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심 숙박업소’ 아는 시민 드물다는데
여균수 주필
입력 : 2024. 02. 14(수) 18:25
[사설] 여성·가족 단위 이용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여성안심 숙박업소제’가 관리 부실과 홍보 부족 등으로 외면 받고 있다고 한다.

광주 자치구는 지역을 찾는 여성·가족 단위 이용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쾌적한 시설을 제공하는 ‘안심숙박업소’를 지정해 운영 중이다.

숙박업소에 대한 자치구 인증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여성 친화적인 지역 이미지를 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광주 서구는 지난 2016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지난해 기준 총 18개소가, 광산구는 지난해 말부터 가족·여성 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3개 업소를 안심숙박업소로 선정, 운영하고 있다. 안심숙박업소 선정 기준은 여성·가족 지정층 및 지정룸 설치, 업소 외부 대실 안내판 금지, 여성전용 주차공간 확보, 주차장 안심비상벨 설치 등이다.

본보 취재진이 이들 안심숙박업소의 관리 상태를 확인해본 결과 서구의 한 업소는 여성전용 주차공간은 보이지 않았고, 주차장에 설치된 안심비상벨의 경우에도 구석에 설치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등 선정 기준에 미흡했다.

또 다른 업소는 안심숙박업소 지정표지판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부착돼 있었다.

게다가 안심숙박업소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여성안심 숙박업소제를 아는 시민도 극히 드문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이용객들은 안심 숙박업소를 찾는 대신 편의시설 위주로 숙박업소를 선택하고 있다.

여성안심 숙박업소로 지정된 사업자들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한다.

안심숙박업소로 지정되면 지정표지판 부착, 구청 홈페이지·SNS 등 온라인 홍보를 비롯해 20만원 상당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지급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대실’ 금지로 총량의 이윤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인텔, 러브호텔 등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여성안심 숙박업소는 외지 방문객들에게 분명 광주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제도를 도입하고도 관리를 제대로 못하거나 홍보 부족으로 취지를 살리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무엇보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안심숙박업소를 모르고 있다. 제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전략이 요구된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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