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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시론

설 민심에 정치권이 답해야 민주주의다
위인백 사)한국인권교육원 이사장

2024. 02.19. 16:50:59

[광남시론] 민족의 대명절인 설 민심은 전반적으로 경기 불황에 물가 하나 잡지 못하면서 민생만 외치는 정치권에 대한 원망과 함께 경제를 살려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바랐다. 또한 4월 총선에 따른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의 평가를 하면서도 정작 이 나라의 주인이 자신들임에도 그동안 투표를 잘못한 결과에 따른 부조리한 국정의 난맥상에 대해선 아무런 성찰이 없음이 안타까웠다.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을 쉽게 욕하면서도 그런 사람들을 뽑은 자신들에 대해선 무책임한 입장이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것이다. 모두 정치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비난하면서도 우리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비롯한 위정자들을 똑바로 선출했으며, 그들이 소명 의식을 갖고 직무수행을 제대로 하도록 철저하게 감시했는가를 되돌아봐야 한다.

얼마 전 따박따박 말대답 잘하는 검찰 출신 장관이 어느 날 갑자기 집권당의 비대위원장이 돼 전국을 누비며 선거를 의식한 공약 중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직역이기 때문에 봉급을 중상위권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획기적인 발표를 했다. 이러한 공약은 구체적으로 의원들이 얼마의 세비와 특권을 누리는지 밝히진 않았으나 일단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적 관심을 가졌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의 무반응으로 흘려버리고 있다.

국회의원은 우리를 대변해서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법을 제정하고, 국가예산심의와 국정감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이들이 얼마의 세비와 특권을 누리고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우리 국민은 헌법이 보장한 주인의식을 갖고 꼼꼼히 살피고 주장할 권리가 있다.

공직자는 특권을 누리거나 사익을 추구해서도 안 된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변자이면서 국민의 공복이다. 쉬운 말로 국민의 머슴인 것이다. 이런 국회의원의 연봉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약 3.6배로 미국·일본보다 높은 수준의 세비와 특혜를 받으면서 올해 의원 세비도 1.7% 오른 1억 5700만 원이며,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1300만원 꼴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연봉 외에 의정 활동비라고 해서 1억 2000만 원이나 받고, 입법 및 정책개발비, 정책자료 발간 및 의원 정보 홍보비, 업무추진비, 사무실 소모품비, 의원 차량 유지비 등 셀 수도 없으며 중복되는 것도 허다하다. 이와 별도로 후원금도 매년 1억 5000만원, 선거가 있는 해엔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고, 보좌진도 9명을 둘 수 있으며, 그들의 월급은 전부 국가가 부담한다. 특권 또한 180여 가지나 되고 죄를 짓고 재판을 받아도 월급이 나오며, 그들이 영향력을 발휘한 지방의원도 수족처럼 부리고 있다.

총선을 맞이해 정치지망생들에 대한 출마의 변은 대게가 국민의 삶을 지키고 불평등과 차별 없이 국민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그럴듯하게 말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한 시민단체에서 현역 국회의원 300명에게 세비를 대폭 줄이거나 특혜를 줄이는 걸 공약으로 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의했더니 7명 만이 특권 줄이는 데 동의하고 나머진 답이 없었다는 게 현실이다.

국회의원에게 충분한 세비를 주고 특혜와 특권까지 누리게 하는 것은 부정한 돈 받지 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깨끗한 정치를 하라고 했건만, 이에 상응하는 일을 하느냐가 문제이고, 심심찮게 부정으로 얼룩진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많은 국민이 정치인을 싸리비로 싹 쓸어버리고 싶다 하는 심정을 헤아려 여야를 떠나서 정쟁만 하지 말고 자기의 것을 내려놓는 희생과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우선 공천 기준부터 특권을 줄이겠다는 후보에게 가산점을 주길 촉구한다.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당명도 개혁신당으로 했으면 이러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자기혁신부터 공약하고 지지를 호소하면 아마도 상당한 국민적 지지를 받을 것이다.

다변화된 사회에서 분야별로 전문성을 살려 국가 발전을 도모해야 할 유능한 사람들까지 블랙홀처럼 너 나 할 것 없이 죽기 살기로 국회의원을 하려고 한 현상은 의원들에게 너무 많은 특혜와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국회의원들에게 맡겨선 백년하청이다.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상설기구를 만들어 국회의원 특권 문제를 포함한 정치개혁을 논의하고 결정토록 해야 한다.

지도자들은 대안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증오를 앞세우는 증오의 정치, 헛공약, 갈라치기의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 정치를 혐오해서도 안 되지만, 이래서야 되겠는가!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인도 제고와 국정 운영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성난 민심에 정치권이 답해야 민주주의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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