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을 시로 읊은 가슴 저민 자화상
시인 박노식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출간
서양화가 김상연 참여…5월2~14일 시화전도
입력 : 2024. 04. 21(일) 17:06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박노식 시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달아실 刊)이 달아실기획시집 33번째로 출간됐다.

이번 시화집은 등단 이후 9년간 5권의 시집을 펴내며 활발히 활동해온 박 시인이 펴내는 첫 시화집이다.

모두 37편이 수록됐는데 각 편마다 꽃말을 제목으로 하고 부제로 꽃 이름을 달았다. 시와 함께 서양화가 김상연이 재해석한 그림이 곁들여져 꽃시와 꽃말, 꽃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시인은 자기애라는 꽃말을 지닌 수선화를 ‘마주 앉아서 그대의 말끝을 따라갈 때면 어느새 저녁이 오고 나의 눈빛은 강 하구에 이릅니다/가만히 보면 그대 얼굴이 우물 같아서 달이 뜨고 거기에 내 얼굴도 떠 있습니다/그대는 흰 꽃잎으로 나는 노란 꽃잎으로 다시 태어나서 우리는 지금 서로의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자기애-수선화’)라고 풀어낸다.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는 꽃말의 미선나무꽃에 대해서는 ‘아득한 기억처럼 슬퍼지는 시간들이 있지요/폭발 직전의 꽃망울은 순수의 가지에 놓여서 눈을 감아요/지난 노래를 부르지 말아요/한 장 꽃잎이 강물에 떠내려간들 누가 울어주나요/눈물은 온몸에 있어요/온몸이 울어요/당신이 다시 돌아와 내 눈물의 노래가 되었어요’(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미선나무꽃)라고 읊는다.

박노식 시인
이처럼 시인은 꽃을 통해 꽃과 꽃말 너머, 모두의 자화상을 시어로 그려낸다.

박노식 시인은 “꽃말시는 처음부터 시화집을 목적으로 구상했다. 꽃마다 지닌 꽃말을 삶에 투영해 시화집 부제를 ‘꽃말을 시로 읊은 가슴 저민 자화상’으로 적은 것도 그런 연유에서였다”고 밝혔다.

시화집 출간에 이어 박노식 시인의 ‘꽃말시’를 김상연 작가가 그림으로 표현한 시화전도 펼쳐진다. 시화전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이 그것으로, 오는 5월 2일부터 14일까지 광주 남구 양림동 소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진행된다. 출판기념회는 전시회 첫날인 5월 2일 오후 6시에 오프닝과 겸해 열릴 예정이다.

박노식 시인은 광주 출생으로 조선대 국문과를 거쳐 지난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 ’길에서 만난 눈송이처럼’, ‘가슴이 먼저 울어버릴 때’ 등을 펴냈으며, 현재 화순 한천면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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