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혁신 기업을 찾아서]인디제이
감정을 이해하는 AI, 인간과 공존할 미래를 설계하다
감정 인지·관계형 인공지능 ‘눈치 AI’ 개발
감정 데이터 31억 건 확보…수치화 분석도
국내외 기업 협업 확대로 적용 범위 넓혀
입력 : 2026. 03. 24(화)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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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주 인디제이 대표
기계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그 이면에 숨겨진 마음까지 읽어내려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표정과 목소리, 말의 뉘앙스와 맥락 속에 담긴 감정을 해석하고, 나아가 관계의 흐름까지 이해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술은 점점 인간을 닮아가고 있고, 그 경계는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감정 인지 AI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인디제이의 정우주 대표는 “앞으로의 AI는 지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디제이는 2019년 설립된 감정 인지 AI 기업으로, 기존의 언어 기반 AI와는 결이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인디제이가 감정 AI에 주목하게 된 배경에는 피지컬 AI 시대에 대한 인식이 자리한다.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 기계들이 늘어날수록, 단순한 명령 수행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정 대표는 “휴머노이드나 가정용 로봇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게 되면,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AI는 결국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공감 능력이 결여된 AI는 편리함을 넘어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AI가 인간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감정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인디제이의 대표 기술인 ‘눈치 AI’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출발한 결과물이다. 기존의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확률이 높은 답변을 생성하는 데 집중한다면, 눈치 AI는 감정을 인지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 자체를 모델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 대표는 “현재의 AI는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우리는 사람처럼 감정을 인식하고, 관계 속에서 그 의미가 어떻게 축적되고 변화하는지를 반영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디제이의 AI 비서가 차량 내 상황을 분석해 음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관계형 AI’라는 개념에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고 호출하는 구조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경험의 중요도가 달라지는 인간의 기억 방식을 반영한 것이다.

정 대표는 “사람은 모든 경험을 동일하게 기억하지 않는다”며 “감정이 강하게 개입된 사건일수록 더 오래 남고, 이후의 판단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이러한 가중치 구조를 AI에 적용해 보다 인간에 가까운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이 가능한 배경에는 방대한 데이터 축적이 있다. 인디제이는 약 31억 건, 150테라바이트 규모의 감정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 표정, 생체 신호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멀티모달 형태로 구성돼 있다. 단순한 감정 분류를 넘어, 감정의 강도와 변화, 그리고 맥락까지 수치화해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눈치’는 이미 산업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AI 컨택센터에서는 고객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담의 질을 높이고, 상담사를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금융과 보험 분야에서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차량 탑승자의 상태를 인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응급 상황을 감지하는 기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감정 인지 기술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실제 활용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인디제이 로고
정 대표는 “감정 인지는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안전과 직결되는 영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 AI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상태와 감정을 읽고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관계를 형성하는 존재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AI가 인간의 감정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기술과 함께 따라오는 책임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인디제이는 온디바이스 AI 구조를 통해 민감한 정보는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외부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물리적인 공격이 없어도 금융 시스템이나 정보 체계를 교란할 수 있는 것이 AI의 특징인 만큼, ‘윤리성’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

정우주 대표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윤리 문제는 기술 발전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특히 감정 데이터는 더욱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보호 방식 역시 정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감정을 이해하는 AI일수록 더욱 설명 가능하고 인간 중심적인 구조를 가져야 한다”며 “기술의 방향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그에 따른 책임을 동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4년 진행된 ‘CES 2024’에서 인디제이 직원이 부스를 찾은 관람객에게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7년째 인디제이를 이끌어오며 광주를 기반으로 둔 스타트업 기업의 현실적인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정 대표는 “광주는 잠재력이 충분한 도시이지만, 투자 생태계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자금과 네트워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구조 속에서 지역 기업이 성장하기에는 분명한 제약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벤처캐피털과 투자 기회 자체가 부족한 상황은 장기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제이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향한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4회 수상하며 기술력을 입증해, 단순한 성과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인디제이는 국내를 넘어 해외 기업들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기술 적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자동차, 가전, 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감정 인지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단일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 형태’로 기술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는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에 집중하는 시기”라며 “투자 유치를 통해 연구개발과 사업 확장을 동시에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5년, 10년 뒤를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시대”라면서도 “인디제이가 향하고 있는 지점만큼은 분명하다.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AI가 표준이 되는 시점이 올 것이고, 그 중심에서 인디제이가 핵심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디제이 ‘눈치 RAG 2.0’ AI 이미지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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