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최종 지향점…"편안하게 산책하며 관람을"
[남도예술인] 지역 유일 밀리터리 작가 김현송
지역 유일 무기류 작업 소재로 개인전 2회 진행 성황
유년시절 꿈 이뤄 문화재 일하면서 틈틈이 작품 구상
영광에 새 작업실·전시공간 구축 중…제3회 개인전도
지역 유일 무기류 작업 소재로 개인전 2회 진행 성황
유년시절 꿈 이뤄 문화재 일하면서 틈틈이 작품 구상
영광에 새 작업실·전시공간 구축 중…제3회 개인전도
입력 : 2022. 12. 29(목) 18:01

지역 유일 밀리터리 작가 김현송
예술의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 만약 소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하면 굉장히 단조로운 결과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엇비슷한 소재의 출현은 그만큼 예술을 생산하는 부류가 늘어나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매달리는 소재라면 그만큼 희소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해석하면 그만큼 보편적 기준에 가장 잘 부합하니까 많은 예술가들이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누군가 하고 있기에 예측가능한 작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시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무도 하지 않는 작업이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간다는 것은 그만큼 예측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유일하게 전쟁 무기류를 예술소재로 해 두 차례 개인전을 연 장본인이 있다. 전남 영광에 새로운 작업실과 야외 전시공간을 구축하고 있는 전남 담양 출생 밀리터리 설치 작가 김현송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를 하정웅미술관 카페에서 최근 만나 밀리터리 작업에 대해 들어봤다.
그의 작업은 전쟁무기류가 주대상이지만,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의외다. ‘평화’이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세상에의 염원이 노정된다. ‘평화로운 세상’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지구촌에서는 전쟁이나 내전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들 수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수많은 인명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전쟁은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 사이 재래식 무기는 급진전됐다. 살상력이 배가된 것이다.
이제 미래 전쟁은 사람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드론 등이 인간을 대신해 싸우게 되며 스위치 하나로 모두 전멸할 수 있어 그 참혹함은 보지 않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전쟁을 일으킨 쪽도, 침공을 당한 쪽도 모두 무사하지 못한 시대다. 이런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 작업에 몰두해온 그는 예술적 열정만큼은 기성 작가들 못지 않다. 늘 작업 생각에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원래 직업은 문화재수리기술자다. 1989년 문화재수리의 길에 본격적으로 입문해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올해 3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문화재청 주관의 국가기술자격증인 문화재수리기술자 역시 최연소로 패스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그가 밀리터리를 예술작업으로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의 출발은 유년기다. 그는 어린 시절 밀리터리 예술가가 되겠다는 것보다는, 밀리터리 작가에 일관되게 관심을 두고 유지해온 것이 오늘날 예술가가 된 계기가 됐다. 어린 시절의 꿈을 좀 더 현실에서 구체화시킨 것은 10여년 훨씬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 밀리터리 관련 유물이나 유품 등을 수집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수집하다보니 작은 창고가 필요했고, 이것이 더 커져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그의 무기류에 의한 작품들은 모두 한결같이 평화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한다. 평화를 안겨주기 위한 작업을 꿈꿔왔는데 그것이 실현된 셈이다. 밀리터리 작가로 진입하기까지 그는 삶의 과정에서 차곡차곡 무기류에 대한 기억들을 축적해왔다. 젊은 날 군수지원사령부에 복무할 무렵 그는 군부대 조형물을 맡아 관리했다. 이때부터 예술가들과 인연을 쌓기 시작했고, 그때 만났던 예술가들과 여전히 인연을 지속해가고 있다.
일상에서 무기 관련 체험은 모두 오늘날 그의 작업 자산이 된 것이다. 더 나아가 문화재 쪽 일을 하면서 조선대 미술대학과 연결돼 2년 간 출강했다. 강의를 하면서 배움만 받는 입장에서 직접 가르치는 입장이 돼보는 소중한 경험을 쌓기까지 했다. 제도권 미술과 더 끈끈하게 연을 맺는 발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아울러 지역의 예술가와 사석에서 많이 만나는 기회 역시 마다하지 않았다. 그때 만난 예술가들이 모두 자신에게 ‘과거에 예술 안했냐’고 물었다고 회고했다.


