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보다 콘텐츠에 집중 …전시특화공간 구축해야
<6>2027년 준공 새 전시관은
실시설계 후 2027년께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완공할 예정
내부 직원들 의견 수렴 위한 설명회 열고 공간 배치 점검 나서
상시 프로 운영…"관련 기획전이나 아카이브전 등 진행하길"
입력 : 2024. 11. 20(수) 17:47
광주비엔날레 신축전시관 위치도
광주비엔날레 신축 전시관 조감도
광주비엔날레가 용봉동 기존 주전시동 신축공사에 나섰다. 이는 1995년에 건립돼 30년 동안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다보니 시설이 노후화돼 우기 때 비가 새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리모델링보다는 신축 전시관을 새롭게 건립하기로 결론내 급물살을 탔고, 그후 전시동 부지가 확정됐다. 전시동에 누수가 발생될 경우 미술작품에는 손상과 훼손 등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리모델링을 해서 활용하는 것보다 새로운 전시동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후화가 심각해 습도와 온도에 민감한 작품을 수용할 형편이 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만약 누수 현상이 소문나게 되면 작품 대여 길이 막혀버려 의도했던 전시 연출에 장애로 작용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 광주시는 현재 시립역사민속박물관 옆 뒤쪽 비엔날레 전시관 주차장이자 국립광주박물관 맞은 편 자리를 부지로 결정하고 지난 2023년에 국제설계공모를 해 당선작을 선정, 올해 실시설계 후 2027년에 완공할 예정으로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건립될 신축 전시관은 지하 1층에 전시장과 하역장 및 주차장이, 지상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편의시설이, 2층에는 상설전시장과 운영사무실 및 회의실이, 3층에는 전시장과 사무실·회의실·아카이브실이, 4층에는 컨퍼런스홀과 임원실이 각각 배치되는 구조로 건축된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는 비엔날레 전시를 특화할 수 있는 공간과 기능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역 공간을 포함해 실용성있는 위치에 들어서 작품 이동 거리를 최소화 하는 등 전시 진행에 순기능적 작용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내부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설명회 또한 최근 두차례 열었다고 한다. 설계사무소가 한달여전 비엔날레 제문헌 사무실을 방문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간 뒤 2주 전 그 의견을 반영한 설명회를 다시 연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 공간 배치를 재점검하는 자리가 됐다는 반응이다.

신축전시관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베니스 비엔날레가 선착장이나 창고 등 도시재생시설을 이용해 전시공간화를 했듯 광주 역시 재생시설을 활용했어야 한다는 귀띔이다. 재생시설로 떠오른 공간이 임동 방직공장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방직공장의 전시공간화는 요원하기만 하다. 방직공장을 전시공간으로 살리지 못할 바에야 전시특화공간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1회 광주비엔날레’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관람객들.
광주 한 미술계 인사는 랜드마크화를 위한 디자인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주전시장이 전시를 위한 공간이 돼야지, 이것 저것 열리는 잡동사니 전시장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사회에서 하드웨어적인 측면이 강조돼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하드웨어적인 면이 강조돼 디자인적으로 잘 지어졌다손 치더라도 건축물은 한번 보면 끝이 나기 때문에 관광이라고 하는 측면에서도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면서 생명은 콘텐츠가 아니겠냐고 했다. 전시내용에 집중돼야지, 랜드마크에 집중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방직공장이 최선의 선택이었어야 했다. 랜드마크해 잘 되는 것은 별 의미없다. 건물이 좋아서 오는 게 아니다. 콘텐츠를 보려고 오는 것이다. ‘어떻게 행사를 여느냐’가 중요하다. 전시 특화로 크게 지어졌으면 한다”면서 “이를테면 금호타이어 공장이 옮겨가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00억원 안팎 들여 짓는 것보다는 그 돈을 주고 일부 건축물을 잡는 것 또한 생각해봤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신축전시관은 꾸준하게 국제 전시를 소화해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가령 비엔날레 큐레이터 양성코스를 마친 신예 큐레이터들이 기획전시를 열고, 비엔날레 기간이 아니더라도 아카이브전 등이 반드시 마련되면 좋겠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특히 비엔날레는 한시적 미술축제로 2년마다 한 차례씩 열려온 가운데 기존 전시관이 해내지 못했던 기능을 보완하자는 지적도 있다. 비엔날레가 전시기간 3개월 여가 끝나면 존재감이 없는 만큼 전시를 열고 끝내지 말고 이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술행사 등을 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잊지 않았다. 신축 전시관에서는 지역의 문화예술 자산이 많이 선보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동됐으면 한다. 그동안 상시적 공간 역할이 부재했던 만큼 2027년 완공될 신축전시관은 상시적 공간 역할을 수행하기를 희망했다. 하드웨어적인 것을 보여주려 하지 말고 소프트웨어같은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 무조건 네모난 넓은 공간만 구축하려 들지 말고 도서실 등 다채로운 문화공간이 들어서기를 기대했다.

여기다 기존의 비엔날레가 상징하는 것들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광주비엔날레가 광주의 담론을 생산하고 세계적 작가들과 지역 작가들이 2년 동안 전시를 협업하는 등 준비해 보여주는 형태로 가야 한다. 전시기간 얼마 안두고 어디선가 선보인 작품이나 갑작스럽게 작업한 작품 같은 경우를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 전체를 선보이는 것이 오늘날 비엔날레 트렌드인 만큼 작품만 들어다 보여주는 형태는 이제 끝내야 한다는 점을 빠뜨리지 않았다.

광주비엔날레 신축전시관 일정
이에 대해 미술계 관계자는 “비엔날레 신축전시관은 온전히 비엔날레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 감독이 선임된 후 전시방향이나 작가 소개 등을 하기를 바란다. 전시를 열고 그대로 멈춰버리는 듯한 인상이 강했는데 신축전시관이 완공돼 상시적으로 무언가를 하면서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좋겠지만 관련 기획전이나 아카이브전 등을 진행할 경우 비엔날레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대 출품작가 전시를 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비엔날레관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점은 지양을 해나가야 한다. 어쨌든 비엔날레가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초점을 맞추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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