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大韓國人(대한국인)이다"…독립투사 후예 ‘만세 함성’
광주 고려인마을, 광복절 기념 행사…봉오동전투 재연
주민 등 100여명 참여…물총 축제로 독립군 의지 기려
입력 : 2024. 08. 15(목)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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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 코레아 우라.”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에 독립투사 후예들의 ‘대한독립 만세’ 함성이 뜨겁게 울렸다.

15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제79주년 8·15 광복절을 맞아 이날 ‘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 역사를 이어가는 고려인마을’ 행사가 개최됐다.

식전 영상, 국민의례, 인사말씀,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하성일 광주지방보훈청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등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 ‘2024 고려인마을 광복절 기념행사’는 광주지방보훈청이 주관 단체로 처음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는 홍범도 장군의 항일투쟁사와 타국에서도 민족정신을 잊지 않으려 했던 고려인들을 조명하는 영상과 함께 시작됐다.

인사말에 나선 하성일 광주지방보훈청장은 “홍범도 장군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에서 대승을 거뒀다”며 “항일 무장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빛나는 전과로 나라를 잃은 굴종과 설움을 씻어 내고 일제에 억압받던 겨레의 자부심이자 자주독립의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이들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얘기를 언제나 기억할 것이다”며 “앞으로도 선열들의 생애와 고귀한 뜻이 다음 세대로 계승 발전되고,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광산구 월곡동에 위치한 고려인문화관 ‘결’에서는 봉오동전투를 재연한 거리 행진이 진행됐다.

행진에는 고려인마을 주민을 비롯해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한 손에 태극기 혹은 태극기 우산을 들고, 다른 손에는 물총을 든 참가자들은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를 여름 축제로 재해석했다.

오전 10시에 고려인문화관을 나선 이들은 검은색 비옷 차림의 일본군과 물총으로 전투를 벌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물총을 쏘며 100여m를 이동해 홍범도공원에 도착한 이들은 태극기 우산을 머리 위로 흔들며 큰 소리로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이번 거리행진은 독립 전쟁사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둔 봉오동전투를 재연해 ‘그날’의 치열했던 전투를 후손들이 다시 느껴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월곡 고려인문화관 ‘결’에서부터 홍범도공원까지 고려인마을 항일 독립로를 따라 진행된 행진은 104년 전 우리 민족에게 독립의 꿈을 꾸게 해 준 전투의 의미를 오늘을 사는 후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

봉오동전투는 1920년 만주 봉오동에서 독립군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물리친 전투로, 홍범도·최진동 부대가 일본군 정규군을 대패시켜 독립군의 사기를 크게 진작시킨 항일 무장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전과 중 하나로 꼽힌다.

행사에 참여한 대성여고 윤혜정양(19)은 “독립운동의 후손이 사는 고려인마을에서 1945년 당시 광복의 기쁨을 느낄 수 있어 의미가 깊었다”며 “일제강점기의 핍박 속에서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늘 간직하고 살겠다”고 밝혔다.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전투를 재연한 공연과 함께 부대행사로 광복절 캘리그라피 부채 제작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20여년 전 한국에 정착할 때만 해도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그 때는 몰랐다. 이제 우리는 영원히 이 땅 위에서 살아야 한다”며 “이렇게 명절(광복절) 같은 날 같이 만세를 외치고 어우러져 사는 우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강제 이주 애환을 지닌 고려인의 후손 7000여명이 모여 사는 광주 고려인마을은 해마다 삼일절과 광복절마다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는 마을 행사를 이어왔다.

또 홍범도 장군의 이름을 딴 ‘홍범도 거리’와 ‘홍범도공원’ 조성과 홍 장군 흉상 건립 등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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