그때는 예술가들을 흠모했고, 그들을 따라다녔을 정도로 예술에 대한 관심은 차고 남았다. 그들의 정신세계가 궁금해 친하게 지냈던 것이 결국 작가의 길로 접어든 매개로 작용했다. 두번째 개인전을 지난해 양림미술관에서 열 당시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한 대학교수로부터 ‘국내 밀리터리 소재의 예술가 1호인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고 들려줬다. 이처럼 밀리터리 예술 작업을 하기까지 그는 관련 책을 찾아 공부를 하는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무기류는 이제 실루엣만 봐도 알 정도가 됐다. 그래서 이 부분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고 밝힌다.
“밀리터리 예술가는 있는 사실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또 그럴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나중에는 리얼리즘으로부터 더 나가야 한다는 믿음이에요. 이후 재해석을 시도할까 합니다. 이런 것이 모두 수업의 하나로 진행 중이라고 보면 돼요.”
그는 작업을 하면서 공부를 하고, 공부를 하면서 작업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밀리터리이니만큼 허구가 아닌, 실제를 바탕으로 해 여러 의미들을 전달해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작업의 최종 지향점으로 ‘평화’를 꼽는다. 개인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작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 감동을 주는 작품을 통해 궁극적 목표인 평화에 가닿겠다는 것으로 여겨졌다. 다소 힌트를 주긴 했지만 최종 메시지가 궁금했다. 다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재차 물어본 것이다.
“평화죠. 작품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려 하죠. 무기들은 더 정밀하게 발달하다보니 미래의 전장에서 인명 피해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해질 것입니다. 그러니 평화의 싹을 심어 자라게 해야죠. 전쟁 대신 사랑이 중심이 된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오겠는가요. 가수는 노래로 평화를, 전위예술가는 행위나 춤으로 평화를, 저는 저의 예술로 평화의 꼭지 한 부분을 담당했으면 해요.”
그는 향후 작업에서 무기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할 복안이다. 작품을 보자마자 사람들이 평화를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셈이다. 근래 전남 영광군 묘량면 삼효리에 개인 작업과 전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는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평화를 교감하기 위한 마음 때문이다.

설치작가들이 작품을 보관하기 위한 큰 창고가 필요하듯 작가 역시 이곳 영광 작업실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 한다. 그것 뿐 아니라 숲 속 곳곳에 설치된 작품을 통해 산책하면서 작품을 관람하고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얻어가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애초 화순 무등산 자락에 작업실이 있었지만 화재로 전소되는 바람에 새롭게 작업실을 구축하는 곳이 영광이다. 2023년 봄께 전시관람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시내 정형화된 갤러리 등 미술공간보다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편안하게 산책하며 무기 작품 관람을 가능하게 할 겁니다.”
그는 2020년 다산미술관에서 진행한 제1회 개인전 때 사실적인 무기를 재현했고, 제2회 개인전 때는 좀 더 재해석을 가미해 발전된 작품성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그는 밀리터리 아트에 진입하기 전 펜화 작가로 단체전에 출품하는 등 예술의 범주에 머물렀다.
그는 무기를 만들 때 되도록이면 원래 무기에 가깝게 만들고, 본인이 스스로 100% 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화재 쪽에서는 그의 예술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류도 있다고 전했다.
예술을 전공한 바 없지만 정신적 본업으로 끌어올린 그의 예술은 독창적이고 독보적이 돼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광주미술협회 회원이 되면서 정식 작가 반열에 올랐다. 작가 반열에 오른 그는 제3회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리얼리즘적으로 구현됐던 밀리터리 아트가 어느 방향으로 한 단계 더 진일보할지 궁금하다.
그의 작업은 전쟁무기류가 주대상이지만,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의외다. ‘평화’이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세상에의 염원이 노정된다. ‘평화로운 세상’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지구촌에서는 전쟁이나 내전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들 수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수많은 인명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전쟁은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 사이 재래식 무기는 급진전됐다. 살상력이 배가된 것이다.
이제 미래 전쟁은 사람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드론 등이 인간을 대신해 싸우게 되며 스위치 하나로 모두 전멸할 수 있어 그 참혹함은 보지 않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전쟁을 일으킨 쪽도, 침공을 당한 쪽도 모두 무사하지 못한 시대다. 이런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 작업에 몰두해온 그는 예술적 열정만큼은 기성 작가들 못지 않다. 늘 작업 생각에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김현송 작가
수집하다보니 작은 창고가 필요했고, 이것이 더 커져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그의 무기류에 의한 작품들은 모두 한결같이 평화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한다. 평화를 안겨주기 위한 작업을 꿈꿔왔는데 그것이 실현된 셈이다. 밀리터리 작가로 진입하기까지 그는 삶의 과정에서 차곡차곡 무기류에 대한 기억들을 축적해왔다. 젊은 날 군수지원사령부에 복무할 무렵 그는 군부대 조형물을 맡아 관리했다. 이때부터 예술가들과 인연을 쌓기 시작했고, 그때 만났던 예술가들과 여전히 인연을 지속해가고 있다.
일상에서 무기 관련 체험은 모두 오늘날 그의 작업 자산이 된 것이다. 더 나아가 문화재 쪽 일을 하면서 조선대 미술대학과 연결돼 2년 간 출강했다. 강의를 하면서 배움만 받는 입장에서 직접 가르치는 입장이 돼보는 소중한 경험을 쌓기까지 했다. 제도권 미술과 더 끈끈하게 연을 맺는 발판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아울러 지역의 예술가와 사석에서 많이 만나는 기회 역시 마다하지 않았다. 그때 만난 예술가들이 모두 자신에게 ‘과거에 예술 안했냐’고 물었다고 회고했다.

