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날파리 보인다면 ‘비문증’ 의심해야
노화로 유리체 액화…부유물 빛 방해로 발생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젊은층서도 증가 추세
입력 : 2023. 09. 04(월) 16:59
정현호 보라안과병원 원장
성인이 돼서 눈앞에 실존하지 않지만 마치 무언가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증상을 느끼고 답답함에 안과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눈앞에 날파리 또는 아지랑이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현상을 ‘비문증’이라고 한다.

사물을 바라볼 때 먼지, 아지랑이, 머리카락, 까만 점 등 여러 모양의 이물질이 앞에서 따라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 주로 눈앞에 날파리 같은 것들이 날아다닌다고 해서 일명 ‘날파리증’이라고도 불린다. 이물질은 눈동자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움직이기도 하고 눈을 감았을 때나 흰색 배경을 보았을 때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 정도는 개인에 따라 느끼는 차이가 다르다.

우리 눈 속에는 90% 이상이 물로 채워진 유리체가 존재한다.

유리체는 본래 투명하고 젤리 같은 형태로 이뤄져 있는데, 우리 눈에 들어온 빛은 이곳을 통과한 뒤 망막에 상이 맺혀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한다.

이 유리체가 노화로 인해 액화가 돼 혼탁해지고 탄력을 잃어 부유물이 떠다니게 되는데 이때 부유물이 눈에 들어오는 빛을 방해하고 그림자가 지면서 눈앞에 무언가 아른거리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비문증은 주로 40대에서 발생하기 시작하며 50대 이상에서 7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눈의 노화현상 중 하나로 보았는데, 최근에는 노화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추세다.

젊은층의 비문증 증가 요인으로는 장시간 전자기기의 사용이나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과 같은 원인이 꼽힌다. 또한 근시가 심한 청년층에서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고도근시인 사람은 일반 사람 보다 안구의 길이가 앞뒤로 길어 유리체의 변화가 일찍 진행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생리적 비문증’이라고 한다. 다행히 이 경우 일상생활에 신경이 쓰여 스트레스를 유발하긴 하지만 시력저하나 눈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기도 하고 익숙해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도 필요하지 않다.

환자가 치료를 강력하게 원한다면 레이저나 수술 치료를 고려해볼 수는 있지만, 치료 후 합병증 문제와 백내장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굳이 권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생리적 비문증으로 시야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잠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정면을 주시하면 사라지기도 하니 환자 스스로 적응하거나 되도록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갑자기 보이는 부유물의 개수가 확 늘었다거나, 번쩍거리는 섬광이 보이는 증상이 자주 있거나, 시야 한 부분이 가려 보이는 경우, 시력이 떨어질 정도로 불편하거나 통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신속한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을 치료받고 있는 경우, 시력이 많이 나쁜 고도근시의 경우, 최근 눈에 외상을 입은 경우 비문증이 발생하면 눈의 이상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비문증은 본인 스스로가 노화현상인지, 질환이 원인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고 정확한 진단은 안과 검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처음 증상을 느끼게 됐다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말고 개수나 모양 등 증상에 상관없이 안과에 내원해서 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지름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도움말=정현호 보라안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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