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식은 나눔정신…꺼져버린 ‘공유냉장고’
[함께사는세상 나누면 행복+]
동 행정복지센터·복지관 설치…비었거나 운영 중단
후원업체에 기대는 실정…기부 문화 확산 취지 무색
입력 : 2024. 10. 28(월) 18:42
나눔과 공유의 매개체로 이목을 끌었던 ‘공유(나눔) 냉장고’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역사회의 온정을 불어넣어야 할 공유냉장고가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그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28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올해 기준 광주지역에 설치된 공유냉장고는 총 19개(동구 0개, 서구 6개, 남구 1개, 북구 9개, 광산구 3개)다.

공유냉장고는 지난 2018년부터 전국 곳곳에서 추진됐다. 주민들이 음식과 식재료를 자유롭게 넣어두면 필요한 사람이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없는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이 무료로 가져가도록 해 나눔과 공유의 매개체 역할을 해 왔다.

광주에서도 2019년 북구를 시작으로 각 자치구에 하나둘씩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주민이 직접 만든 반찬을 기부하고 각종 비영리단체의 식자재 후원으로 가득 찼던 냉장고는 최근 들어 비어있는 상태가 자주 반복되고 있다.

공유냉장고에 채워진 물품들은 주민의 자발적 기부보다는 대형마트 등 후원처의 기증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공유냉장고 대다수가 지자체 예산보다는 각 지역의 협동조합이나 비영리 법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자세한 운영 실태나 통계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방치된 공유냉장고가 많고, 동 행정복지센터나 복지관 등 공공기관에 설치됐음에도 운영 여부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 한 자치구의 복지관에 설치된 공유냉장고에는 ‘너도 주고, 나도 주고’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냉장고 주변에는 공유냉장고 의미, 어떤 음식을 공유하는지 등 주의사항이 적힌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냉장고 옆에 위치한 선반에는 후원계약을 맺은 업체의 즉석식품이 일부 진열돼 있었지만 정작 냉장고 내부의 선반에는 비어 있는 상태였다.

공유냉장고를 관리하는 이들도 ‘사실상 지역 주민이 냉장고를 채우는 경우는 적다’고 하소연한다.

또 다른 자치구의 한 공유냉장고는 설치 초기에는 활성화 됐지만 점차 운영과 참여도가 떨어지면서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주민 간 온정을 나누고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공유냉장고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관계자는 “대다수의 공유냉장고가 시민의 참여로 활성화 돼야 하지만 지금은 후원업체의 물품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수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한끼 식사가 간절한 이웃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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