 정신이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오월 영령들에게 감사하고 하늘에서도 편히 쉬시길 바란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그들의 희생이 헌법 전문에도 수록돼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