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월이 왔다" 예술계 정신 계승 분주
숭고한 항쟁 되새기기…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
오월展·5·18문학상 시상식·한국노래운동 그룹 등
입력 : 2023. 05. 11(목)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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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작가회의의 ‘2022 오월문학제’ 기념 촬영 모습
연영석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는 5·18민중항쟁 기념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다.

매년 오월이 오면 5·18국립민주묘지를 막론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광장) 그리고 전국의 기념행사장에서 불리워질 것이다. 올해도 벌써 오월 행사 주간이 바짝 다가왔다. 예술계 역시 오월정신 계승을 위한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앞두고 광주 곳곳에서는 항쟁정신 계승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5·18에 대한 폄훼와 왜곡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거의 반세기에 가까이 다가오면서 이제 5·18을 직접 경험했거나 현장에 있었던 시민의 층이 얇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5·18민중항쟁에 대한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기록물에서 5·18민중항쟁을 접하고 배우기 때문에 한계가 노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예술계가 5·18민중항쟁의 정신을 되새기고 계승의 중요성을 알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미술과 문학, 음악계에서 가장 중요한 간판행사들인 오월미술제와 오월문학제, 오월음악제를 정리, 소개한다.



손병휘
△오월미술제

30여 년간 시민들과 함께 매년 광주의 오월을 함께하고 있는 ‘2023 오월미술제’(총감독 이현남)가 5월 한 달 동안 무등갤러리, 미로센터, 5·18 민주광장과 연대전시장 9곳을 포함한 광주 곳곳에서 오월미술제추진협의회 주최, (사)민족미술인협회광주지회 주관으로 펼쳐진다.

올해 오월미술제는 ‘내 삶의 주인으로서, 행동하라. 그리고 참여하라!’라는 슬로건으로, 제35회 오월전, 전문가 토크쇼, 광장(아고라)토크, 시민참여 프로그램, 연대 전시 등 다양한 내용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등갤러리에서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제35회 오월전은 ‘새날-내 삶의 주인으로서, 행동하라. 그리고 참여하라!’는 주제로 우리가 처한 현실과 상황에 대해 ‘마주할 용기’ 그리고 ‘직접적인 참여와 행동’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마련하며 이에 앞서 13일 오후 1시부터 미로센터 라운지에서는 ‘행동하라! 이제는 미시적 폭력에 대항할 때’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크쇼’가 열린다.

또 5·18이라는 거대 국가 폭력이 요즘에는 어떤 식으로 사람들에게 미시적으로 파고들고 있는지에 대해 함께 토론한다. 토론자로는 신용철 부산민주공원 학예실장, 김정희 변호사, 윤수종 교수(전남대), 박성완 청년작가, 이현남 오월미술제 총감독이 함께한다. 마지막으로 시민과 작가가 함께하는 광장(아고라) 토론이 20일 5·18민주광장에서 오전 10시30분터 진행된다.

여기다 9개의 연대전시는 오월미술의 내외연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되는 ‘오월미술, 시민과 만나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5·18 제43주년 오월특별전 ‘들불의 기록, 생동의 공간으로’ 등이 대표적으로 광주지역 갤러리들의 기획자들이 준비한 것이다. ‘오월을 주제로 한 각종 연대전시’는 다채로운 전시성찬을 차리는 만큼 시민들이 미술을 통해 갈수록 약화되는 광주정신을 되새기는데 부족함이 없다.

오월미술제에 출품돼 선보일 노주일 작 ‘오월의 눈물꽃’
△오월문학제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정양주)는 13일부터 14일까지 ‘오월항쟁 43주기 오월문학제’를 전일245빌딩 9층 다목적강당 등지에서 진행한다.

