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 의 일상
김지흔 광주여자대학교 교수
입력 : 2020. 06. 10(수) 18:28
[아침세평] 요즘 뉴스나 매체들을 통해 많이 언급된 단어 ‘언택트’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언택트란 콘택트(접촉하다)을 뜻하는 데에서 Un(언)을 합성한 단어로 ‘접촉하지 않는다’(Un+contact)의 의미를 말한다. 즉, 접촉이 없이 이루어지는 소비나 경제활동등 모든 비대면 활동을 지칭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는 바이러스로 정치, 경제, 사회,문화는 봉쇄되었다. 어느 순간 사람과 사람이 마주앉아 대면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세상이 너무 자연스러워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자 비대면 생활패턴이 증가하고 산업 전반의 풍경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 재택근무와 원격교육이 일상화되는 것이 그 예이다.

대기업들은 발 빠르게 인터넷을 통한 화상회의와 협업도구를 기반 하는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중앙공무원들과 지자체도 화상과 인터넷을 통한 회의를 유도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화상교육을 도입하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화상회의 기업이 최근 몇 달간 3억 명이 넘는 신규회원이 생겼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삼성은 직무적성검사(GSAT)을 온라인으로 시행하였다. 응시자들은 감독관이 지켜보는 상태에서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PC모니터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이 모두 나오도록 촬영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치렀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우려를 덜어다는 평이 이어졌으며, 시험장소가 집, 기숙사 등 개별공간으로 정해져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불편함은 없었다는 평도 나왔다. 추후에도 온라인 언택트의 장점을 채용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검토할 계획이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수업의 중요성과 활용성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 모든 교수들이 코로나19사태로 갑작스럽게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되었다. 필자도 온라인 강의준비에 익숙칠 않아 커다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학생들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서로 교감을 나누지 못한 채 진행하는 3월 수업은 손에 진땀을 쥐게 하였다. 녹화 수업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여러 번 다시 찍는 사례도 있었고, 동영상 편집을 해 보겠다고 유트브로 배우다 좌절해서 포기하기도 했다. 지금은 실시간 온라인강의 수업으로 질적 향상을 위해 늘 연구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아마도 이번 기회가 필자에게는 스스로의 혁신과 변화의 기회가 되었다.

비 대면으로 주문하는 키오스크, VR(가상현실)쇼핑, 챗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판매직원이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은 편리함과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최소화 하고 싶은 소비트렌드, 우리생활의 모든 면에서 온라인 서비스와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언택트의 마켓은 더욱 각광받고 선택이 아닌 필수의 소비트렌드가 된 것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관광 또한 언택트 관광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고 자연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새로운 여행문화가 떠오르게 되었다. 다른 여행자들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즐거움을 찾고자하는 여행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숙박시설을 잡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본인의 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형태도 한 예로 볼 수 있다. 벌써부터 국내 지역관광지에서는 언택트 여행지를 앞 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미래학자 제이슨 생커에 의하면 “앞으로 대면 서비스 직업은 위태로우며 사라질 것이다. 언택트 직업과 재택근무의 증가로 사무실 공간이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지구촌 모든 삶이 우리 일상과 사회를 바꾸어 놓음으로서 언택트는 위기와 기회의 양면의 얼굴을 지니게 되었다. 우리사회에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의 부족으로 인한 인간관계에서 겪는 갈등을 인내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점차적으로 떨어질 것이며, 사람과의 관계에서 맺는 정서적 만족이 그리울 시대가 도래되는 우리의 삶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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