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계할 권리도 없는 교사들
박병진 수완초 교감·교육학박사
입력 : 2023. 08. 09(수)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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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수완초 교감·교육학박사
[아침세평] 일본에서는 15년 전부터 ‘몬스터 페어런트’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 들었다. 줄여서 ‘몬페’라 하기도 한단다.

영어로 괴물을 뜻하는 몬스터(Monster)와 부모를 뜻하는 페어런트(Parent)의 합성어이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괴물 학부모’라 할 수 있겠다.

용어가 좀 거칠고 모든 학부모를 폄훼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일본의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행된 말이고, 또 ‘진상 학부모’라는 표현도 불편하니 이 용어를 도입해 본다.

대부분 학교에는 한두 명의 몬페가 꼭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을 제외한 모든 학부모는 이들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 이해해야 한다.

최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교권침해로 교사들을 지독하게 괴롭히는 학부모 문제가 수면 위로 분출되고 있다.

수면 위로 분출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그동안 교사들의 참고 참았던 분노가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더는 견뎌내지 못하고 뜨겁게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중에는 ADHD라 알려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학생들도 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고. 폭력성이 있는 학생들도 있다.

교사들은 이러한 학생들을 매일 매일 감당한다. 그냥 감당하는 것을 넘어 진정성을 다해 가르친다. 진정성을 다해 가르치는 것을 넘어 그 학생들의 작은 변화에 큰 보람과 기쁨 그리고 힘을 얻는다. 그 힘으로 또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이같은 교사의 노력으로 이들은 조금씩 변화되고 성장해 나간다.

교사들은 아침마다 학생들과 반갑게 만나고, 함께 웃으며 장난도 하고, 친절한 친구처럼 지낸다. 그리고 하나라도 더 재미있게 잘 가르쳐 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학급은 늘 평화롭고 정겹고 따뜻하다.

이러한 학급의 평화를 하루아침에 깨뜨리고, 교사들에게 절망과 고통을 주고, 교직을 그만둘 것인지를 고민하게 하고, 또 죽음으로까지 몰아가는 현실은 무엇 때문일까?

이는 교사들의 훈계조차 아동학대로 몰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잘못된 법률과 일부 극성스러운 학부모들 때문일 것이다.

학급의 하루는 평화롭지만, 또 다채롭다. 아주 많은 활동이 이루어지고, 또 그 과정에서 작은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한 명의 학생이 학교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또는 두 명의 학생 간에 작은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교사는 학부모와 연락해 협조를 구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부모는 교사의 의견을 존중하고 학생의 잘못을 잘 이해하며 적극적으로 돕는다. 대부분 학부모가 아니라 99.99%의 학부모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다.

그러나 0.01%에 해당하는 학부모는 선생님들을 크게 당황하게 한다. 주변의 모두가 상식적으로 학생의 잘못을 가리키는 데도, 혼자 막무가내로 교사의 잘못이라 우기는 학부모가 간혹 있다.

이들은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한 훈계를 ‘정서적 아동학대’라며 몰아세우고 지독하게도 괴롭힌다. 이것이 교사를 힘들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가 아동학대라고 주장하는 순간 교사는 잘잘못과 사실관계를 떠나 엄청난 어려움에 부닥친다. 구청에서 와서 조사하고, 경찰서에 자꾸 불려 다니고, 검찰에 불려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무너져 간다.

이러함에도 교사들은 이에 대항할 아무런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

교사가 훈계할 권리도 갖지 못하면 무엇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을까?

교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그렇게 대단한 교권 존중 풍토 조성이나 학생들의 인권을 제한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학생들을 필요에 따라 훈계하고 훈육할 수도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외침이다.

누가 보기에도 좀 심하다 싶은 훈계 말고, 누가 보기에도 정당한 훈계는 ‘정서적 아동학대’에서 빼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위한 법 개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제발 이번에는 교사들의 이러한 작은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간절하게 기도한다.
광남일보 g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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