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기획특집 두텁고 따뜻한 복지행정] <10>광주 광산구 지속가능 통합돌봄
"아프지 않고 외롭지도 않은 존엄한 삶 실현"
지난해 4월 통합돌봄 시행…취약계층 의료 돌봄체계 구축
대학과 협약·정책 수립 등 밀착형 위기 발굴 안전망 마련
식사 지원·안부 살핌…지속적 자가건강관리 환경 등 조성
입력 : 2024. 06. 17(월) 18:58
박병규 광산구청장(왼쪽 첫번째)이 사회적처방 라이프로그 건강관리소에서 실증 장비 시연을 보고 있다.
광산구 사회적처방 라이프로그 건강관리소 개소식
광주 광산구는 휠체어로만 이동이 가능한 장애인·노인 등의 병원 동행을 위한 ‘휴블런스’(휴먼+앰뷸런스) 전용 차량을 운행한다.
광주 광산구는 지역 11개 기관과 사각지대 없는 ‘광산형 통합돌봄서비스망’ 구축을 위한 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병규 청장이 주거 취약계층에게 쾌적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모습.
광주 광산구는 광산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강당에서 ‘1313 이웃살핌 사업’ 중간공유회를 개최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왼쪽 두번째)이 광주+광산형 통합돌봄 1호 대상자로 선정된 한 가정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은 올해 상생협력으로 시민이 이끄는 지속 가능한 광산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면서 광산구의 향후 10년을 지난 50년보다 더 거대하고 놀라운 변화와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정 방향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복지망 확충은 광주형 7대 사업에 광산구의 지원을 더한 광주+광산형 통합돌봄 등으로 100세 시대 건강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산구는 ‘지속가능 통합돌봄’으로 사회복지의 수요에 부응하는 서비스 전달체계를 세우고, 지역 자원을 확보하는 등 사례별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민이 더 좋은 복지를 누리도록 복지정책의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고 복지사각지대를 최대한 발굴해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면 누구나

광산구는 지난해 4월 1일 광산형 통합돌봄 사업을 전면 시행했다.

이 사업은 광주+7대돌봄(일생생활지원·식사·동행·건강·안전·주거편의·일시보호)와 광산구 특화사업(휴블런스, 방문구강·간호지원, 영구임대틈새돌봄, 건강관리소)을 기본 체계로 운영하며 돌봄사각지대를 선제 발굴하기 위한 의무방문으로 돌봄의 공공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행정이 서비스를 계획하고 서비스를 연계하는 돌봄 협력체계를 구성했다.

광산구는 현재 단계별로 통합돌봄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19년에는 전국 최초 영구임대아파트 생활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고령·1인 가구 비율이 높고 고립감과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했다.

이듬해에는 돌봄, 주거, 일자리, 의료, 공동체 등 시민 삶 전반을 아우르는 복지 대책을 마련했다. 2021년에는 광주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조례 제정, 입주민 중 관계 단절로 우울증을 앓거나 은둔형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마을활동 참여를 돕는 사회활동 촉진수당을 신설했다. 보건·의료와 돌봄·복지의 민관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민관협력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도 설립했다.

취약계층 의료 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마을건강센터를 운영해 마을형 커뮤니티케어 모델을 구축하면서 돌봄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이웃이 이웃을 살피는 마을공동체의 안착을 위해 노력했다.

광산형 통합돌봄은 빈틈없는 전 생애주기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망을 마련해 시민 누구나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세웠다.

박병규 청장은 “지난 수년간 축적된 복지 역량으로 광산구만의 통합돌봄 모델이 시민의 삶에 정착했다”며 “언제,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민·관 협력 상생 모델…돌봄 사회화

광산구는 민관의 유기적 협력을 기반으로 행정·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동강대학교와 청춘월담(越談) 업무협약을 체결해 대학생이 통합돌봄 현장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복지정책 수립 의견을 반영하는 등 지역사회 밀착형 위기 발굴 안전망에 힘을 불어넣었다.

호남대 간호학과와 함께 재가 의료급여대상자의 지역사회 성공적 정착 지원 및 건강관계망 형성을 위한 건강 산책, 자연 보호 활동 등을 추진하며 건강관계망도 구축하고 있다. 10월에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와 함께 종교단체 네트워크를 구성해 위기 발굴 안전망 구축에 힘을 보탰다.

협력 관계를 구축한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우산권역 중심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에게 의사-간호사-작업치료사-치위생사-사회복지사 등이 의료복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직접 방문진료, 방문재활, 영양지원 서비스 등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사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건강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건강약자의 병원이나 약국 이용 등 모든 과정을 동행해 케어하는 휴블런스(휴먼+앰뷸런스) 사업도 운영 중이다.



