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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고립의 호남…다시 ‘정치 중심으로’
4.10 총선 결산과 과제…호남 정치 복원 급부상
민주 싹쓸이·초선 일색…중진·대권주자 실종
당선인들 계파 넘어 원팀으로 정치·국정 주도

2024. 04.23. 18:35:38

23일 오후 광주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열린 ‘제22대 광주·전남 국회의원 당선인 합동 축하 인사회’에 강기정 광주시장과 당선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4·10 총선이 끝나면서 광주·전남 정치권의 화두로 ‘호남 정치 복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이 이미 오래전부터 민주당 등 중앙 무대에서 변방으로 밀려나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도 현역 물갈이와 초선들의 대거 입성으로 정치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다.

이에 따라 제22대 국회에 입성하는 광주·전남 당선인 18명에게는 ‘호남 정치 복원’이 어깨에 짊어져야 할 책임이자, 당면 과제라는 지적이다.

23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호남지역은 별다른 이변 없이 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은 4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광주·전남 18석과 전북 10석 등 지역구 28석 전 의석을 싹쓸이하면서 ‘텃밭’임을 입증했다.

광주·전남 당선자 18명 중 11명은 초선이고, 특히 광주지역은 현역의원 8명 중 7명이 교체되면서는 무려 초선이 7명에 달한다.

이처럼 광주·전남의 현역의원 교체 비율이 높은 이유는 총선 때마다 당 대표 및 지도부와 줄이 있거나 친분이 있는 인사가 낙점을 받는 ‘계보 정치’ 때문이다.

당대표나 지도부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선택을 받다 보니 호남지역 내 다선 의원의 씨가 마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번 총선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물갈이는 ‘호남 정치력’의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나 정당의 경우, 다선 의원 우선으로 상임위 배정은 물론이고 위원장과 간사, 그리고 당 지도부가 정해진다.

이 때문에 초선의원 비율이 높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주요 상임위 위원장 선정이나 당 지도부 등의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1대 국회에서 광주·전남은 상임위 간사는 전혀 맡지 못했고, 그나마 하반기에 지도부의 배려로 재선 의원(서삼석)이 예산결산특별위 위원장을 맡은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도 초선 일색인 광주·전남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선출직 최고위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재선의 송갑석(광주 서구갑)·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이 호남 몫으로 최고위원 경선에 도전했지만 지도부 입성에는 실패했다.

더욱이 광주·전남은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물론이고 민주당 내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호남 정치의 위상은 사실상 바닥, 그 자체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수도권 기반 정당으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민주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의 영향력이나 존재감이 미력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호남은 그동안 모든 선거에서 정국의 방향타 역할을 해 왔지만, 이번 선거기간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13일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전국을 누비며 구두 굽이 떨어져 나간 민주당 이재명 대표(66곳)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136곳)은 단 한 차례도 광주·전남을 찾지 않았다. 이는 일찌감치 민주당의 석권이 예상된 만큼 공을 들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호남 위상의 추락은 지역 내 대권 주자의 부재와 같은 요인에서 비롯된다.

광주·전남 출신의 대선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뚜렷하게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한화갑(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2012년 박준영(통합민주당 대선후보), 2017년 박주선(국민의당 대선후보), 2021년 이낙연(민주당 대선후보) 전 대표 이후 거론되는 대선주자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선출된 당선인들은 호남 정치 복원을 당면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호남 정치 부활을 위해서는 계파를 뛰어 넘는 ‘호남 원팀’ 구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호남 정치의 근간에는 민족적 결기와 저항 정신이 있고 정의를 위해 권력과 기득권에 맞서는 것이 호남정치의 본령이다”며 “당 대표 등 계파에 줄 서고 금배지 한 번 더 달겠다고 본인의 이익만 찾는다면 호남은 더욱 소외되고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한때 호남은 민주당 그 자체였고, 민주당 지도부에 입성하려면 호남인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으나, 지금의 호남 위상은 바닥으로 추락했다”며 “당선인들은 정치철학과 담론을 만들어 지역 내 협업 체계를 구축해 정치와 국정 운영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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