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운주사·소쇄원이 작품의 스승이죠"
■‘생태미술프로젝트’전 참여작가 최정화 만나보니
30년 동안 ‘홀로바이온트’ 생태예술관 전개
지역 미술대생과 해안 청소하며 협업 의미
쓰레기 예술소재로 작품화…워크샵 성료도
입력 : 2023. 09. 24(일)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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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 설치된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최정화 작가
“광주와는 2002년 비엔날레를 통해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사이 예전에 있었던 쿤스트할레 등 크고 작은 인연을 맺어왔습니다만 어쨌든 올해 21년이 됐죠. 그로부터 저는 제 작품의 스승이 고창과 화순의 고인돌, 운주사, 소쇄원이라고 봅니다. 제 작품에 끼친 영향이 작지 않았죠. 이번 전시 역시 광주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생각했구요.”

광주시립미술관이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으로 마련해 지난 8월23일 개막, 오는 12월31일까지 본관 제1~2전시실, 로비 및 야외에서 열고 있는 ‘생태미술프로젝트’전의 첫 번째 워크숍인 ‘홀로바이온트’(Holobiont)가 23일 오후 2시 본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가운데 만난 최정화 작가는 소감을 이처럼 밝혔다.

30년 동안 ‘홀로바이온트’라고 하는 생태예술관을 전개해온 작가의 이번 전시는 ‘나는 너를, 너는 나를’이라는 타이틀로 전남대·조선대·목포대 미술전공 학생 26명과 함께 전남 남해안 해안 청소를 한다는 마음으로 그곳에서 채집한 부표나 스티로폼 등을 통해 작품을 구현한 것이다. 미래 지역미술을 이끌 전공학생들에게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참여형 프로젝트로 구현된 ‘나는 너를, 너는 나를’은 ‘해안 쓰레기를 수거하는 보물 채집을 지역 학생들과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로 철저하게 협업의 의미를 살리면서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설파하고 있다. 버려진 쓰레기가 예술소재로 작품화될 수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한 셈이다.

워크숍 모습(왼쪽부터 소설가 최영·참여작가 최정화·피처 에디터이자 ‘내 곁의 미술’ 저자 안동선)
로비에 설치된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최정화 작가
“전라남도 남해안을 대상으로 해안 청소를 해야 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출발점이 됐습니다. 버려지는 쓰레기도 하나의 생명이기에 제 입장에서는 보물 채집을 한 것이죠. 전남대와 조선대, 목포대 미술전공 학생들과 함께 해 더 보람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는 함께 무언가를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과 자연이 더불어 운주사 천불천탑을 만들었듯 채집한 부표로 우리 환경의 현주소를 제시해보고자 했죠.”

작가는 이에 앞서 주제로 내세운 ‘나는 너를, 너는 나를’에 대해 ‘너 없는 나도 없고, 나 없는 너도 없다’라는 ‘홀로바이온트’의 예술철학으로 전생명체, 온생명체라는 뜻이다. ‘너 없는 나도 없고, 나 없는 너도 없는’ 즉 인간과 환경, 인공과 자연 사이를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이 개념을 전제 하에 인간과 환경, 인공과 자연 사이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작품에 투영, 구현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작가는 실제 ‘스티로폼 작가’로도 불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환경에 대한 작가만의 해석에는 중심이라는 개념의 해석이 투영돼 있다. 중심이 뜻하는 여러 개념들을 정확히 파악해야 더 넓게 이해의 폭을 가져갈 수 있다. 아울러 재료들이 폐기품들이어서 보존에 대한 의사를 밝히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중심은 고정된 것이 아니죠.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날리고 끌리며 성기는 것이 있다면 얽히고 설켜 있는 게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중심이 아니듯 인간이 중심이 아니라 환경이 중심이고, 그 전체가 중심이죠. 그리고 전시 후 해체해야 하는데 해양박물관이나 제주 등지에서 보존해주거나 아니면 해외 전시가 열리면 좋겠는데, 그도 저도 안되면 광주시립미술관이 보존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듯 합니다.”

특별가야금 공연 모습
워크숍 대담에 앞서 열린 25현 가야금 연주자이자 전통 음악 창작자인 서정민의 25현 가야금의 ‘모든 것은 빛나리’ 특별 공연은 화순 운주사를 배경으로 한 최정화 작가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곡이어서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미술관에 들어서면 1층 로비에 스티로폼으로 구현한 운주사의 천불천탑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설치 과정에서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설치돼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흔들거리는 거대 배추가 설치됐고, 미술관 옥상에는 7m 크기의 무가 설치돼 장관을 이루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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