△통합돌봄으로 생긴 변화

우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A씨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뇌병변장애인 1인 가구다. 그는 1998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다 가족에게 버림 받고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요양병원에서 특별한 의료적 처치도 없이 25년간 ‘사회적 입원’ 중이었다.

A씨는 2022년 11월 광산구 통합돌봄을 받아 케어안심주택 제공과 병원동행 휴블런스 연계를 통해 사회와 마주 서게 됐다. 이를 통해 광산형 통합돌봄 식사 지원, 일상생활 지원, 방문진료 서비스도 받았고 현재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A씨는 “통합돌봄 덕분에 플로리스트 자격증도 따고, 한글 공부도 하고, 많은 소망이 생겼다”며 “지하철도 타고 바다도 가고 자녀들에게 맛있는 밥도 해주고 싶다. 통합돌봄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첨단1동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의 노부부는 어렵사리 고향인 한국에 돌아왔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공적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70세가 넘은 고령이자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을 대신해 부인이 벌이에 나서야 했지만 여유가 없는 탓에 병원비는 물론 월세까지 밀리는 등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이에 광산구는 노부부가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광산형 통합돌봄 일상생활 지원과 식사 지원, 자립을 위해 자격증 수강료 지원, 민간 연계를 통한 안부 살핌 및 정서적 지원 등을 제공했다.



△주민주도 상호돌봄망 ‘1313 이웃살핌’ 확대

광산구는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는 주민주도 상호돌봄망 ‘1313 이웃살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1313 이웃살핌’ 사업은 이웃지기 1명이 위기가구 3세대를 발굴하고, 위기가구 1세대에 이웃 단짝 3명을 연결해 주민 스스로 위기 이웃을 돌보며 사회적 고립과 단절을 해소한다.

광산구와 광산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복지관, 시니어클럽, 자활센터, 선한기업100+ 원탁회의, 호남대학교 등이 협업하며, 지역 140여기업이 참여한 선한기업100+ 원탁회의가 모든 사업비를 후원한다.

이들은 집안에서만 생활하던 30대 장애인 남매가 세상 밖으로 나온 이야기, 부모 사망 후 홀로 떠돌다 폐가에서 발견된 주민에 대한 긴급 지원 등 그동안 ‘1313 이웃살핌’ 사업 성과를 돌아보며, 사업 추진 시 어려웠던 점, 참여자 애로사항 등을 나누고 개선을 위한 의견을 공유했다.

현재 광산구는 사회적 고립가구 집중 거주지역 12개 동을 우선 선정해 사업을 진행 중으로, 116명의 이웃지기가 108명의 고립가구를 돌보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광산구 21개 동 전체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커뮤니티 헬스케어…100세 시대 설계

광산구는 취약계층 밀집 지역에서 출발한 사회서비스 사례와 성과를 종합해 지역사회 전체로 확장하는 광산형 통합돌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광산형 통합돌봄으로 1898명이 혜택을 받았다.

광산구는 올해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점을 고려해 100세 시대의 선제적인 대응을 위한 ‘커뮤니티 헬스케어’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 헬스케어는 가족과 이웃이 있는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 안에서 마지막까지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돌봄이 결합된 보편적 통합돌봄 시스템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촘촘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광산구의 핵심 사업이다.

광산구는 2023년 9월 광주테크노파크에서 주관한 ‘라이프로그 건강관리서비스 운영’ 사업에 선정되면서 총 3년간 8억원의 사업비를 받아 최첨단 인공지능(AI) 관리 장비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최첨단 AI 관리 장비, 실증 헬스케어 장비로 시민의 신체·정신적 건강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고 개인 맞춤형 처방으로 적절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연계해 지원한다.

이외에도 사회적 처방 네트워크를 구성해 건강활동가를 양성하고, 의사 또는 간호사가 환자에게 의약품만을 처방하는 것이 아닌 사회서비스를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해 자가건강관리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사회적 처방은 스트레칭·걷기 등 운동처방, 식단처방, 고립·우울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 복지서비스 연계 등으로 구성됐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해 영구임대에서부터 시작된 사례와 성과를 종합해 광산구 전역으로 확장한 광산형 통합돌봄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광산구민이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은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예방적 돌봄의 설계도를 제시해 사회의 약자가 양극화와 불평등에 영향받지 않고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정호 기자 ljh4415@gwangnam.co.kr
특집 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