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맛과 멋, 그리고 조달
노배성 광주지방조달청장
입력 : 2023. 09. 05(화) 11:19

노배성 광주지방조달청장
[특별기고] 남도(南道)는 예로부터 맛과 멋의 고장이다. 전국을 둘러보았지만 음식 맛과 자연경관은 단연 으뜸이다. 내 고향이라서 그럴까?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지난 3월의 마지막 날, 따뜻한 봄날, 지역 전통주로 유명한 해남의 해창주조장을 찾아갔다. 해창주조장은 1927년 개업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입구로 들어서니 커다란 사이즈의 해창막걸리 18도 병이 우리 일행을 맞아준다.
주조장은 근대적인 가옥형태였다. 조금 발걸음을 옮기면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무려 40여종의 수목이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정원 중앙에는 연못까지 있어 문득 다른 세계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정원 중앙을 지나면 작은 종이 보이는데 이 종은 백제의 주조장인 주신(酒神) 수수보리(須須保利)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누룩으로 술 빚는 방법을 일본에 전해주어, 일본 사케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한다.
고대 일본 천왕이 수수보리가 빚은 술을 마시고 나서 ‘수수보리가 빚은 술에 내가 취했네! 마음을 달래주는 술, 웃음을 주는 술에 내가 취했네’라는 시를 읊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 종을 세 번 치면 주신이 건강과 행운을 준다고 한다. 해창주조장에 가면 꼭 종을 쳐보시기를 바란다. 필자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바람으로 종을 쳐보았다. 종 바로 아래에 비석이 하나 있었다. 비석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황국신민서사탑’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70년후 바로 주조장 연못에서 파냈다고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알림 문구에 절로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해창 주조장 대표는 우리 일행을 시음장으로 안내했다. 해창막걸리의 맛은 걸쭉하고 진한 맛이 났다. 유기농 찹쌀의 감칠맛과 멥쌀의 센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어렸을 적 먹어보았던 농주(農酒) 맛, 바로 고향의 맛이 느껴졌다.
해창막걸리는 현재 막걸리계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며 소비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지난 6월말 지역 전통주인 해창막걸리를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했다. 공공조달영역에서 전통주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우선 합동청사에 입주한 기관에게 각종 행사 때 사용해줄 것을 부탁했다. 지역소재 공공기관이 지역 전통주를 구매하는 첫 번째 고객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지역의 맛을 대표하는 전통주, 전통식품 발굴에 진력할 계획이다.
이제부터는 남도의 멋을 찾아 떠나보자. 남도는 섬이 많다. 그 중에서도 섬이 가장 많은 1004의 섬, 신안으로 가보자. 신안군의 대부분의 섬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그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지난 7월 여행상품 개발협약을 체결한 신안군으로 향했다. 신안군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꽃 축제가 열린다. 각 섬마다 화려한 컬러의 향연이 펼쳐진다. 우선 사계절 보라꽃이 오감을 자극하는 퍼플섬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퍼플섬은 봄에 피는 라벤더 꽃, 여름의 버들마편초꽃, 가을에 아스타 국화꽃, 사계절 보라색 꽃향기로 가득한 섬이다. 2021년에는 유엔의 세계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좌도 두리마을과 반월도, 박지도를 퍼플색 다리로 연결했다. 퍼플교에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담겨있다고 한다. 평생을 박지도에서 살아온 김할머니가 계셨는데, 그분의 소망이 ‘두발로 걸어서 육지로 나오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소망을 접한 신안군이 2007년에 목조교를 놓아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번에 3개의 섬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마을지붕, 식당건물, 심지어 철탑까지 모두 보라색이다. 보라색 스카프, 보라색 모자, 보라색 신발 등을 신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퍼플섬 여행의 백미는 퍼플교를 지나는 것이다. 제대로 즐기려면 만조 때 맞춰가는 것이 좋다. 푸른 하늘과 바다, 보라색 섬, 따스한 햇살아래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걷는 낭만이 있다.
퍼플섬에는 아기자기한 포토 존이 여러 곳 있다. 예쁜 반달위에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나란히 앉아있는 반월도 조형물이 특히 인기다. 조롱박 모양의 박지도 조형물도 정감이 간다.
