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금성산 정상에서 ‘명당’ 기운 느껴봐요"
57년만에 상시 개방…도심·영산강 풍광 ‘한눈에’
등산객들 흥분 가득…사진 촬영으로 분위기 만끽
입력 : 2024. 02. 18(일) 18:23
지난 17일 오전 나주 금성산 노적봉에서 열린 개통식에 김영록 전남도지사, 윤병태 나주시장을 비롯해 나주시민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명당으로 소문난 나주 금성산 정상에서 나주평야의 풍광을 언제든지 볼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30분 나주 금성산 낙타봉. 이날 등산객들은 ‘군부대 주둔으로 시민 접근이 제한됐던 노적봉 정상부가 57년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모였다. 얼굴에는 기대감과 흥분이 가득했다.

나주시는 낙타봉에 임시 음수대를 설치해 등산객에게 따뜻한 커피, 차, 생수와 함께 ‘금성산 정상부 등산로 개통 기념’ 문구가 적힌 수건을 나눠줬다. 등산객은 수건을 목에 두르며 한껏 기분을 뽐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정상을 향해 출발하겠습니다’라는 구호에 맞춰 등산객과 함께 금성산 정상인 노적봉으로 향했다.

따뜻한 햇볕 아래에 노적봉으로 향하는 등산객은 이야기를 나누며 삼삼오오 걸어갔다. 먼저 정상에 다녀온 등산객은 ‘풍경이 너무 좋다’,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정겨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등산로 끝자락에 조성된 게시판에 ‘뜻깊은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해요’, ‘이곳에 태어나 칠순되어 정상을 밟는다’ 등의 축하글을 남기며 정상부 개방을 축하했다.

이윽고 금성산 노적봉 정상에 도착한 등산객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저마다 휴대전화, 카메라 등으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나주 도심을 바라봤다.

산 정상부에는 군사시설 보안 유지를 위한 높이 2.5m, 길이 22m 차폐막이 설치됐으며 금성관, 느러지 전망대, 국립나주박물관과 반남고분군, 빛가람 호수공원 전망대 등 나주의 관광명소 사진이 걸렸다.

한 달에 산을 3번씩 오른다는 한경근씨(60·광주 남구)는 “나주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지난해 9월에 열린 광주 무등산 인왕봉 정상부 개통식처럼 탁 트인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을 비롯해 등산객들이 지난 17일 오전 나주 금성산 노적봉을 향해 등산로를 걷고 있다
김모씨(35·나주 금천면)은 “나주시민의 오랜 소망인 정상부 상시 개방이 이뤄져 뜻깊다”며 “잘 설치된 데크 길로 편안하게 정상부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나주 도심뿐만 아니라 영산강까지 내려다보니 마음이 시원하다”고 언급했다.

개통식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낙타봉에서 노적봉까지 새 등산로를 따라 함께 걷는 행사를 시작으로 경과보고, 윤병태 나주시장 기념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축사, 시립합창단 축하공연, 테이프 커팅식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1966년 군부대가 주둔한 이래 금성산 정상 등반이 보안상 불가능해지면서 정상부 개방을 바라는 시민의 염원이 수십년 동안 지속돼 왔다.

이에 나주시가 지난해 4월 공군제1미사일방어여단과 ‘금성산 정상부 상시 개방 협약’을 체결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 수차례 논의를 거쳐 등산로 노선, 매설 지뢰 제거 작전 등을 확정 짓고 같은 해 9월 등산로 개설에 착수했다. 길이 585m 데크길로 조성된 코스는 총 사업비 13억9800만원(도비 8억6500만원·시비 5억3300만원)이 투입됐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나주=조함천 기자 pose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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