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구성 지양…시민 속 문학관 돼야
■22일 개관 ‘광주문학관’에 바란다
전시·창작·교육공간 구성…상설전은 5개 주제관
광주시 직영 초대 관장은 행정직 인사 발탁 예상
"서정문학 결집체…저항문학 특화 도서관 돼야"
전시·창작·교육공간 구성…상설전은 5개 주제관
광주시 직영 초대 관장은 행정직 인사 발탁 예상
"서정문학 결집체…저항문학 특화 도서관 돼야"
입력 : 2023. 09. 18(월) 12:50

광주문학관 전경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문학공간이 부재해 아쉬움을 더해왔던 광주문학의 거점이 마련된다. 광주문단의 오랜 숙원사업인 광주문학관이 22일 오후 2시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동안 광주문단은 광주문학관 개관을 위해 광주문인협회와 광주전남작가회의가 힘을 합쳐 준비위를 발족, 운영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에 개관하는 광주문학관은 명실상부한 광주문학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문학 향유 거점 공간으로 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문인들로부터 광주문학관의 조직 구성과 발전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를 정리 소개한다.
광주문학관은 크게 문학관장 선임과 운영위원회 및 콘텐츠 구성이 향후 성공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중 관장 선임 건은 문단 간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을 불식시키는 등 여러 운영상의 묘를 살리기 위해 문학관 조례를 제정, 최소 몇년 동안은 광주시에서 직영하기로 하고 행정직 인사가 맡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침은 직영이라는 이유로 광주문학의 정서와는 너무 상이하게 이율배반적 흐름을 탈 경우 문단의 비판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어 운영위원회는 대개 10명 안팎에서 문인협회외 작가회의 등의 추천으로 구성되는데 이 역시 어떻게 구성해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학관장과 운영위 구성에 관한 건은 개관식 이후 구체적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분명하게 드러난 부문은 콘텐츠다. 이 콘텐츠를 읽기 위해서는 공간 구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공간구성안에 따르면 1층은 시화문화마을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는 대신, 2층에서 4층까지가 문학관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콘텐츠 핵심은 전시공간과 창작공간, 교육공간으로 구성된다. 전시공간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뉘어 운영된다. 상설전시는 광주문학 역사를 망라한 공간이며, 기획전시는 매년 주제를 바꿔가며 운영한다.
상설전시는 3층에 마련돼 광주를 대표하는 시인들인 용아 박용철(1904~1938), 정소파(1912∼2013), 다형 김현승(1913∼1975), 문병란(1935∼2015), 오월문학 등 5개의 주제관으로 운영되며, 기획전시는 개막전으로 광주문학의 역사를 영상으로 담은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구현돼 선보인다.
이같은 콘텐츠를 갖춰 출발한 광주문학관에 대해 이 지역 문인들은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포용과 화합, 광주문학 발전 도모라는 대원칙을 기본삼아 문학관에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콘텐츠는 생존 문인 보다는 작고문인 중심으로 구성할 것으로 언급했다. 생존문인을 콘텐츠 대상으로 할 경우 말썽의 요인이 커져 어려움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현재 작고문인들이 주제관 대상으로 선정돼 있기는 하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문학관은 문인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시민들에 맞출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대학 퇴임 후 타지에서 현직 문학관장을 맡고 있는 O씨(시인·전 대학교수)는 “결국 관장은 문인이 맡되 임기는 2년으로 해 순환하면 되고 특정 단체가 독식하는 것보다는 문인이 메이저든, 마이너든 처음에는 함께 가야 한다. 단체 및 문인 간 싸울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조그만한 도시 문학관 예산이 3∼4억이다. 그러나 광주는 광역시이니 만큼 최소 10억에서 20억은 돼야 한다, 아울러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단체 상임부회장을 역임한 K씨(시인)는 콘텐츠 및 접근성 강화를 문학관 성공 조건으로 꼽았다.
K씨는 “현재 상태에서는 콘텐츠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접근이 쉬워야 하는데 장소가 외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으면 그냥 건물에 그칠 것이다. 이를 위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문학활성화를 꾀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망라해 양질의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자료집합소보다는 살아서 움직이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또 문학단체 회장을 역임한 J씨와 C씨는 융복합형 운영과 장르 간 균형 및 저항문학 특화도서관 지향을 촉구했다.