현재 신안군과 함께 사계절 꽃축제 여행상품 계약을 추진 중이다. 신안의 섬은 사계절 내내 강렬한 컬러의 섬이 된다. 꽃의 향연과 천혜의 비경이 여러분을 치유해 줄 것이다. 이후로도 남도의 맛과 멋을 조달하고자 한다.
지난 3월의 마지막 날, 따뜻한 봄날, 지역 전통주로 유명한 해남의 해창주조장을 찾아갔다. 해창주조장은 1927년 개업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입구로 들어서니 커다란 사이즈의 해창막걸리 18도 병이 우리 일행을 맞아준다.
주조장은 근대적인 가옥형태였다. 조금 발걸음을 옮기면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무려 40여종의 수목이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정원 중앙에는 연못까지 있어 문득 다른 세계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정원 중앙을 지나면 작은 종이 보이는데 이 종은 백제의 주조장인 주신(酒神) 수수보리(須須保利)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누룩으로 술 빚는 방법을 일본에 전해주어, 일본 사케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한다.
고대 일본 천왕이 수수보리가 빚은 술을 마시고 나서 ‘수수보리가 빚은 술에 내가 취했네! 마음을 달래주는 술, 웃음을 주는 술에 내가 취했네’라는 시를 읊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 종을 세 번 치면 주신이 건강과 행운을 준다고 한다. 해창주조장에 가면 꼭 종을 쳐보시기를 바란다. 필자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바람으로 종을 쳐보았다. 종 바로 아래에 비석이 하나 있었다. 비석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황국신민서사탑’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70년후 바로 주조장 연못에서 파냈다고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알림 문구에 절로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해창 주조장 대표는 우리 일행을 시음장으로 안내했다. 해창막걸리의 맛은 걸쭉하고 진한 맛이 났다. 유기농 찹쌀의 감칠맛과 멥쌀의 센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어렸을 적 먹어보았던 농주(農酒) 맛, 바로 고향의 맛이 느껴졌다.
해창막걸리는 현재 막걸리계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며 소비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지난 6월말 지역 전통주인 해창막걸리를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했다. 공공조달영역에서 전통주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우선 합동청사에 입주한 기관에게 각종 행사 때 사용해줄 것을 부탁했다. 지역소재 공공기관이 지역 전통주를 구매하는 첫 번째 고객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지역의 맛을 대표하는 전통주, 전통식품 발굴에 진력할 계획이다.
이제부터는 남도의 멋을 찾아 떠나보자. 남도는 섬이 많다. 그 중에서도 섬이 가장 많은 1004의 섬, 신안으로 가보자. 신안군의 대부분의 섬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그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지난 7월 여행상품 개발협약을 체결한 신안군으로 향했다. 신안군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꽃 축제가 열린다. 각 섬마다 화려한 컬러의 향연이 펼쳐진다. 우선 사계절 보라꽃이 오감을 자극하는 퍼플섬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퍼플섬은 봄에 피는 라벤더 꽃, 여름의 버들마편초꽃, 가을에 아스타 국화꽃, 사계절 보라색 꽃향기로 가득한 섬이다. 2021년에는 유엔의 세계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좌도 두리마을과 반월도, 박지도를 퍼플색 다리로 연결했다. 퍼플교에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담겨있다고 한다. 평생을 박지도에서 살아온 김할머니가 계셨는데, 그분의 소망이 ‘두발로 걸어서 육지로 나오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소망을 접한 신안군이 2007년에 목조교를 놓아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번에 3개의 섬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마을지붕, 식당건물, 심지어 철탑까지 모두 보라색이다. 보라색 스카프, 보라색 모자, 보라색 신발 등을 신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퍼플섬 여행의 백미는 퍼플교를 지나는 것이다. 제대로 즐기려면 만조 때 맞춰가는 것이 좋다. 푸른 하늘과 바다, 보라색 섬, 따스한 햇살아래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걷는 낭만이 있다.
퍼플섬에는 아기자기한 포토 존이 여러 곳 있다. 예쁜 반달위에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나란히 앉아있는 반월도 조형물이 특히 인기다. 조롱박 모양의 박지도 조형물도 정감이 간다.
현재 신안군과 함께 사계절 꽃축제 여행상품 계약을 추진 중이다. 신안의 섬은 사계절 내내 강렬한 컬러의 섬이 된다. 꽃의 향연과 천혜의 비경이 여러분을 치유해 줄 것이다. 이후로도 남도의 맛과 멋을 조달하고자 한다.
광남일보 @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