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폭염에 과수농가 '울상'
[추석 앞두고 전남 장성군 삼서면 사과 농가 가보니]
수확 시기보다 빨리 익고 변질 상품성 떨어져
병충해까지 겹쳐 수확량 급감해 피해 수천만원
수확 시기보다 빨리 익고 변질 상품성 떨어져
병충해까지 겹쳐 수확량 급감해 피해 수천만원
입력 : 2024. 09. 04(수) 18:54

전남 장성군 삼서면 한 사과 농가 농민이 이상기후, 병해충 등으로 땅에 떨어진 채 썩어버린 사과 열매를 줍고 있다.
“명절 대목만 기다렸는데 내다 팔 사과가 없습니다. 올해 농사는 망했습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10여일 앞둔 가운데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과수 농가가 깊은 시름에 잠겼다.
지난해에 이어 냉해와 폭우, 폭염 등 이상기후로 잇따라 큰 피해를 본 데다 과수 병해충까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생산제품의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수확량이 크게 줄어서다.
4일 장성군 삼서면 소룡리에 위치한 사과 농가.
이 과수원은 3만3057㎡ 규모로, 700~800그루 가량의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지만 대부분의 나무에 열매가 매달려있지 않았다.
일부 사과 열매들은 덜 자란 채 땅에 떨어져 쪼그라져 썩어가고 있었고, 벌레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나마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사과 역시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탓에 사과가 수확 시기보다 너무 빨리 익어 노랗게 변질돼 버렸기 때문이다.
또 병충해와 탄저병 등으로 열매의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판매가 어렵게 됐다.
땅에 떨어진 사과 열매와 병이 옮아 썩어 가는 사과 열매를 솎아내며 연거푸 긴 한숨을 내쉬는 김만호씨(62)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해마다 그루당 100~150여개의 사과 열매가 열렸던 나무였던 지라 속이 타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열매가 달려있는 나무는 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열매가 달렸더라도 절반은 병충해로 피해를 입거나 너무 빨리 익어버려 상품성이 떨어져 판매가 힘들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보통 추석 사과로는 주로 홍로를 쓴다. 9월 중후반 추석에 전후 맞춰 수확되는 품종이지만 수확할 열매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32년 동안 과수 농사를 지어온 김씨는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지금은 사과 농사를 포기할 생각마저 하고 있다.
김씨는 “아침마다 떨어진 사과를 줍거나 탄저병에 걸린 열매를 솎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이맘때는 나무 맺은 열매를 따 도매상에 판매해야 할 시기인데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며 “올해는 저온과 폭염 등으로 착과수가 줄면서 결실률도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과수 재배를 하는 농가 대부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집중 호우, 무더위 등의 이상기후로 인해 과수 농가의 한 해 농사가 망쳐버린 것이다.
더구나 폭우와 무더위로 병충해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세균성 구멍병과 탄저병으로 나무에 열매가 하나도 없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
김씨는 “수확 시기만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버텼는데 너무 힘들다”며 “올해는 태풍으로 고생했던 때보다 더욱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 김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은 농작물재해보상금이다.
그는 “최근 재해보상금으로 600만~7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돈이면 인건비도 안 나온다”며 “피해는 수천만원인데 조사도 제대로 안 하고 피해 증명도 농가가 해야한다. 고작 이정도 피해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보상금을 주는 제도가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10여일 앞둔 가운데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과수 농가가 깊은 시름에 잠겼다.
지난해에 이어 냉해와 폭우, 폭염 등 이상기후로 잇따라 큰 피해를 본 데다 과수 병해충까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생산제품의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수확량이 크게 줄어서다.
4일 장성군 삼서면 소룡리에 위치한 사과 농가.
이 과수원은 3만3057㎡ 규모로, 700~800그루 가량의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지만 대부분의 나무에 열매가 매달려있지 않았다.
일부 사과 열매들은 덜 자란 채 땅에 떨어져 쪼그라져 썩어가고 있었고, 벌레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나마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사과 역시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탓에 사과가 수확 시기보다 너무 빨리 익어 노랗게 변질돼 버렸기 때문이다.
또 병충해와 탄저병 등으로 열매의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판매가 어렵게 됐다.
땅에 떨어진 사과 열매와 병이 옮아 썩어 가는 사과 열매를 솎아내며 연거푸 긴 한숨을 내쉬는 김만호씨(62)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해마다 그루당 100~150여개의 사과 열매가 열렸던 나무였던 지라 속이 타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열매가 달려있는 나무는 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열매가 달렸더라도 절반은 병충해로 피해를 입거나 너무 빨리 익어버려 상품성이 떨어져 판매가 힘들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32년 동안 과수 농사를 지어온 김씨는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지금은 사과 농사를 포기할 생각마저 하고 있다.
김씨는 “아침마다 떨어진 사과를 줍거나 탄저병에 걸린 열매를 솎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이맘때는 나무 맺은 열매를 따 도매상에 판매해야 할 시기인데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며 “올해는 저온과 폭염 등으로 착과수가 줄면서 결실률도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과수 재배를 하는 농가 대부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집중 호우, 무더위 등의 이상기후로 인해 과수 농가의 한 해 농사가 망쳐버린 것이다.
더구나 폭우와 무더위로 병충해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세균성 구멍병과 탄저병으로 나무에 열매가 하나도 없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
김씨는 “수확 시기만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버텼는데 너무 힘들다”며 “올해는 태풍으로 고생했던 때보다 더욱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 김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은 농작물재해보상금이다.
그는 “최근 재해보상금으로 600만~7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돈이면 인건비도 안 나온다”며 “피해는 수천만원인데 조사도 제대로 안 하고 피해 증명도 농가가 해야한다. 고작 이정도 피해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보상금을 주는 제도가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