무기 작업 중인 김현송 작가

작업 중인 작가

‘전쟁의 흔적’(★반듯하게 잘라서 편집하면 됨)
“밀리터리 예술가는 있는 사실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또 그럴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나중에는 리얼리즘으로부터 더 나가야 한다는 믿음이에요. 이후 재해석을 시도할까 합니다. 이런 것이 모두 수업의 하나로 진행 중이라고 보면 돼요.”
그는 작업을 하면서 공부를 하고, 공부를 하면서 작업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밀리터리이니만큼 허구가 아닌, 실제를 바탕으로 해 여러 의미들을 전달해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작업의 최종 지향점으로 ‘평화’를 꼽는다. 개인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작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 감동을 주는 작품을 통해 궁극적 목표인 평화에 가닿겠다는 것으로 여겨졌다. 다소 힌트를 주긴 했지만 최종 메시지가 궁금했다. 다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재차 물어본 것이다.
“평화죠. 작품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려 하죠. 무기들은 더 정밀하게 발달하다보니 미래의 전장에서 인명 피해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해질 것입니다. 그러니 평화의 싹을 심어 자라게 해야죠. 전쟁 대신 사랑이 중심이 된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오겠는가요. 가수는 노래로 평화를, 전위예술가는 행위나 춤으로 평화를, 저는 저의 예술로 평화의 꼭지 한 부분을 담당했으면 해요.”
그는 향후 작업에서 무기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할 복안이다. 작품을 보자마자 사람들이 평화를 떠올릴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셈이다. 근래 전남 영광군 묘량면 삼효리에 개인 작업과 전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는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평화를 교감하기 위한 마음 때문이다.

‘무장지대’

양림미술관 개인전 전경
“시내 정형화된 갤러리 등 미술공간보다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편안하게 산책하며 무기 작품 관람을 가능하게 할 겁니다.”
그는 2020년 다산미술관에서 진행한 제1회 개인전 때 사실적인 무기를 재현했고, 제2회 개인전 때는 좀 더 재해석을 가미해 발전된 작품성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그는 밀리터리 아트에 진입하기 전 펜화 작가로 단체전에 출품하는 등 예술의 범주에 머물렀다.
그는 무기를 만들 때 되도록이면 원래 무기에 가깝게 만들고, 본인이 스스로 100% 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화재 쪽에서는 그의 예술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류도 있다고 전했다.
예술을 전공한 바 없지만 정신적 본업으로 끌어올린 그의 예술은 독창적이고 독보적이 돼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광주미술협회 회원이 되면서 정식 작가 반열에 올랐다. 작가 반열에 오른 그는 제3회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리얼리즘적으로 구현됐던 밀리터리 아트가 어느 방향으로 한 단계 더 진일보할지 궁금하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