‘오월의 정의, 문학의 실천’이라는 주제로 열릴 이번 오월문학제는 13일 ‘국가폭력과 문학’에 대한 심포지움과 5·18문학상 시상식, 오월문학제에 이어 14일 5·18 사적지 탐방 및 국립 5·18민주묘지에 대한 참배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오월문학제에는 전국의 작가 3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13일 오후 2시부터 전일245빌딩 9층 다목적강당에서 열리는 심포지움은 유희석 교수(전남대 영어교육과)의 ‘국가폭력과 문학’에 대한 기조 발제와 하상일 교수(동의대 국문학과)의 ‘국가폭력과 여성적 글쓰기’, 이소(조선대·평론가)씨의 ‘증언의 재편을 위하여’ 등 발제와 토론이 이어진다.

또 올 5·18문학상 시상식은 신인상에 선정된 서나루(시)·윤대정(소설)·이아름(아동문학)에 대한 시상, 5·18문학상 본상의 영예를 차지한 김형수 작가(수상작 ‘김남주평전’)·정지아 작가(수상작 ‘아버지의 해방일지’)에 대한 시상이 각각 거행된다.

이날 오후 5시부터 본격 막이 오를 오월문학제는 정양주 회장의 인사말, 김준태 시인과 조진태 시인의 환영사, 한국작가회의 윤정모 이사장의 축사, 홍일선 경기작가회의 회장과 김창균 강원작가회의 회장의 연대사 등이 펼쳐진 뒤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한국작가회의의 입장을 담은 오월문학제 작가선언이 낭송된다. 또 조정 시인을 비롯한 전국 작가들 8명의 시낭송과 소프라노 박성경, 젊은 음악인인 ‘우물안개구리’, 국악창작그룹 ‘그루’의 공연이 펼쳐진다.

둘째날인 14일에는 금남로와 아시아문화전당 등 5·18 사적지 탐방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5·18 걸개시화전 등 감상의 순서가 이어진다.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와 민주열사 묘역에는 5·18 43주기를 맞는 한국작가회의 회원들의 걸개시화 200여 점이 지난 1일부터 설치돼 오는 31일까지 추모객들을 맞는다.

오월미술제에 출품돼 선보일 박태규 작 ‘진실을 밝히는 항쟁의 불꽃’
‘오월의 노래’ 공연 모습/(사)오월음악 제공
△오월음악제

전국 음악인들이 민주광장에 모여 5월 한 달간 펼치는 상설음악회로 오월음악제에 해당하는 ‘오월의 노래’는 오는 26일까지 매일 오후 6시(휴일은 4시)부터 5·18민주광장 상설무대에서 진행된다.

1980년 5·18민주항쟁 이후 전국의 음악인들은 민주 정신 계승과 진상규명을 위해 자발적으로 거리음악제를 열어왔다. 광주가톨릭센터(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로비 앞에서 진행된 것이 시초이며, 지난 2004년 중단됐다가 2015년 ‘오월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다시 이어오고 있다.

사단법인 오월음악이 주최·주관하는 이번 공연에는 45개 팀·400여 명이 넘는 음악인들이 포크·록·국악·연극·재즈·뮤지컬·전통연희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꾸민다.

특히 한국노래운동을 대표하는 그룹의 주역들인 연영석 윤선애 이지상 문진오 손병휘와 변함없이 광주의 오월을 지켜나가고 있는 광주노동자노래패연합 등이 참여한다.

12일에는 진보적 노래운동 단체 ‘새벽’의 전 멤버로 오랫동안 시대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노래해온 윤선애, 평화와 통일을 그리는 노래극단 희망새와 광주흥사단합창단이 무대에 서게 되고, 14일에는 천상의 목소리로 우리 사회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소프라노 김영, 대학 노래패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노래모임 다시 부를 노래, 청년 싱어송라이터 이무이가 화음을 들려준다.

이밖에 1994년 노래패 ‘좋은친구들’을 시작으로 거리와 현장에서 울림있는 메시지를 전해온 지민주, 민중음악그룹 ‘꽃다지’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조성일, 광주 포크음악거리 사직골에서 오월을 노래하는 강형원 등을 비롯해 앞서 ‘오월의 노래’ 콘테스트를 통해 발탁된 신진 뮤지션 20여 팀이 참여해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꾸민다.

공연은 유튜브 ‘상설음악회 오월의 노래’ 채널을 통해 매일 저녁 생중계된다.
고선주·정채경·김민빈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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