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특집]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육·연구 넘어 산업으로…글로벌 혁신거점 도약
수시 31.1 대 1 우수인재 몰려…정부·민간 과제 816건 수주
캠퍼스 총공정률 83.17%…연구2동 2027년 8월 준공 목표
40만㎡ 에너지클러스터에 1660억원…국가 주도 지원 관건
입력 : 2026. 09. 15(화)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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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전경
대한민국 에너지 분야의 혁신 인재 양성과 세계적인 연구역량 확보를 목표로 설립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가 개교 5주년을 맞았다. 지난 2022년 첫 신입생을 받은 켄텍은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과 에너지 특화 연구를 기반으로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 기업과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개교 초기 부족했던 캠퍼스 시설도 연구동과 교육·생활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점차 대학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제 켄텍은 캠퍼스 안에서 축적한 연구성과를 기술이전과 창업, 기업 공동연구로 확산하고 대학 주변을 에너지 연구·산업 거점으로 조성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이에 켄텍의 교육·연구 성과와 캠퍼스 조성 현황을 살펴보고, 국가 에너지 연구·산업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개교 5주년을 맞은 켄텍이 교육과 연구 기반을 넘어 국가 에너지산업을 이끄는 산학연 거점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문을 연 켄텍은 에너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강소형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차별화된 교육·연구 체계를 구축해왔다. 현재 학부 재학생 463명과 대학원생 209명이 재학 중이며 교수 59명과 직원 79명이 교육·연구와 대학 운영을 맡고 있다.

2027학년도 학부 수시모집 경쟁률은 개교 이래 최고인 31.1대 1을 기록했고, 수시 합격자의 수학·과학 평균 내신등급도 높아지고 있다.

연구 분야에서는 정부 대형사업 13건을 비롯해 국가와 민간기업 연구과제 816건을 수주했다. 연구비는 2000억원을 넘어섰고, 교원 1인당 연구비는 약 5억8000만원으로 전국 3위 수준을 기록했다. 논문과 학술발표 등 연구·학술활동 실적도 916건에 달한다.

대학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캠퍼스 부족 문제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행정강의동과 본관동에 이어 학생 생활공간과 연구시설이 단계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대형 연구장비와 실증시설 구축까지 이어지면서 교육·연구 성과를 뒷받침할 물적 기반도 확충되고 있다.

켄텍은 이를 토대로 연구성과를 특허와 기술이전, 창업으로 연결하고 기업과 연구기관이 대학 주변에 모이는 에너지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에너지 딥테크 밸리를 시작으로 40만㎡ 규모의 에너지클러스터를 구축해 전남광주를 국가 에너지 연구·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ALC강의실


△우수 인재 몰리고 연구성과 ‘쑥쑥’

켄텍은 학생 1000명과 교원 100명 규모의 강소형 대학을 목표로 에너지공학부 단일학부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교원의 비율을 10대 1 수준으로 유지해 학생들이 교육과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교육과정은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탐구 기반 학습인 IBL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인 PBL을 도입하고 목표·활동·결과물·평가로 이어지는 ‘GAPA’ 체계를 교과 설계에 적용하고 있다.

에너지 리터러시와 캡스톤 디자인, 미네르바 과정도 대표적인 특화 교과다. 학생들은 에너지공학의 기초를 익힌 뒤 기업·기관과 협력해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한다. 능동형 강의실인 ALC에서는 AI 학습분석을 바탕으로 학생별 맞춤형 피드백도 제공한다.

이 같은 교육체계는 우수 학생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부 수시모집 경쟁률은 2023학년도 12.6대 1에서 2024학년도 15.4대 1, 2025학년도 19.8대 1, 2026학년도 24.3대 1, 2027학년도 31.1대 1로 상승했다. 수시 합격자의 수학·과학 평균 내신등급도 2022학년도 1.64등급에서 올해 1.46등급으로 높아졌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자율고 출신 학생 비중은 매년 절반을 웃돌고 있다.

교육의 무대는 해외로도 넓어지고 있다. 켄텍은 하버드대학교와 UCLA, UC버클리, 베를린공과대학교 등에 학생을 보내 계절학기와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해외 대학 수업에 참여하는 SAP 프로그램에는 지난해까지 155명이 참여했으며, 올해도 58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교육혁신과 우수 인재 유치는 연구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켄텍이 수행하는 정부 대형사업은 에너지신소재 산업화 플랫폼센터와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 연구센터, 지능형 전기안전 통합대학원, 연료전지 융합대학원, 차세대 그리드센터 등 13건이다.

국가와 민간기업으로부터 수주한 연구과제는 816건, 연구비는 2055억원이다. 국가 연구과제가 490건·1573억원, 민간기업 연구과제가 326건·482억원을 차지한다. 지난 6월 기준 논문은 576건, 국내외 학술발표는 340건으로 연구·학술활동 실적은 모두 916건에 이른다.



