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 어디까지…‘유니크바이올린’ 등장
이승규 대표, 폐품으로 만든 ‘유니크첼로’ 특허 등록
15인조 ‘업사이클 현악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예정
15인조 ‘업사이클 현악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예정
입력 : 2023. 05. 31(수) 18:14

유니크바이올린을 만든 이승규 대표

특허 등록된 ‘금속재 울림통을 구비한 첼로’(유니크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작곡가 이승규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는 업사이클 현악기(첼로·바이올린·비올라)를 제작해 15인조 ‘업사이클 현악 오케스트라’를 결성, 오는 11월 창단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고근호·주홍 정크미술가, 목공 정권태씨와 협업으로 버려진 스테인리스 농약분무기와 연습용 첼로를 결합한 ‘유니크첼로’를 제작해 관심을 모았다.
악기 제작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7월 연주그룹 ‘유니크첼로콰르텟’의 창단연주회를 선보인데 이어 12월에는 이들의 첫 앨범 ‘위로’를 발표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고근호 미술가와 공동 명의로 ‘금속재 울림통을 구비한 첼로’(유니크첼로) 특허를 출원한 결과 지난 30일 등록(특허결정서)이 결정됐다. 현재 특허증 발급만 남겨놓은 단계다.

유니크첼로콰르텟 연주 모습

유니크바이올린을 제작하는 모습
유니크바이올린은 유니크첼로보다 더 만만찮은 작업이었다. 농약 분무기통을 가져와 몸통으로 만든 첼로와 달리 바이올린은 몸통까지 직접 재료를 구해 손수 제작해야 했다.
처음에는 버려진 페트병 뚜껑을 재료로 삼아 시도했다. 뚜껑들을 분쇄한 가루를 녹이고 굳혀 만든 판재로 몸통을 만들었지만, 플라스틱 소재가 소리를 흡수해 원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버려진 폐장난감 재료의 판재를 구해 유니크바이올린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악기는 강도가 나무보다 세고 튼튼하며 독성을 배출하지 않아 신체에 안전하다. 바이올린은 첼로에 비해 연주자의 몸에 접촉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플라스틱 재료의 안전성을 중시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매력은 다채로운 색깔에 있다. 색색의 플라스틱을 녹여 새롭고 독특한 색을 뽑아낼 수 있다. 그는 연주자가 직접 원하는 색을 고르도록 할 생각이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업사이클 현악기 ‘유니크바이올린’
이 대표는 “바이올린은 직접 플라스틱을 오려가며 몸통부터 손수 제작하다보니 더 힘들고 시간이 걸렸다”면서 “악기는 90퍼센트 정도 완성이 됐으며, 소리를 좀 더 모아 예쁘게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니크바이올린을 완성하고 나면 비올라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자신이 꿈꾸는 15인조 ‘업사이클 현악 오케스트라’에 한발씩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
“구상 중인 창단연주회 제목은 ‘이계’(二季)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로 인해 사계절이 아닌 이계절로 바뀌고 있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죠. 이러한 기후현상을 주제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표현하고자 해요. 업사이클링 악기가 모두 완성되면 의미있는 무대와 음악으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릴 겁니다.”
김민빈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