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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세계 실상·현시대 삶 깊게 천착
남길순 두번째 시집 ‘한밤의 트램펄린’

2024. 04.22. 16:33:42

‘한밤의 트램펄린’

전남 순천 출생 남길순 시인이 두번째 시집 ‘한밤의 트램펄린’을 창비시선 497번째 권으로 펴냈다.

시인은 첫 시집 ‘분홍의 시작’에서 개인적 서사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번 시집에서는 개인적 서사를 초탈했다. 평자들은 뭇 생명들의 실상을 탐색하며 탄생과 성장의 서사를 전개했던 데 비해 이번 시집에서는 성장 이면의 세상으로 서사를 확장시키며 몸과 삶의 흐름이 끊기고 성장이 정지된 세계의 실상과 고통스러운 죽음과 소멸에 직면한 현대인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포착한다고 풀이한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웅숭깊은 사유와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과거와 현재, 타자와 자아의 교감 속에서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역사의 진실을 찾아가는 수많은 ‘나’들의 ‘몸-삶’의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가 하면, 섬세한 감수성과 함축적인 언어들이 문장과 문장 사이의 풍부한 여백 속에서 극대화되며, 선명한 묘사와 세련된 은유와 상징 등이 어우러진 시편들이 묵직한 울림을 준다.

시인은 뭇 생명들이 서로에게 고통 혹은 죽음으로 전이되는 비애의 순간을 감각적인 이미지와 직설적인 표현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에 대한 통찰과 냉철한 역사 인식 또한 시집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들로, 순천 출신인 그에게 ‘여순사건’에 관한 시편들은 각별하게 읽힌다.

시인은 ‘바위와 여자가 둥둥 떠내려가던 날//온 천지에 사람이 울고 개구리가 울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초파일에 비’ 일부)거나 ‘포승에 엮인/청년 여섯이/총부리 앞에 서 있다’(‘흰 까마귀가 있는 죽음의 시퀀스’ 일부), ‘묵직한 어떤 사건’이 떠오르고 ‘어디서 스무발이나 서른발쯤/총소리가 들려온다//흰 벽에 걸려 있던 폴라티가/축 늘어진다’(‘구례’ 일부)라고 노래한다.

남길순 시인
이번 시집은 ‘문학을 쓸고 문학을 닦고’를 비롯해 ‘소나무 아래 종이비행기를 묻고’, ‘타투 안으로 들어온 새’, ‘맑은 종소리가 천천히 네번 울린다’ 등 제4부로 구성됐다.

문학평론가 김수이씨는 해설 ‘흐르는 몸-삶-사랑’을 통해 “분홍의 우주는 따로 존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차원의 수많은 몸이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생명의 흐름이자 사랑의 흐름”이라면서 “가족과 이웃, 과거와 현재, 개인과 역사, 설화적 세계와 현대적 일상, 기억의 삶과 망각의 삶 등을 넘나들며 우리를 초대하는 곳은 바로 이 생명과 사랑이 흐르는, 흘러야 하는 곳”이라고 평했다.

남길순 시인은 2012년 ‘시로 여는 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 시집 ‘분홍의 시작’, 합동시집 ‘시골시인-Q’ 등이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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