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국제시장'에 대한 단상(斷想)
입력 : 2015. 01. 11(일)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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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경제부장
아버지 세대의 애환을 그린 영화 '국제시장'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을미년 최초로 1000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6ㆍ25전란때 흥남부두 철수를 시작으로 파독광부, 월남전 파병, 이산가족 상봉 등 대한민국 1세대들의 고난(苦難) 한 삶의 현장을 고스란히 그려내면서 다양한 세대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당시를 애환을 함께한 분들은 영화를 보면서 옛날을 떠올리며 상념에 젖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저 우직하게 가족을 위해 한평생 자신을 희생한 영화속의 '덕수'(황정민)를 보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떠올리는 자식들이 많았을 것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삶속에서도 자식과 가족들을 위해 죽도록 고생하신 부모님 말이다.

더욱이 그 시절을 겪지 못한 젊은이들은 '저 때는 그랬구나'라며 이해하거나 작은 울림을 줘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폭발적인 흥행 이면에는 영화속 내용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속 아버지 세대의 '향수'와 젊은세대들의 '냉소'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속에서 세대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화를 본후 어른들은 '우린 이렇게 고생했어, 너희들이 이 만큼 사는 건….'이라며 이야기를 늘어놓는 반면 젊은이들은 그저 과거 이야기로 치부하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요즘 고생할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젊은이들이 가족을 위해 평생을 희생한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산업화를 일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정부를 미화시키기 위한 영화, 이념적인 영화라는 비난도 나온다.

덕수 부부가 월남파병을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말고 국기 하강식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을 놓고 '애국심의 표현이다', 전체주의적 사고를 보여준 것이다'이라며 이념논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70ㆍ80년대 억압의 시대를 산 세대들은 국기 하강식때 애국가가 울리면 기계적으로 경례했던 것을 떠올릴 것이다. 애국심이 우러나온 행동이라기보다는 그저 습관적이고 반사적인 행동정도로 기억할 뿐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영화를 보고 감동하는 것도 좋고, "아버지 세대의 아픔을 위로를 하고 싶어서 만들었다"는 윤제국 감독의 의도와 달리 정치적으로 해석해 비판하는 것도 무방하다.

영화를 보고 감동한 나머지 지인에게 관람을 권유해도 좋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이다. 영화에 대한 감상은 관객의 성별은 물론 세대, 더 나아가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의 사회 안에 다양한 목소리가 상존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진보이든 보수든 이제는 편가르기를 그만 두고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사회를 흔히 '갈등공화국'이라고 한다. 남북 갈등은 물론 이념, 지역, 세대, 계층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갈등은 해소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속의 가장 인상적은 장면은 아마 '이산가족의 만남'을 꼽고 싶다.

흥남철수 당시 덕수와 헤어진 여동생 막순이가 이산가족상봉 중계 모니터를 통해 '내 동생 귀 뒤에 사마귀가 있다'는 덕수의 말에 막순이는 귀 한쪽을 접으며 사마귀를 보여주고 미국으로 입양돼 한국말은 못한다던 막순이가 "오빠의 말 한마디가 기억난다. 여기는 운동장이 아니래이'"라며 울부짖으며 소매가 찢어진 저고리를 보여준다. 잃어버린 혈육을 확인한 이 장면에서 수많은 관객들이 눈시울을 적셨을 것이다.

이처럼 전쟁으로 상처받은 이산가족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하나둘씩 뜨고 있다. 이산가족 생존자 6만여명 가운데 절반이 80세 이상이다. 이산가족 분들의 고통을 해소하는 것은 민족적 책무이며, 남북이 함께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현재 남북관계가 녹록치않지만 머리를 맞대면 답은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단계별 대화를 이뤄냄과 동시에 우선 과제인 이산가족상봉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활성화 및 확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통해 협력과 화해의 물꼬를 반드시 터야한다.

'청양'의 해인 을미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다. 분단이후 아직도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최소한 생사 확인이나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한다.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해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최현수 기자

press202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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