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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이라도 진정어린 사과를
사회교육부 임영진 기자

2024. 01.18. 18:29:34

[취재수첩]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인 정신영(94) 할머니가 또다시 재판을 마치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18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기)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 2020년 1월에 제기한 재판이 이제서야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재판에 증인 참석해 증언한 정 할머니의 일본 생활은 끔찍했다.

1944년께 나주국민학교(현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에 가면 공부를 시켜주고 밥과 돈도 준다’는 말에 속아 만 14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학교가 아닌 아이치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였다. 이곳에서 매일 아침 7시부터 쉬는 시간 없이 페인트 작업, 알루미늄 배열, 청소 등 잔업에 시달려야 했다.

제대로 된 대우는커녕 배를 곯아가며 죽도록 일했지만, 제대로 된 월급 한 푼을 손에 쥐어 보지 못했다.

1944년 12월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강제 동원된 동료 7명(나주 2명·광주 2명·여수 2명 등)이 공장 건물더미에 묻혀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을 목도하기도 했다.

미군의 일본 본토 공습이 시작되자 매일같이 공습경보가 울렸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방공호를 찾아 도망 다니기 바빴다.

미군의 소이탄 공격으로 머물던 숙소가 불이 났을 때는 직접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불을 꺼야 했다. 배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 생을 연명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정 할머니의 얼굴에는 기쁨보다는 수심이 가득했다. 실제로 그가 뱉은 말은 “당시 소년, 소녀였던 피해자들이 이제는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남은 이에게도 떠나기 전에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이번 1심 판결로 일본 기업의 미쓰비시가 배상책임이 있음이 인정됐지만 실제 보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이제 강제동원피해자 당사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잘못은 덮는다고 덮어지는 게 아니다. 하루 빨리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은 한국 재판부의 명령을 따라 강제동원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로 가슴의 한(恨)을 풀어주길 바란다.


이번 소송에 앞선 다른 유사 소송에 비춰 일본 기업 측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송 확정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제 강제동원피해자 당사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잘못은 덮는다고 덮어지는 게 아니다. 하루 빨리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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