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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올림픽서 존재감 증명한 ‘광주비엔날레’
■미술로의 여행 여기는 베니스비엔날레
14회 전시 참여작가 ‘마타아호 컬렉티브’ 황금사자상 수상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국가관 감독·메인작가 광주 거쳐가
평생공로상 수상자도 참여작가 출신…이스라엘관 등 ‘눈길’

2024. 04.23. 18:18:29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 마오리족 직조 작품 ‘투아키리키리’를 출품했던 마타아호 컬렉티브가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2024-2025 한·이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지난해 11월 선포한 뒤 맞은 올해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20일∼11월 24일 총감독 아드리아노 페드로사 주제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또는 '모두가 이방인 Foreigners Everywhere' 88개국 작가 330여명(팀) 참여) 현장에서는 광주비엔날레와의 깊은 인연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국가관은 아시아 최고의 비엔날레로 평가받는 광주비엔날레의 영향력이 작지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가 내세우고 있는 주제의 내면에는 이민자와 망명자, 성소수자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광주정신이 표방하는 본질적 맥락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이민자와 망명자라는 서사에는 서구 강대국의 식민 지배와 원래 대대로 살던 터전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원주민 등의 문제를 담고 있고, 주류로부터 벗어난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서다. 광주 역시 전라도의 중심으로서 역사상 주류로 벗어난 기억을 함유하고 있으며, 권력으로부터 늘 소외됐고 탄압을 받아 희생을 치렀던 5·18민중항쟁의 거대 담론이 있기에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가 표방하고 있는 주제와 맥락을 함께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지난 20일 개막된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는 황금사자상 수상작가가 광주를 거쳐간 작가인데다 한국관을 비롯해 일본관 등의 국가관 예술감독과 메인작가 등 광주비엔날레 출신들이 다수 포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자르디노 공원 내 미국 국가관을 찾은 방문객들.
먼저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 황금사자상 수상자로 거명된 ‘마타아호 컬렉티브’는 네 명의 마오리 여성들로 구성된 협업 공동체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출신들이다.

이들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3전시실에서 화물 고정끈 같은 실용적 재료를 통해 마오리족의 전통 직조 기술을 동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활용한 작품 ‘투아키리키리’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자르디노 공원 안 국가관을 찾은 방문객들
본전시에 마타아호 컬렉티브가 있다면, 국가관에는 한국관 등이 광주비엔날레 인맥들이다.

이번 국가관은 도보로 10여분 정도 떨어진 지아르디노(이하 자르디노) 공원과 아르세날레 전시관으로 분산돼 진행중이다. 자르디노 공원에는 29개 국가관이, 아르세날레 전시관에는 24개 국가관이 설치돼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자르디노 공원 내 국가관은 대체적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 강대국 국가관이 집중돼 있다. 이중 광주비엔날레와 인연이 있는 국가관은 한국관을 비롯해 일본관과 싱가포르관 등이 꼽힌다. 이들 국가관은 광주비엔날레의 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공간들로 손색이 없다. 그만큼 이곳 국가관에는 광주비엔날레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는 이야기다.

‘향기’를 매개로 한 촉각에 대한 실험의 장을 표방한 구정아 작가의 작품으로 꾸며진 한국관은 덴마크 출신의 야콥 파브리시우스(덴마크 아트 허브 코펜하겐 관장)와 공동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이설희(덴마크 쿤스트할 오르후스 수석 큐레이터)씨가 광주국제큐레이터 코스 이수자 출신이다.

향기를 매개로 하기 때문에 다소 추상적이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지만 그 접근과 이해방식을 놓고는 여러 해석을 낳게 만들고 있다. 이는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데 그동안 집중해온 구 작가의 실험으로 인해 기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건물 전체가 흰색으로 칠해진 일본관 전경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및 볼리비아관이 나란히 서 있어 생경하다.
자르디노 공원 메인 스트리트 격에 해당하는 안쪽 도로 상에 위치한 일본관을 보면 더더욱 광주와의 깊은 인연을 엿볼 수 있다. 이곳은 예술감독이 직전 감독을 맡아 전시를 주도했던 ‘제14회 광주비엔날레’(2023.4.7∼7.9 주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의 이숙경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어서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해 6월 이 감독이 일본관 첫 외국인 큐레이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출품작가인 유코 모리(설치예술)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출품작가였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때 유코 모리는 소설가 한강이 2016년 펴낸 작품 ‘흰’에서 영향을 받아 설치 작품 ‘I/O’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전기를 매개로 자신이 내세우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등을 통해 신호화, 표현했다.

일본관은 한국관에 가기 전 자리하고 있다. 한국관이 통유리를 크게 써 조립식 건축물 느낌이 난다면 일본관은 전체 건물 도색을 흰색으로 한 점이 외관 차이다. 이외에 싱가포르관의 메인 작가인 로버트 자오 런휘 역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출신이다.

이에 앞서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평생공로상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였던 닐 얄터, 안나 마리아 마이올리노가 수상했다.

여기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은 베니스비엔날레 재단측이 선정한 30개의 병행 전시 중 하나로 포함돼 그 비중을 직감할 수 있었다.

참여작가들이 팔레스타인들을 억류, 구금하고 있는 우파 정부에 항의 표시로 문을 닫고 있는 이스라엘 국가관.
일본관 큐레이터를 맡은 이숙경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이처럼 광주비엔날레 전시와 인연을 맺은 인맥들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국가관 중 이색적인 곳으로는 이스라엘관이다. 이스라엘관은 일반 관람객들이 전시장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출품작가들이 이스라엘에서는 진보 예술가들로 꼽히는데 이들이 자국 정부가 구금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출신 억류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아예 외부에 이들 예술가들이 ‘영업하지 않습니다’를 포스터로 제작, 부착해 이스라엘 우파 정부를 항의하고 있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문이 닫혀져 있어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을 뿐이다. 또 러시아관과 볼리비아관이 나란히 자리해 그 사연에 눈길이 가고 있다. 러시아관을 보면 우크라이나가 상상이 돼 더더욱 그런 유추를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가관 중 캐나다관 등은 전쟁 같은 직접적 이슈와는 상관없지만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는 국가관으로 떠올랐다.


이탈리아 베니스=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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