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서 1500권 절도…허술한 관리 ‘도마 위’
2년간 8곳 활보…양림동 사직도서관서만 1200권 훔쳐
입력 : 2023. 11. 20(월) 19:04
공공도서관의 책 수천권이 도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허술한 도서관리 실태가 드러났다.

20일 광주 남부경찰은 지역 도서관에서 책을 훔친 혐의(절도)로 4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사직도서관, 산수도서관, 남구청소년도서관, 푸른길도서관, 금호평생학습관, 중앙도서관 등 광주지역 도서관 8곳에서 1500여권의 책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남구 양림동 사직도서관에서만 1211권의 책자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용직 근무자였던 A씨는 일을 마치거나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주거지와 가까운 사직도서관을 주로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빌린 책을 집으로 가져온 뒤 대출 기간 내 반납하지 않았다. 대출한 책을 반납하지 않으면 추가로 대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훔치기 시작했다.

A씨는 CCTV 사각지대에서 읽고 싶은 책 표지에 붙은 도난방지용 전자태그(RFID)를 뜯은 뒤 도서관 밖으로 빠져나왔다.

A씨의 범행은 도서관 관계자가 책장 사이에서 뜯겨진 전자태그 뭉치들을 발견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은 지난달 4일 남구 주월동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검거했다. 체포 당시 방 한켠에는 A씨의 훔친 책들이 천장 높이까지 쌓여있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책을 읽고 싶어서 훔쳤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이처럼 범행이 발견될 때까지 시민 세금으로 마련한 책 수천권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공공도서관의 허술한 관리·감독에 대해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부족한 예산과 인력 구조상 정기적인 도서 점검이 쉽지 않다”면서 “이번 기회를 계기로 도서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자신의 집에 보관해 둔 피해 도서 수천권을 모두 회수해 해당 도서관에 돌려줬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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