준공을 앞둔 도서관의 모습


△캠퍼스 공정률 83%…교육·연구 기반 확충

개교 초기 행정강의동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켄텍 캠퍼스는 교육·연구·생활시설이 단계적으로 들어서면서 빠르게 모습을 바꾸고 있다.

행정강의동 1동은 2022년 2월, 본관동은 2024년 2월 준공됐다. 학생들이 생활하고 교류할 수 있는 RC교육생활관과 식당·체육시설을 갖춘 복지관도 지난해 2월 문을 열었다.

RC교육생활관은 학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교육과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주거형 대학 체계의 기반이다. 숙박 기능을 넘어 학생들의 학업과 생활, 교류를 하나로 연결하는 켄텍 교육모델의 핵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캠퍼스 조성사업은 지난 2일 기준 전체 공정률 83.17%를 기록했다. 이는 RC교육생활관과 연구1·2동, 도서관과 학생회관으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허브 등을 포함해 산정한 수치다.

크리에이티브허브는 공정률 100%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일 나주시로부터 임시사용승인을 받았다. 학생들의 학습과 문화활동, 교류를 지원하는 도서관·학생회관 기능을 갖춰 캠퍼스 내 교육·생활 여건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공간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1동은 지난해 11월 준공됐으며, 연구2동은 지난 2일 기준 29.6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연구2동은 2027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기타 주거시설은 학생과 교직원 증가 추이와 캠퍼스 여건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새로 들어서는 연구시설은 에너지 AI와 에너지 신소재, 차세대 그리드, 수소에너지, 환경·기후기술, 원자핵에너지 등 켄텍의 6대 특화 연구분야에 맞춰 구축되고 있다.

고성능 GPU 서버와 전자현미경, X선 회절분석기, 전력계통 실시간 시뮬레이터, 연료전지 성능시험설비 등이 대표적이다. 켄텍은 2030년까지 첨단 공용장비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대학 연구진뿐 아니라 외부 기업과 연구기관에도 개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학연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대형 연구시설 구축도 추진한다. 에너지신소재산업화플랫폼센터와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를 비롯해 전력망 장애·기후재난에 대응하는 에너지 회복력 AI 데이터센터, 전기차와 전력기기 등에 활용되는 고전력 반도체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 인공태양 연구 인프라와 연계해 핵융합 분야 연구역량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시설이 계획대로 들어서면 켄텍 캠퍼스는 학생을 교육하는 공간을 넘어 에너지 기술의 기초연구와 실증, 사업화가 함께 이뤄지는 연구 거점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전력 광주전남본부 전력설비 현장 견학 행사에서 신성운 켄텍 캠퍼스건설팀장이 학교 시설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구성과 산업으로…에너지클러스터 ‘큰 그림’

켄텍은 대학에서 나온 연구성과를 산업 현장으로 확산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과제 수주와 논문 발표에 그치지 않고 특허와 기술이전, 창업으로 연결해 새로운 에너지산업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다.

지난 6월 기준 켄텍이 확보한 유효특허는 213건이다. 국내 특허 출원 141건을 비롯해 개별국과 특허협력조약(PCT), 유럽특허청 출원 등을 통해 해외 기술 권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산업계와 공동 출원한 특허도 59건에 이른다.

기술이전은 19건으로 계약 규모는 약 28억원이다. 수소 액화 공정과 바이오플라스틱·바이오수소 생산, 태양광 발전, 환경·기후기술, AI 학습시스템 등으로 사업화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연구자가 보유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한 교원 창업기업은 6곳이다. 일부 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에 선정되거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켄텍도 기술사업화 성과와 지식재산 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해 특허청의 ‘지식재산 경영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산학협력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켄텍은 에너지 관련 기업 135곳을 가족기업으로 운영하며 공동연구와 기술자문, 연구장비 활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외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과 구축한 협력 네트워크도 170건에 달한다.

켄텍은 이 같은 성과를 지역 산업 생태계로 확장하기 위해 ‘에너지 딥테크 E²밸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창업지원센터와 창업기업 공동주거시설, 산업원천기술개발동, 실증연구동 등을 구축해 대학의 기술이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야간 전경


다음 단계는 켄텍 에너지클러스터 조성이다. 클러스터는 나주시 산포면 송림리 일원 40만㎡에 연구·산업·지원시설과 공용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이며 총사업비는 1660억원으로 추산된다.

클러스터에는 공동연구소와 기업부설연구소가 들어서는 연구개발 구역, 에너지 첨단기업과 벤처기업을 유치하는 산업벤처 구역, 국내외 대학이 참여하는 공동캠퍼스 구역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기본계획과 사업타당성 조사, 재정투자심사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대규모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할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지역 단위 사업을 넘어 국가 에너지 정책과 연계한 정부 주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윤재호 켄텍 기획처장은 “에너지 기술은 이제 탄소중립을 넘어 반도체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켄텍의 차세대 전력 기술 실증, 글로벌 연구협력, 창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혁신을 이끌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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