J씨는 “뭐니해도 문학이 중심이 돼야 한다. 문학향유 역시 다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융복합형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시는 지원하되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C씨(소설가·전 대학 교수)는 “광주정신을 담보하되 저항문학 특화 도서관이 돼야 한다. 백화점식 문학관은 안된다. 지역화와 세계화를 다 성취하려면 민중문학과 5·18밖에 없다. 기계적 중립을 지양하면서 장르 간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다 광주 최대 예술조직 수장을 맡으면서 문학단체 회장을 역임한 원로 L씨(시인)는 광주보다 훨씬 작은 지역에도 문학관이 있는데 광주만 부재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L씨는 “회장 재임 시절 4년 동안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해 전임 시장 때 문학관 건립이 결정됐다. 광주는 역사적 문학작품이 많은 만큼 이를 반영하면서 철처하게 시민 속의 문학관이 돼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문학발전을 위해 복잡했던 지난날은 잊고 시민들이 문학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자 서정문학의 결집체가 되기를 학수고대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광주에 머물 당시 문학단체 대표를 맡아 광주문학관 개관 초기 많은 힘을 기울인 서울 소재 문학단체 사무총장 P씨(시인)는 5·18의 숭고한 정신을 문학적으로 살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P씨는 “광주문학관을 위해 4∼5년 동안 진짜 고생을 했다. 광주문학관은 다른 지역 문학관과는 달리, 그 의미가 크다. 5·18정신을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하거나 미래 5·18정신을 담보해 문학적으로 잘 모색한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문학관이 문인들 것만은 아닌 만큼, 시민들을 문학으로 매개해 그 역할과 의미가 확장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광주시 담당자는 “향후 전시콘텐츠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문학과 문학단체를 알아볼 수 있도록 검색기능이 반영된 키오스크를 구축하기로 하고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면서 “앞으로 문단 간 이견을 계속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문학관은 크게 문학관장 선임과 운영위원회 및 콘텐츠 구성이 향후 성공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중 관장 선임 건은 문단 간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을 불식시키는 등 여러 운영상의 묘를 살리기 위해 문학관 조례를 제정, 최소 몇년 동안은 광주시에서 직영하기로 하고 행정직 인사가 맡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침은 직영이라는 이유로 광주문학의 정서와는 너무 상이하게 이율배반적 흐름을 탈 경우 문단의 비판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어 운영위원회는 대개 10명 안팎에서 문인협회외 작가회의 등의 추천으로 구성되는데 이 역시 어떻게 구성해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학관장과 운영위 구성에 관한 건은 개관식 이후 구체적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분명하게 드러난 부문은 콘텐츠다. 이 콘텐츠를 읽기 위해서는 공간 구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공간구성안에 따르면 1층은 시화문화마을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는 대신, 2층에서 4층까지가 문학관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콘텐츠 핵심은 전시공간과 창작공간, 교육공간으로 구성된다. 전시공간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뉘어 운영된다. 상설전시는 광주문학 역사를 망라한 공간이며, 기획전시는 매년 주제를 바꿔가며 운영한다.
상설전시는 3층에 마련돼 광주를 대표하는 시인들인 용아 박용철(1904~1938), 정소파(1912∼2013), 다형 김현승(1913∼1975), 문병란(1935∼2015), 오월문학 등 5개의 주제관으로 운영되며, 기획전시는 개막전으로 광주문학의 역사를 영상으로 담은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구현돼 선보인다.
이같은 콘텐츠를 갖춰 출발한 광주문학관에 대해 이 지역 문인들은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포용과 화합, 광주문학 발전 도모라는 대원칙을 기본삼아 문학관에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콘텐츠는 생존 문인 보다는 작고문인 중심으로 구성할 것으로 언급했다. 생존문인을 콘텐츠 대상으로 할 경우 말썽의 요인이 커져 어려움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현재 작고문인들이 주제관 대상으로 선정돼 있기는 하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문학관은 문인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시민들에 맞출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대학 퇴임 후 타지에서 현직 문학관장을 맡고 있는 O씨(시인·전 대학교수)는 “결국 관장은 문인이 맡되 임기는 2년으로 해 순환하면 되고 특정 단체가 독식하는 것보다는 문인이 메이저든, 마이너든 처음에는 함께 가야 한다. 단체 및 문인 간 싸울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조그만한 도시 문학관 예산이 3∼4억이다. 그러나 광주는 광역시이니 만큼 최소 10억에서 20억은 돼야 한다, 아울러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문학관 전경
K씨는 “현재 상태에서는 콘텐츠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접근이 쉬워야 하는데 장소가 외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으면 그냥 건물에 그칠 것이다. 이를 위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문학활성화를 꾀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망라해 양질의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자료집합소보다는 살아서 움직이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또 문학단체 회장을 역임한 J씨와 C씨는 융복합형 운영과 장르 간 균형 및 저항문학 특화도서관 지향을 촉구했다.
J씨는 “뭐니해도 문학이 중심이 돼야 한다. 문학향유 역시 다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융복합형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시는 지원하되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C씨(소설가·전 대학 교수)는 “광주정신을 담보하되 저항문학 특화 도서관이 돼야 한다. 백화점식 문학관은 안된다. 지역화와 세계화를 다 성취하려면 민중문학과 5·18밖에 없다. 기계적 중립을 지양하면서 장르 간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다 광주 최대 예술조직 수장을 맡으면서 문학단체 회장을 역임한 원로 L씨(시인)는 광주보다 훨씬 작은 지역에도 문학관이 있는데 광주만 부재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L씨는 “회장 재임 시절 4년 동안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해 전임 시장 때 문학관 건립이 결정됐다. 광주는 역사적 문학작품이 많은 만큼 이를 반영하면서 철처하게 시민 속의 문학관이 돼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문학발전을 위해 복잡했던 지난날은 잊고 시민들이 문학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자 서정문학의 결집체가 되기를 학수고대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광주에 머물 당시 문학단체 대표를 맡아 광주문학관 개관 초기 많은 힘을 기울인 서울 소재 문학단체 사무총장 P씨(시인)는 5·18의 숭고한 정신을 문학적으로 살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P씨는 “광주문학관을 위해 4∼5년 동안 진짜 고생을 했다. 광주문학관은 다른 지역 문학관과는 달리, 그 의미가 크다. 5·18정신을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하거나 미래 5·18정신을 담보해 문학적으로 잘 모색한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문학관이 문인들 것만은 아닌 만큼, 시민들을 문학으로 매개해 그 역할과 의미가 확장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광주시 담당자는 “향후 전시콘텐츠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문학과 문학단체를 알아볼 수 있도록 검색기능이 반영된 키오스크를 구축하기로 하고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면서 “앞으로 문단 간 이견을 계속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