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숙원’ 광주 양동시장역 외부 엘리베이터 첫 삽
지하철 1호선, 지상으로 연결… 내년 5월 완공예정
고령층·장애인 등 시민 이동권 보장 새 시대 열어
입력 : 2025. 12. 09(화)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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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역 대합실에서 열린 외부 엘리베이터 설치공사 착공식에 참석한 강기정 광주시장과 강수훈 광주시의원,조익문 광주교통공사 사장, 장애인 단체 대표등이 착공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광주시는 7억5000만원을 투입해 지상과 지하 1층을 직접 연결하는 승강기를 설치하며 완공 시점은 내년 5월로 예상된다.공사가 마무리되면 광주 도시철도 1호선 전 구간이 ‘1역사 1동선’, 즉 장애인·고령층·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지상부터 승강장까지 이동 가능한 구조를 갖추게 된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광주 도시철도 1호선에서 20년 넘게 ‘숙원사업’으로 불렸던 양동시장역에 드디어 지상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남은 6개월간의 공사가 마무리되면 광주는 비로소 1호선 전역에서 차별 없는 동선을 갖추고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하는 도시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될 전망이다.

9일 광주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구 양동시장역 지하 1층 대합실에서 ‘양동시장역사 외부 엘리베이터 설치공사 착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조익문 광주교통공사 사장, 장애인 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20년 숙원의 첫 삽’을 함께 지켜봤다.

양동시장역은 지하철 2004년 1호선 개통 당시부터 지상 연결 엘리베이터가 없는 유일한 역사였다.

휠체어 이용자와 고령층은 계단과 경사로를 이용할 수 없어 사실상 역사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고, 인근 시장 방문객 역시 반복적인 불편을 호소해 왔다. 장애인 단체들은 수차례 설치를 요구하며 시청 앞 집회, 의견서 제출 등을 거듭했지만 사업은 예산·구조 문제로 계속 표류했다.

그러다 광주시는 7억5000만원을 투입해 지상과 지하 1층을 직접 연결하는 승강기를 설치하기로 계획했다. 지난 5~9월 설계 용역을 마친 뒤 이날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으며, 완공 시점은 내년 5월로 예상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1호선 전 구간이 ‘1역사 1동선’, 즉 장애인·고령층·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지상부터 승강장까지 이동 가능한 구조를 갖추게 된다.

광주교통공사는 해당 역사의 지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단순히 편의시설을 넘어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도시의 체계와 철학이 완성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조익문 광주교통공사 사장은 “착공식을 열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그간 양동시장역은 2004년 개통 이래 광주 지하철 1호선 중 공사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 21년간 교통약자들에게 참 죄송한 시간이었다”며 “차별 없는 이동권을 향한 간절한 염원이 이뤄졌다. 이제 정성껏 시공해 빠른 시일 내 엘리베이터가 안전하게 준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광주시는 이번 사업이 교통약자 이동권 개선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동시장과 인근 상권 접근성이 높아지면, 지하철 이용객 증가와 시장 유입 확대가 동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기정 시장은 “지역 장애인단체와 시민들의 숙원 사업이 이날 드디어 시작했다. 지속된 불편함 속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는 가운데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며 “지상 엘리베이터 설치를 통해 모든 시민들의 이동권이 확보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장애인단체도 숙원이었던 양동시장역 지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이뤄지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배영준 광주 장애인 활동가는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없이 요구하고, 좌절하고, 다시 요구했던 양동시장역 엘리베이터 설치가 마침내 첫 삽을 떴다”며 “착공식은 단순히 공사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넘어 한 세대가 겪어 온 이동권 차별에 맞선 투쟁의 작은 승리이며,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수훈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서구1)도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양동시장역 외부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 착공을 환영하며, “장애인과 어르신,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진정으로 보장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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